8일 진행되었던 서머 게임 페스트 킥오프쇼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게임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프랑스 인디 개발사 샌드 도어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신작 게임, 리스팡가입니다.

정말 많다고 느껴질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신작 게임들의 영상들 가운데, 독특한 게임 플레이 스타일로 순간 지쳐가던 현장 모두를 집중하게 만들더군요.

깔끔한 그래픽, 화려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색감, 여기에 시간을 돌려 여러 명의 '자신'을 만들어 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그런 게임이었죠. 사실, 초반부만 보고는 하데스의 후속작인 줄 알았어요. 한국에서 함께 영상을 지켜보던 다른 기자들에게 하데스!? 라고 채팅을 보내기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현장에서 게임 데모들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 플레이 데이가 열리고, 직접 플레이해 본 리스팡가는 아주 독특하고, 특징이 살아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이번 데모에서는 아레나라고 불리는 게임의 일부 스테이지만을 경험했기에 관련해서만 이야기해 보도록 하죠.

일단, 속도감이 아주 빠릅니다. 플레이한 아레나의 경우, 엄밀히 말하면 퍼즐과 액션이 결합된 스타일에 가까웠습니다. 개발사의 설명대로 전략 핵 앤 슬래시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기본적으로 게임 플레이는 스테이지 단판을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스테이지에 존재하는 모든 적을 제한 시간 안에 처치해야 하고, 적들마다 공략 요건이 확실히 존재하죠. 그리고 이 적들을 모조리 제 시간 안에 처치하기 위해, 우리는 '자신'을 이용해야 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캐릭터의 머리 위에 턴과 함께 턴 당 시간이 표시됩니다. 이 턴 당 시간이 지나면 아예 처음으로 시간이 돌아가고, 직전에 했던 행동과 동일한 분신이 생성되죠. 이렇게 생성된 분신들을 활용해 모든 적들을 해치우면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적들을 처치한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퍼즐의 요소가 여기서 발현되거든요. 시간제한, 다양한 방식으로 열리는 문, 처리법이 존재하는 특수한 적, 되돌릴 수 있는 턴의 제한, 여기에 2번 피격당하면 리타이어되는 부분까지 합쳐져서 그야말로 그냥 막 플레이해서는 절대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적들의 경우 반드시 두 명 이상이 동시에 처치하거나, 한 명이 방패를 두드리고 다른 한 명이 후방에서 본체를 공략하는 등 분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공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후반부 스테이지로 갈수록 이런 공략이 필요한 적들이 동시에 여러 마리 배치되어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죠.


이동 방향, 혹은 특정 오브젝트를 부숴야 열리는 문은 퍼즐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문 너머에 있는 까다로운 적들을 처치하기 위해서 문을 여는 타이밍, 기다리는 타이밍 등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는 점점 더 분신의 숫자가 많아지고, 맵이 커질수록 까다롭게 다가옵니다. 내가 방금 어떤 문으로 들어가서 어떤 적을 처치했는지, 슬슬 헷갈리기 시작하거든요.

하지만 리스팡가는 단순히 퍼즐을 푸는 게 아니라 스킬, 궁극기, 대시, 여기에 두 가지 공격까지 액션의 측면이 강하게 어우러져 '퍼즐'하면 떠오르는 정적인 부분이 없다시피 합니다. 공격하고, 피하고, 이동하고, 퍼즐까지 풀어내고, 게임 플레이 자체가 매우 다이나믹하게 진행되죠.

일단 데모 버전에서는 따로 캐릭터를 강화하거나, 스킬을 교체한다거나, 장비를 얻는다거나 하는 콘텐츠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스테이지가 진행됨에 따라 적들이 강해진다기보다, 퍼즐의 공략이 어려워지는 것이기에 딱히 강화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기도 했고요.

다만 개발사 측에 따르면,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각 스테이지를 이어주는 맵에서도 '뭔가'를 획득하는 등 추가적인 상호작용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편, 리스팡가는 퀀틱 드림이 선보이는 인디 게임 카탈로그에 포함되어 있는 게임입니다. 퀀틱 드림은 SGF 2023에 맞춰 여러 인디 개발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스포트라이트 바이 퀀틱 드림을 발표했습니다. 리스팡가와 신생 개발사인 샌드 도어 스튜디오도 이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플레이하는 30분이 그야말로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몰입도와 호쾌함이 돋보였던 게임, 리스팡가는 올해 PC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