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사라지는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은 치열하고, 긴 시간 게임의 성과를 이어가기는 더없이 어려운 시장이 됐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서머너즈 워)'는 이런 시장 상황에서 10주년을 맞이했다. 그저 장수 게임을 넘어 e스포츠로의 확장도 이뤄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 역시 꾸준히 올리고 있다.
글로벌 원빌드를 구축하여 세계 시장을 공략한 과정, 그리고 이 시간을 거치며 얻은 성과까지. 한동규 서머너즈 워 사업본부장은 IGC를 통해 직접 단상에 올라 서머너즈 워, 그 라이브 서비스의 스토리를 풀어냈다.
강단에 오른 한 본부장은 10주년 맞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를 진행하며 겪은 열 가지를 숫자와 함께 풀어내겠다고 전했다. 특히 오랜 기간 플레이했던 유저들에게도 서머너즈 워가 인생의 일부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했다.
한 본부장은 오랜 서비스기간 동안 특별한 사연을 가진 유저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상까지 만들어졌다.
출시 이후 10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게임을 플레이한 한국 유저. 70대의 할머니지만 서머너즈 워에 대한 애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독일 유저. 콘텐츠 제작자로 시작했지만, 게임이 너무 좋아 컴투스에 입사한 프랑스 유저. 서머너즈 워 길드원들과 함께 집을 짓는 태국 유저까지.
오래도록 사랑 받은 10년의 기억은 이날 10부터 1까지, 10개의 숫자를 키워드로 삼아 소개됐다.
서머너즈 워는 지난 2014년 4월 17일 출시됐다. 수집형 RPG의 태동기로 불리는 시기였다. 누적 다운로드는 2억 3천만 회, 누적 매출은 3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해외 비중은 90%, 국내 비중이 10% 정도다.
한 본부장은 단일 국가가 10% 이상의 매출을 내는 수가 많지 않기에 마케팅 및 사업 측면에서 한국을 거점 국가로 삼는다고 소개했다.
10년 동안 유지되면서 많은 기록도 세웠다. 구글 플레이를 기준으로 10년 동안 한 번이라도 1위를 차지했던 국가의 숫자는 132개다. 올해를 기준으로 삼아도 RPG 매출 1위를 기록한 지역은 81개 지역에 이른다.
한 본부장은 서머너즈 워를 일명 ’연어 유저‘가 많은 게임이라고 평가받는다며 그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수치로 보면 서머너즈 워는 매년 1년 이상 휴면 유저 유입자 수가 늘어가고 있다. 30일 안착률 역시 18% 이상으로 높게 나오고 있다. 그 이유를 여러 방향으로 분석한 후 한 본부장은 최근 진행된 한일 슈퍼 매치의 몬스터 라인업을 보여줬다.
총 10개의 몬스터 라인업 중 2014년에서 2016년까지 3년 이내 출시된 몬스터가 7종이나 됐다. 10년이 지났음에도 내 덱의 가치가 유지되는 게임, 그래서 복귀 유저가 많은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한 본부장은 자평했다.
업데이트의 적용 방식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 10년 동안 크고 작은 업데이트를 계속 해온 개발진은 업데이트 적용에 하나의 기준을 세웠다. 느리더라고 단단하게 진행하자는 것, 콘텐츠가 충분히 완성됐다는 판단이 들어야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서머너즈 워 e스포츠 행사인 SWC를 위한 업데이트가 있었다. 개발진은 무려 세 번의 시범 서비스를 거치며 탄탄한 업데이트를 위해 노력했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게임 런칭 6일 전. 당시 기사를 보면 서머너즈 워는 이용자를 귀찮게 하는 게임, 어려운 게임으로 소개됐다. 어려워야 이겼을 때도 더 기쁜 법. 당시 쉬운 게임 제작이 유행하던 가운데 정반대 전략을 취한 셈이다. 그렇게 서머너즈 워는 늘 유저를 고민하게 만들고 해법을 찾게 만드는 클래식한 게임을 목표로 론칭됐다.
몬스터는 1,600마리 이상, 스킬도 3종 이상씩 다 있고 룬도 22종 이상이 마련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이 더해지면 구사할 수 있는 전략성은 무한대에 가깝다고 한 본부장은 설명했다.
