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아침에 두 살이
기분을 좀 살리고자 "이제 와서 무슨"이라며 관심을 두다가도 돌아섰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뭐 물론 거창한 거 아니고. 본래 유행을 싫어하고 패션에 영 관심이 없다 보니 다른 건 크게 자극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급증한 패션 피플들의 목이나 귀에 시크하게 걸쳐진 오버이어 헤드폰이 계속 눈에 밟히더라. 직업 특성상 헤드폰 메이커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번화가에서 와이프에게 혼난 적도 있다.
사실 예뻐 보여 사고 싶은 것이 전부는 아니다. 헤드폰을 패션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얹히는 느낌으로 가야지, 액세서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길게 말하기 민망하니 내 하드웨어로는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없다는 얘기. 요즘 들어 길거리 소음에 좀 취약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게 돼서 그렇다. 요 근래 해외로 나갈 일이 많았는데 알아듣지 못하는 소음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괴로워하던 중 중년 서양 아저씨가 쓰고 있던

라떼도 한창 그 별모양 이어컵의 헤드폰이 한창 유행인 시절도 있었다. 그때도 "유행은 싫어!"라고 외치던 중고등학생 즈음 된 아이는 이 악물고 당시 8만 원짜리 중급형 젠하이저 헤드폰을 샀었다. 에어팟 맥스가 열풍이었던 최근에도 약간 그런 느낌의 거부감이 있었지만 요즘은 음향 전문 브랜드에서 이런 콘셉트의 제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어 지갑이 채워질 때까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옷 잘 입는 사람들은 대체 헤드폰의 어느 요소를 보고 선택할까? 디자인? 성능? 혹은 좋아하는 누군가가 끼고 있어서? 패션에 영 꽝인 나는 그들에게 잘 먹히는 메이커도 모르고 미적 감각이라곤 앞서 언급한 '유행이 싫어'뿐이라 따져들어갈게 오직 성능, 편의성 그리고 A/S 정책 같은 딱딱한 요소들뿐이다. 제대로 재고 측정할 수 있는 요소가 이런 것 밖에 없으니까.
밑밥을 많이 깔았는데 고백하자면 자신이 없어서 그렇다. 내가 보기엔 예쁜데 내 취향을 믿을 수 없어 좀 주저리주저리 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삼성전자에서 2016년에 인수하여 취급하고 있는 하만의 JBL에서 출시한 신제품, JBL TOUR ONE M2 노이즈 캔슬링 무선 오버이어 헤드폰(이하 JBL TOUR ONE M2)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오디오 브랜드인 JBL 제품답게 성능은 출중하고 애국심을 자극하는 삼성전자가 취급하는 만큼 제2의 성능 지표라고 불리는 A/S 부분도 확실하다.
제품을 소개하기 앞서 JBL은 이번 6월, 77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을 구입하면 짱짱한 블루투스 스피커도 주는 모양. 지난번 아버지와 함께 리뷰했던 그 제품이 등장해 좀 더 반가웠다. JBL TOUR ONE M2 말고도 다양한 제품 및 후기에 대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니 평소 JBL 제품에 관심이 있던 유저라면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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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정보

JBL TOUR ONE M2 노이즈 캔슬링 무선 오버이어 헤드폰
유형: 유무선 오버이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색상: 블랙 / 샴페인 골드
연결 방식: 유선 - 3.5mm / 무선 - 블루투스 5.3
드라이버 크기: 40mm
주파수 응답: 10 Hz - 40 kHz (passive) / 10 Hz - 22 kHz (active)
헤드폰 임피던스: 32옴
주요 기능: 주변 소리 듣기 / 톡쓰루 / 음성 인식 / 내장 마이크 / 핸즈 프리 통화 /
트루 어댑티브 노이즈 캔슬링 / 입체 사운드 / 충전식 배터리
충전 시간(방전 상태 기준): 2시간
블루투스 사용 시 최대 음악 재생 시간(ANC 미사용): 50시간
블루투스 및 ANC 사용 시 최대 음악 재생 시간: 30시간
무게: 272g
구성품: 헤드셋 / 케이스 / 3.5mm 오디오 케이블 / 기내용 어댑터 / USB C 타입 충전 케이블
가격: 320,000원 (23.06.29 기준)

