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금지', '골든 레코드 리트리버'를 출시한 인디 게임 개발사 후추 게임 스튜디오가 세 번째 신작을 공개했습니다. 이번에는 로그라이크 덱 빌딩에 타워 디펜스 장르를 접목한, 아주 귀여운 게임입니다.
'포레스트 히어로즈'는 지난 7월, 스팀에서 진행된 '타워 디펜스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당시 오픈한 데모 빌드를 통해 지금도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죠. 지난 9월 6일, 한 차례 업데이트된 데모 버전에는 7종의 유닛과 13종의 스킬, 32종의 유물이 추가돼 더욱 다양한 전략을 체험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게임의 배경은 생명으로 가득한 가상의 거대한 숲, '녹풀'입니다. 숲 속 생물들은 여러 요정들의 보호 아래 오랜 기간 번성할 수 있었지만, 깊은 원한을 품은 한 떡갈나무로 인해 숲 일부가 점점 오염되는 사태가 일어나고 맙니다.
플레이어는 숲을 지키는 요정 중 하나로, 타락해 버린 식물들을 무찌르기 위해 동물 아군을 모아 숲을 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데모 빌드 속에선, 늠름한(?) 늑대에 올라 거대한 폴암(처럼 생긴 지팡이)을 든 요정의 모습을 하고 있죠.
'포레스트 히어로즈'의 데모 빌드는 대단히 직관적으로 구성됐습니다. 가장 먼저, 마우스를 이용한 조작이 필요가 없습니다. 방향키와 QWER만으로 대다수 조작을 할 수 있죠. 전반적인 UI 배치 또한 추후 콘솔 또는 모바일 환경을 염두에 둔 것처럼 보입니다.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세 명의 요정들 중 하나를 선택해 숲을 정화하는 여정을 나아갈 수 있습니다. 데모 빌드에서는 기본 캐릭터를 제외한 두 요정이 잠겨 있어, 딱히 다른 선택지는 없었지만요. 특성을 가진 주인공 캐릭터를 선택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내실을 다지고, 여러 갈래를 선택해 최종 보스까지 도달하는 것은 로그라이크 덱빌딩 장르의 특징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캐릭터를 고르고 나면, 아주 발랄한 색채를 띈 '녹풀' 숲과 귀염뽀짝한 캐릭터가 반기는 게임 화면 속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횡스크롤 시점을 따라 좌우로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으며, 이정표마다 앞으로 펼쳐질 길에서 어떤 것을 마주할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첫 전투는 튜토리얼 수준으로 게임의 전반적인 규칙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타워 디펜스 규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니 자신의 타워의 체력이 모두 고갈되기 전에 적을 모두 물리쳐야 하는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시간에 따라 차오르는 코스트를 모아 유닛을 생산하거나, 액티브 스킬로 전황에 영향을 주면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게 됩니다.
'포레스트 히어로즈'의 특징 중 하나는 플레이어의 캐릭터, 즉 요정이 전투에 개입하는 방법이 다채롭다는 점입니다. 전투가 펼쳐지는 필드 좌우를 다니며 카드를 소모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구성한 덱에 따라 아군 유닛에게 버프를 주거나 직접적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하나 특징적인 규칙은, 전투가 치러지는 동안 구조물인줄 알았던 적의 우두머리가 잠에서 깨 서서히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전투 시작 직후에는 필드 대부분이 '오염된' 땅이지만, 게임플레이가 이어지며 점점 땅이 정화되기 시작합니다. 오염된 땅에 있는 우두머리 몬스터는 땅에 박혀 아무런 움직임도 없지만, 땅이 정화가 되는 순간 일어나 행진을 시작하죠.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해당 전투 속 모든 우두머리를 처치해야 합니다.
우두머리가 아닌 작은 적들은 모든 우두머리가 처치되기 전까지 꾸준히 등장합니다. 따라서, 게임 초반에는 그 공세가 그리 무섭지 않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엄청난 물량의 적들을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특히 세 마리의 우두머리로 구성된 스테이지의 경우 모든 우두머리가 함께 공세를 펼칠 때는 꽤나 고전해야만 했죠.
이 때 플레이어는 자신이 보유한 카드를 적절히 활용해 초반 부터 후반까지 어떻게 전투를 이끌어나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적의 공세가 약한 초반에 코스트를 많이 모아둔 뒤, 높은 코스트의 유닛을 배치해 전열을 강화하고, 후방 지원 병력을 늘리는 등의 방식도 가능하죠. 또는 밀쳐내기 스킬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적을 뭉쳐둔 뒤, 범위공격이 가능한 유닛으로 공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현재 공개된 '포레스트 히어로즈' 데모 빌드는 총 세 개의 스테이지로 이뤄져 있으며, 여러 유닛과 스킬이 잠겨 있어 한 번 클리어하는 데 15분 정도 걸리는 분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꽤나 다채로운 카드가 존재해 매번 플레이마다 색다른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개발진의 전작인 골든 레코드 리트리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후추 게임 스튜디오는 이번 신작에서도 플레이어가 최대한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를 추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데모에서 확인할 수 있던 빌드 요소로는 유닛, 스킬 카드 뿐 아니라 유물과 '크라운', 유닛에게 씌워줄 수 있는 모자도 해당됩니다.
일정 코스트에 따라 덱을 짜는 유닛과 스킬 카드는 꽤나 직관적인 빌드 요소에 속하지만, 그 외에도 전략을 다양하게 꾸려갈 요소들이 엿보입니다. 그 중 하나는 플레이어의 요정이 머리에 쓰는 '크라운'입니다. 크라운은 종류에 따라 요정에게 다양한 효과를 부여하는데, 데모에서 볼 수 있었던 것 중에는 요정의 스킬 효과 범위를 넓혀주는 종류가 존재했습니다.
스킬 카드의 효과 범위는 요정 주변에 노란색 사각형으로 표시됩니다. 가령, 아군에게 버프를 부여하는 스킬 카드를 사용하면, 이 사각형 안에 위치한 유닛에게만 효과가 적용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적을 뒤로 밀치는 액티브 스킬을 사용해도 해당 사각형 안에 위치한 적에게만 영향이 가는 셈입니다. 하지만, 크라운이나 스킬 카드의 효과를 받으면 이 사각형의 크기를 훨씬 크게 만들 수 있으며, 그만큼 액티브 스킬에 영향을 받는 적의 수도 증가하게 됩니다.
비록 데모 버전이라 다양한 종류의 스킬 카드를 만나볼 수는 없었지만, 추후 스킬이 다양해 진다면 이런 식으로 유닛 대신 스킬 카드에 집중하는 빌드도 얼마든지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추 게임 스튜디오는 오는 10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가해 더욱 발전한 모습의 '포레스트 히어로즈'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타워 디펜스나 로그라이크 덱 빌딩 류 게임을 즐겨 하는 게이머, 귀염 뽀짝한 캐릭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을 눈여겨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