또 흔히 5성급 이상의 등급 높은 몬스터만이 사용되는 보통의 수집형 RPG와 달리 서머너즈 워는 4성 이상의 낮은 성급 몬스터들도 각자의 자리가 있고 던전에서 많이 활용될 정도로 쓰임새가 있다. 같은 몬스터라도 룬을 어떻게 장착하느냐에 따라 활용법이 달라진다.
같은 몬스터라도 체력 룬을 활용해 탱커로 활용할 수도, 공격과 치명타 스탯을 챙겨 딜러로 사용할 수 있다. 룬 만으로 몬스터 활용과 전략이 달라지는 셈이다.
서머너즈 워는 글로벌 원빌드로 전 세계 유저들을 공략했다. 그래서 언어 대응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7번의 업데이트를 통해 총 16개 언어를 현재 지원하고 있다. 또 이러한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리텐션이 상승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단순 언어 추가 외에도 각각의 권역권에 맞는 현지화 역시 이루어졌다. 신년의 연화장 문화가 있는 일본에서는 연하장을 담은 커뮤니티 이벤트나 콘텐츠를 실었고 중국은 춘절, 유럽에서는 부활절과 관련된 내용을 넣었다.
지역별로 활성화된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는데 이를 위해 소셜 미디어로 직접 운영하고, 각 지역에 맞는 맞춤 콘텐츠 제작에도 힘썼다. 코스튬플레이가 관심이 많은 중국에서는 이를 활용한 콘텐츠를 더 선보였고 일본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인 라인을 더 활용해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서머너즈 워는 글로벌 원빌드로 운영되지만 권역을 나눠 6개의 지역 서버를 운영, 4개의 시간대를 나눴다. 전 세계 어디서 유저들이 오더라도 플레이어의 시간대에 맞출 수 있는 서비스를 진행하는 셈이다.
점령전이나 미궁 같은 콘텐츠는 각각의 권역 시간에 맞춰 진행하고 있고 출석도 접속 지역에 가까운 시간대로 설정된다.
한 본부장은 글로벌로 서비스가 오래 지속되면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고 생각한했다. 그래서 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에도 힘썼다.
실제로 여러 지역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는데 아메리카, 유럽 등의 지역 내 여러 거점 국가들에서 투어 시리즈를 열고 오프라인 소통을 강화했다. 한국 역시 서울, 대전, 광주, 대구에서 유저들을 만나 공감대를 나누는 행사들을 진행해왔다.
특히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성수에서 진행된 팝업스토어, 중국에서 진행된 이벤트를 비롯해 평소보다 더 큰 형태의 페스티벌 분위기를 20개 도시 유저들과 함께 즐겼다.
서머너즈 워는 그간 네 번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하여 끝마쳤다. 10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IP를 기반으로 의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중에서도 늘 염두에 두었던 것은 웰메이드 글로벌 IP와의 협업이었다.
글로벌 IP를 활용하는 만큼 원작 IP를 잘 해석하고, 존중하면서도 서머너즈 워 게임에 잘 녹여내야 한다는 게 우선 목표였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컬래버레이션 기간이 끝난 후다. 서머너즈 워는 컬래버레이션이 끝나면 한정 몬스터의 기능을 가진 대체 몬스터를 게임에 추가시켰다. 외형은 달라도 능력은 같은 만큼, 컬래버레이션 기간 동안 몬스터를 얻지 못한 플레이어, 신규 플레이어가 대체 캐릭터를 활용해 손해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한 본부장은 긍정적인 컬래버레이션의 사례로 위쳐3와의 협업을 꼽았다. 위쳐3에는 미니게임 궨트가 있는데 이걸 실제 서머너즈 워 안에 구현했다. 시스템만이 아니라 서머너즈 워 캐릭터도 추가해 서머너즈 워와 위쳐3가 함께 하고있다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여기에 온라인인 게임말고도 오프라인 굿즈 형태의 카드를 만들었다. 게임 외적으로도 협업을 이어간 셈이며 이것이 유저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서머너즈 워는 현재 5번째 협업이자 첫 일본 애니메이션 IP 협업인 주술회전 컬래버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한 본부장은 콘텐츠 던전이나 연출 등을 재밌게 꾸렸으니 이 기회에 서머너즈 워를 즐겨봐주셨한다고 이야기했다.