제품 사진


































전용 소프트웨어 - JBL Headphone

2023년 오늘날, 물리적인 성능만을 어필하는 IT 기기들이 점점 도태되고 있다. 다소 어그로성이 짙은 발언이지만 요즘 시장 장악력은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물리적 구조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그리고 얼마나 편리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가에 달려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DSLR 시장은 후발 주자인데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어필하여 특정 기업이 장악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 멀리 갈 것도 없이 하드웨어 여론을 떠들썩하게 하는 DLSS 3.0를 필두로 한 RTX 40시리즈 최신 제품들을 살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여러 음향장비를 만져봤지만 JBL 만큼 소비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는 드물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JBL Headphone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이런저런 기능들을 확인하다 보면 처음엔 좀 허전해 보였는데 그로 인해 음향 장비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해당 기능을 눌러보고 즉각 확인해 보며 헤드폰 세팅을 할 수 있는 UI를 보고 있노라니 허전함이 아닌 여백의 미로 느껴지더라. 가슴이 뭉클해지는 애국심이 끓어올랐다, 역시 삼성.
JBL 소프트웨어에는 하만의 개인 오디오 플랫폼, 'Personi-Fi'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본래는 모바일, WiFi 기기 및 차량 등 그 어떤 음향 기기에서라도 한 개인에게 동일한 오디오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커스터마이징의 역할을 하는 기능인데,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는 청력 테스트도 해볼 수 있더라. 테스트 도중 들려주는 극고음부는 듣기 다소 힘들 정도로 확실히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퀄라이저 설정에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파트마다 여러 선이 있어 뭐부터 만져야 되나 고민하다 그냥 듣게 되는 여타 음향 관련 소프트웨어와 달리, JBL의 이퀄라이저는 선이 하나다. 그냥 음악 하나 켜놓고 이것저것 만지며 내 입맛에 맞는 소리를 찾으면 된다.










마치며

아침부터 헤드폰을 낀 채로 일도 하고 게임도 하고 밥도 먹고. 인싸의 삶을 즐겨봤다. 솔직히 느껴지는 거라고는 인싸의 삶보다는 일상의 소음, 그러니까 나만의 공간이 주는 만족감이 굉장히 컸다. 예전에 후배 기자한테 일하는 시간엔 귀에 콩나물 빼라고 잔소리를 그렇게나 했는데, 이게 그렇게나 좋은 거였구나.
JBL의 음향 기기의 특장점이자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라고 하면 전 음역대 평균 이상의 음질에 덧대어 저음을 정말 잘 잡아준다는 부분에 있다. 베이스나 드럼 소리를 좋아하는 내게 JBL 만한 브랜드가 없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음향이 전부 다른 만큼 같은 노래를 몇 시간씩 듣지 않는 이상 노래나 사운드도 전부 달라진다. 평균치의 감사함은 여기서 온다. JBL의 제품은 늘 느끼지만 무언가 걸리는 것 없이 언제나 깔끔하게 들리는 게 장점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JBL 제품만 3개는 샀다. 비록 내 하드웨어 특성상 인싸의 길은 걷기 힘들겠지만 이번 제품도 총알 장전이 되는 대로 사게 될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는데, 바로 색상. 시그니처 색상이 하나만 더 있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블랙과 샴페인 골드 두 종뿐이다. 이번 리뷰에 사용한 샴페인 골드 색상이 예쁜 것은 맞지만 다소 평범한 느낌이 나기 때문. 근데 이래서 내가 아싸인거 아닌가?
음향 장비에 관심이 많거나 적거나, 내가 감성을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어쨌건 패션을 위해 사는 사람이라도 이번 JBL TOUR ONE M2는 눈여겨볼만하다. 버튼 하나로 일상을 오갈 수 있으며 디자인도 내가 보기에 상당히 괜찮은 것 같다. 콘셉트가 겹치는 다른 제품들을 살펴보니 가격적인 경쟁력도 충분한 것 같고. 문득 든 생각인데 이번 JBL 투어 원 시리즈의 신제품은 패션 쪽으로도 먹히는(?) 인기 헤드폰 3종의 자리를 비집고 4대 천왕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