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이벤트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4(KBW2024)’가 개최되었던 지난 9월 초, 서울의 한 호텔에서 레이어1 메인넷인 오아시스(Oasys) 체인의 마츠바라 료 대표를 만났다. 마츠바라 대표는 자신 역시 KBW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으며, 이외에도 오아시스의 벨리데이터로 협력하고 있는 넥슨, 넷마블, NHN, 컴투스, 위메이드 등 여러 파트너사 관계자와의 만남 역시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아시스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 플랫폼으로, 효율적인 게임 제작을 위한 안전하고 확장할 수 있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의 여러 게임사들은 물론 세가, 유비소프트 등 유명 벨리데이터와 함께 게임 특화 블록체인으로서 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오아시스가 게이머들에게 몰입감 넘치는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현재 어떤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웹3 게임 시장의 부흥과 매스어답션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오아시스 마츠바라 료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오아시스(Oasys) 마츠바라 료 대표


게이머와 게임사를 위한, 게임에 더 특화된 블록체인 '오아시스'
Q. 한국에 방문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스타에도 갔었고, 클레이튼 서밋 때도 방문한 기억이 있다. 이번에 다시 한국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 열리는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행사에 방문하기 위해서다. KBW는 큰 규모의 컨퍼런스도 개최되고, 블록체인 업계에 종사하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기에 더없이 유익한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에는 오아시스의 밸리데이터로 협력하고 있는 다양한 파트너사가 있기에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다.


Q. '오아시스' 체인의 장점이 궁금하다. 특히 게이머와 게임사에 있어 어떤 매력이 있나?

= 오아시스 체인은 처음부터 게임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게임 특화 블록체인'으로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넷마블, 넥슨 같은 한국 게임사들은 물론, 세가나 스퀘어에닉스 같은 여러 일본의 대형 게임사들과도 함께 협력하고 있다. 오아시스 코인의 가치가 올라가면, 덩달아 게임사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구조다.

오아시스 게임의 게임 아이템 등 NFT는 레이어2에 있다. 그렇기에 토큰을 교환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필요한 수수료인 '가스비(Gas Fees)'가 들지 않는다. 프라이빗 레이어2를 구축하여 사용하기에 거래할 때의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수수료가 없다는 점이나 빠른 속도 같은 특징은 모두 게임사, 게임 이용자에게 있어 강점이 된다. 이외에도 게임 특화 블록체인이라는 차별점을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에코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Q. 오아시스에서는 레이어2 시스템을 'Verse'로 구분하고 있다. 레이어1에 직접 온보딩하는 대신 여러 개의 레이어2인 Verse를 거치는 이유가 궁금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체계가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 이해하기 쉽게 대도시의 도로를 예로 들어보겠다. 가장 많은 차가 달리고 있는 대로를 레이어1이라고 해보자. 출근 시간이나 퇴근 시간처럼 차가 막히는 시간엔 항상 정체가 발생한다. 반면 레이어2는 대로 옆에 하나씩 뚫려있는 작은 샛길들로 비유할 수 있는데, 여기는 언제 찾아와도 대부분 한적한 모습이다. 레이어1에서 게임마다 수수료를 내며 이용하면 가격 부담도 있으면서 정체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레이어2를 거치는 것으로 무료로 저렴하게,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셈이다.


Q. Verse에 영지식(zk) 롤업이 아닌 옵티미스틱 롤업을 채택한 이유가 있나?

= ZK 롤업은 유효성 검증에 필요한 컴퓨팅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옵티미스틱 롤업을 채택하게 됐다. 그리고 ZK 롤업 중에서 제대로 동작 중인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ZK 롤업이 성장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Q. 옵티미스틱 롤업을 채택했는데 7일 출금 제한을 없앤 이유도 궁금하다.

= 오아시스의 롤업은 검증인에 의한 이의제기 기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격한 의미에서의 옵티미스틱 롤업은 아니다. 그 이유로는 레이어2를 대형 게임사가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세가와 같은 대형 게임사는 유저들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작성한 롤업에 대해서는 몇 가지 검증을 건너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형 게임사가 아닌 중소규모 게임사에 대해서는 보안에 대한 유저들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은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Q. 새로운 Verse를 들이거나 게임을 온보딩할 때 중점적으로 살피는 부분이 있다면?

= 오아시스의 롤업은 유저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만큼 Verse를 운영하는 게임사가 유저들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런 면을 가장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마츠바라 대표 "웹3 게임의 미래,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프론티어에 있다"


Q. 마츠바라 대표가 지난 IVS 크립토 2024 행사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매스어답션을 실현한 곳이 없다'라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인데, 무엇이 문제라고 보나?

= 지금은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오아시스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인지도 있는 웹2 게임사들과 웹3 게임을 만들어서 웹2에서 웹3로 유저들을 끌어오려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하나의 과정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는 암호화폐가 필요한 사람들의 니즈에 하나씩 맞춰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몇몇 국가들은 현재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데, 그런 나라의 사람들은 국가의 통화보다 암호화폐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이처럼 웹2에서 웹3로 전환하면서 여러 국가에 진출하고, 각 국가와 지역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움직임을 오아시스에서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개발자가 많이 있는 곳에서는 자연스레 다양한 유스케이스를 기대할 수 있다. 90년대의 일본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때 코나미, 세가, 스퀘어 같은 기업들이 잔뜩 생겨났고, 여기서 파생되는 성공 사례도 정말 많이 있었다. 이처럼 아프리카 지역이나 아르헨티나 등 해외 국가에서 회사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더 많은 성공이 발생하리라고 본다.


