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만 맞는다면 잡는 순간 수십, 수백 시간은 우습게 깨지는 마성의 게임, 게임이라는 탈을 쓴 타임머신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 '문명7'의 게임플레이 영상이 게임스컴 2024에서 마침내 공개됐다. 이와 동시에 2K는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연 기회를 제공하며, 게임에 대한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명7'의 핵심은 전략적 깊이(Strategic Depth), 역사적 몰입(Historical Immersion), 서사의 잠재력(Narrative Potentials) 3가지라고 할 수 있다. 전략적 깊이는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전반적인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 알게 될 때 질리는 게 아니라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걸 의미한다.


역사적 몰입은 '문명7'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명 시리즈, 그리고 '문명7'은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게임이다. 이를 기반으로 가상의 역사, 문명을 만들어간다는 데에서 큰 재미를 선사한다. 후술할 시스템과 관련해서 '문명7'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플레이어의 손에 달렸다는 점이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다양한 선택 끝에 세계의 판도를 좌우하는 거대한 왕조, 문명을 이룩할 수도 있다.

'문명7'은 고대(Antiquity), 탐험(Exploration), 현대(Modern) 3개 시대로 구분된다. 특이한 점으로는 각각의 시대에 따라 다른 문명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기존의 문명 시리즈와 달리 지도자와 문명이 계속 일치하는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지도자는 유지되지만, 문명은 시대에 따라 바뀌는 식이다.


모든 시대는 4개의 고유한 유산 경로(Legacy Paths)를 가진다. 유산 경로는 과학, 경제, 문화, 군사 4개로 구분되며, 플레이어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유산 경로의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다음 시대에 보너스와 옵션이 해제된다.

다음 시대로 넘어갈 때마다 플레이어는 어떤 문명을 고를지 선택해야 한다. 물론 아무 문명이나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전 시대에 달성한 목표, 지도자 특성, 이전 문명에서 발전시킨 요소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문명이 달라진다. 눈길을 끄는 건 바꿀 수 있는 문명의 범위 폭이 상당히 넓다는 부분이다. 이집트를 예로 들자면 탐험 시대 진입 시 다음 문명으로 송가이를 고를 수 있는데 이때 말 자원 3개를 보유했다면 몽골 문명으로 바뀌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마지막 시대, 현대 시대에 진입하게 되면 4개의 유산 경로에 위치한 승리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20분가량의 개발자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이어서 '문명7' 초기 버전을 시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는 개척자가 도시를 세우고 이후 턴을 넘기면서 유닛과 건물을 지으면서 확장하는 방식으로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도시를 확장하는 부분에서 한 가지 큰 변화가 생겼다. 일꾼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건설 방식 역시 달라졌다. 일꾼이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도시가 성장할 때마다 주변 타일을 선택해 건물을 지어야 한다. 타일의 특성에 따라 얻는 자원이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외교는 영향력이라는 포인트를 소모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영향력은 자동으로 들어오는 포인트인데 선택지에 따라 소모량이 달라진다. 국경을 개방한다든가 무역을 한다든가 다양한 요구를 할 수 있으며, 상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할수록 소모량 역시 커진다.

외교 시스템도 새롭게 개편됐는데, 영향력 포인트를 쌓은 뒤 이를 소모해 다른 문명에 국경 개방, 무역 조약, 경제 제재 등을 요구할 수 있었다.


이처럼 '문명7'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연이었지만, 아쉽게도 확인할 수 있었던 건 딱 여기까지였다. 애초에 수백 턴은 즐겨야 하는 문명 시리즈 특성상 20분가량의 시연으로는 수박 겉핥기 수준도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개발자 프레젠테이션에서 '문명7'의 핵심 변화 중 하나로 언급한 시대에 따라 문명을 선택하는 건 고사하고 제대로 도시를 키우는 것도 빠듯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도자와 문명이 구분된다는 것, 바뀐 건설 방식, 그리고 전체적으로 그래픽이 향상됐다는 점 정도만 확인할 수 있어서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자막은 물론이고 음성까지 한국어화 예정인 '문명7'은 2025년 2월 11일 PC를 비롯해 PS4, PS5, XBO, XSX|S,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