서머너즈 워는 글로벌 원빌드 게임이면서 각 지역 법인이 있고 이를 통해 글로벌 차원에서, 혹은 권역 단위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세 가지를 소개했는데 첫 번째가 가디언스 클럽이다. 출석 일수가 많거나 게임 내에서 가장 높은 등급이 수호자 등급, 가디언스 등급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가디언스 클럽은 여기서 따온 충성도 높은 유저 대상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디스코드 채널에서 별도 미션을 제공하고, 여러 혜택도 준다.
다음은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특별 프로그램이다. 10주년 같이 특별한 시기나 고속 성장을 지원하는 스카이 피버 등의 기간에 인플루언서 특별 매치를 진행했는데 짧은 기간 몬스터를 처음부터 육성하고, 이후 대전하는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지 정서를 반영한 마케팅 역시 각 지역에서 진행됐다. 유럽에서는 현지에서 특별하게 챙기는 여성의 날을 주제로 한 소재의 콘텐츠로 좋은 성과를 만들었고 B급 유머 코드가 유행했던 대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를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어려움을 겪었던 소상공인 유저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런 상점을 거점으로 오프라인으로 플레이어들이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 서머너 옐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머너즈 워는 SWC라는 이름으로 2017년부터 전문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벌써 8회차를 맞은 SWC는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동시 시청자 수는 최대 15만 명을 기록했다.
또한, 글로벌 유저들이 시청하는 만큼 다국어 중계도 신경 써 13개 언어로 생중계했다. 올해 대회도 현재 진행 중이며 유럽컵이 베를린에서, 아메리카스컵이 라스베가스, APAC컵은 호치민, 대망의 월드 파이널은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반기 주요 e스포츠 행사가 SWC라면 상반기에는 다른 방식의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하며 플레이어와 함께 한다. EU와 동남아의 지역 리그, 한국과 일본의 국가 대항전인 슈퍼 매치, 북미와 남미가 함께 하는 권역전 등을 선보였다.
하반기 SWC와 상반기 다양한 방식의 e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서로 다른 매력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셈이다.
한 본부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면서도 서머너즈 워 IP를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나가는 데 진심임을 전했다.
우선 모든 2차 저작물의 가이드가 될 서머너즈 워 바이블을 제작했다. 서머너즈 워 바이블로 캐릭터 디자인부터 세계관, 지형, 그리고 연대기 등이 갖춰졌다.
이를 통해 현재 서머너즈 워의 IP가 확장되고 있다. 스카이 바운드, 토에이 등과 함께 코믹스, 라이트 노벨, 숏 애니메이션이 출시됐고 웹툰, 머천다이즈 등 서머너즈 워 IP 기반 창작물이 늘어갔다.
그리고 10주년을 맞아 이러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동시에 유저, 소환사를 향한 헌정 영상을 러블리즈 출신 케이의 목소리로 함께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한 본부장은 10주년을 맞아 열 개의 숫자와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마친 후 마지막 숫자 0을 말하며 앞으로 10년, 20년, 그리고 영원히 소환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 질의 응답
Q. 서비스 초기 기술 제한 등으로 넣지 못한 콘텐츠나 추가적으로 넣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가?
= 넣지 못한 콘텐츠가 있기보다는 너무 많은 콘텐츠가 쌓여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지 더 많이 고민하는 것 같다. 요즘은 전반적으로 새로운 스택을 쌓아나가기보다는 이미 있는 콘텐츠를 다듬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Q. 10년 동안 개발과 운영을 해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도전이나 시기가 있을까?
= 매년 쉽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개발팀과 함께 답을 찾아갔던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꼽으면 작년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던 때 같다. 당시 반응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그걸 바로잡고, 유저 친화적으로 바꾸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래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는데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롱런 중인 게임을 서비스 중인데 아웃게임과 인게임 측면에서 NRU(등록 신규 유저) 모객은 어떻게 하고 있나?
= 복귀 유저도, 신규 유저 모객도 쉽지는 않다. 그래서 매년 모객을 위해 주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기 많은 유저들이 들어오고 있다. 컬래버레이션 사례도 말씀드렸는데 글로벌로 많이 알려져 있는 IP로 협업을 진행하면서 IP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유입되기도 한다. 글로벌로 꾸준히 NRU가 잡히고 있는데 모객은 포인트를 잡아서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Q. 오랫동안 개발을 해오다보니 새로운 코드 추가나 개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사례나 극복 방법을 공유해달라.
=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10년 동안 라이브하면서 계속 개발에 참여하고 잇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도움을 주면서 새로운 입사자와 협업하면서 같이 해결해 나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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