Q. 게임 업계를 지켜봐 온 입장에서 결국 블록체인 게임도 'AAA급 게임'이 나와서 일반 유저들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바일 게임을 예로 들어보자. 앵그리버드나 퍼즐앤드래곤, 쯔무쯔무처럼 크게 성공했던 게임들은 결코 AAA급 게임이 아니었다. 예시로 언급한 게임들은 모바일이라는 환경에 딱 맞는 게임들이었고, 그렇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있다. 웹3도 웹3에 딱 맞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최종 단계에서는 AAA급 게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넓은 오픈월드에서 NFT 아이템도 얻고, 다른 유저들과 교환도 하고, 이런 세상이 향후엔 분명히 찾아오겠지만, 당장은 웹3에 맞는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는 어느 정도 매스 어답션에 성공했던 예시다. 물론 이때는 코로나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다. 필리핀에서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졌는데, 외부에서 일을 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에서 필리핀 사람들은 액시 인피니티를 일로써 플레이했다. 이때 액시 인피니티의 경쟁자는 다른 게임이 아닌 '우버(Uber)'였다.

현재는 선택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정말로 많다. 경쟁자도 많고 전체가 거의 포화된 상황이다. 여기서 같이 싸우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므로, 액시 인피니티는 사람들의 레저 시간이 아닌 노동 시간을 노려 성공했다. 이는 웹3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가 잠식되어 같은 방식을 취하기는 어려워졌다.

스테픈(STEPN) 역시 코로나 직후 외출이 특별하게 된 상황을 잘 캐치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밖에 나가서 걷는 것 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참 대단하지 않나. 물론 이것 역시 점점 특별한 경험이 아니게 되면서 점점 줄어들었지만, 이처럼 사용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캐치한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 버블이 어느 정도 진정되기도 했으니, 지금부터는 매스어답션을 만들기 위해 액시와 스테픈을 잇는 다음의 경험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Q. 최근 CBT를 진행한 '코인무스메'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런 타이틀 역시 블록체인 게임의 벽을 허무는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코인무스메의 경우 특히 일본과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타이틀이다. 레이스, 배팅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나. 그런 감각이 있다고 본다.


Q. 국내에서도 텔레그램의 인앱 브라우저 블록체인 게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은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 당장은 성공할 것이라기보다, 코인의 에어드랍을 기대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어떻게 될지 계속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크립토의 진짜 니즈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


Q. 그간 일본에서 엄격한 가상자산 규제가 이뤄지고 있었으나, 최근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들었다. 이러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던 예시가 있나?

= 가장 큰 문제는 세금이다. 이것을 적극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움직임이 자민당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는 분명 변화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과 한국은 과금율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다. 한국 역시 규제를 잘 만들면 굉장히 큰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Q. 블록체인 게임의 '붐'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형태의 공략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사용자들의 니즈가 전부 다르다. 한국과 일본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아프리카나 다른 국가로 가면 완전히 다른 시장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글로벌'이라고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개념은 없다고 본다. 각 나라와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현재 일본에서도 CBDC 관련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이것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블록체인 게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 어떤 형태로든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자산이 온체인에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엔이나 한국의 원을 온체인으로 가져오면, 이쪽으로 자금을 가져오는 것도 훨씬 간단해지므로 굉장히 커다란 변화가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에 앞서 스테이블 코인이 먼저라고 본다. 현재 일본에서도 대형 은행들이 스테이블 코인 개발을 진행 중이다.


Q. 콘텐츠와 사용자가 늘어났을 때 부딪히게 될 것이라 예상하는 '벽'이란 무엇이 될까.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 현재는 레이어2인 Verse가 10개 있다. 하나의 Verse 레이어에 게임이 다섯 개 있다고 가정하고 그중 두 개 게임이 유행한다면, 자연스레 네트워크에 혼잡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한개의 콘텐츠에 하나의 레이어2를 대응하는 것이다. 당장 발생하는 것은 트레이딩 뿐이라서 곤란한 일이 없지만, 이후엔 레이어2가 잔뜩 등장하는 시대가 되리라 생각한다.


Q. 게임 콘텐츠와 게이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준비 중인 방안도 있나?

= 게임을 하고 싶을 때 온보딩하기 쉬운 방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 형태의 적립 포인트를 활용하여 오아시스 코인을 구매하고, 블록체인 게임을 더 쉽게 시작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물론 이후엔 라이센스가 필요하겠지만, 포인트가 다양하게 활용되는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잘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이 되리라고 본다.


Q. 향후 오아시스를 통해 출시될 예정인 타이틀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 가장 최근에 출시된 게임으로 '디라이즈 라스트 메모리즈'가 있다. 당장 토큰은 나오지 않았고, 풀 런칭은 9월이 될 예정이다. 체인 콜로세움 피닉스라는 게임도 최근 출시됐는데, 이 게임의 토큰 역시 9월 중으로 예정하고 있다. 당장은 두 작품 모두 게임만 플레이할 수 있다. 앞에 잠깐 언급한 코인무스메도 올해 내에 출시 예정이고, DMM사의 컴퍼니 걸즈, KLab의 QAQA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유비소프트의 첫 번째 블록체인 게임인 '챔피언스 택틱스', 세가와 더블 점프 도쿄에서 개발하는 웹3 TCG '삼국지 대전' 등등 정말 많은 게임이 있다.


Q. 오아시스가 바라보는 '웹3 게임 시장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 웹3 게임 산업은 새로운 프론티어를 찾아야만 한다고 본다. 아직까지 닿지 못했던 유저들을 찾아 밖으로 나가야할 때다. 인도, 아프리카,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유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Q. 끝으로 한국의 게이머, 게임사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항상 지스타 같은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정말 많은 게이머들이 모이는 것을 직접 봤다. 한국 사람들이 게임을 정말 사랑하고, 즐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올해도 오아시스를 활용한 게임이 잔뜩 출시될 예정이니, 한국의 게이머들도 많이 플레이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