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 노조가 12일 첫 집회를 개최했다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지회장 송가람)이 12일 창사 이래 첫 집회를 판교 R&D 센터 1층 로비에서 개최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기업 분할 계획을 임시주주총회에서 확정하고 10월 1일 분사를 추진 중이다. 엔씨는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독립한 엔씨 자회사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엔씨노조는 "분사 이후 폐업을 통한 인원 감축 계획"이라고 우려했다. 송가람 지회장은 "엔씨가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리더십 부재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직원들을 ‘단순 소모품’과 ‘비용절감 요소’로만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 송가람 지회장

12일 엔씨노조는 갑작스레 집회를 결정 및 진행했다. 전날 사측으로부터 "분사 관련 복귀조항에서 3년이라는 단서는 끝내 유지하겠다"라는 답을 듣고서다. 노조 측은 "회사가 고용안정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간주한다"라고 밝히며 사태를 심각하게 여겼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사측은 "'3년 내' 폐업이나 매각이 발생한다면 본사 입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을 고용하겠다"며 "다만, 노조의 단체협약은 승계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노조 측은 "3년 뒤 폐업이나 매각에 대해서는 회사가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라 반발했다.

집회 현장에서도 '3년 내에만 재고용'이 화두였다. 송가람 지회장은 "폐업 시 복귀조항에 '3년 이내'를 무조건 달아야 한다는 사측의 주장은 사실상 고용안정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본사의 단체협약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사측이 밝힌 만큼, 우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발언자로 나선 UA 서비스실 김인자 씨는 "10년 넘게 성실하게 일했으나, 우리의 의사가 한 푼도 반영이 안 된 채 분사가 결정됐다"라며 "회사는 분사해도 같은 엔씨라고 하는데, 3년 뒤에 사라질 수 있는 게 정말 같은 엔씨인가?"라고 비판했다.

QA 센터에서 일하는 김경민 씨는 "300명이 넘는 구성원의 밥벌이와 가족의 안녕을 뒤로하고 분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회사가 경영 실패를 감추려는 것이다"라며 "당장 분사를 통한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노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화를 모르고 듣는 법을 모르는 회사에 변화를 알려주고 들려줘야 한다"며 "일부는 우리에게 '조용히 떠나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송가람 지회장은 "갑작스레 집회를 결정해 아무도 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백여 명이 넘는 조합원이 함께해 기쁘다"며 "서로 보다시피 우린 혼자가 아니고 1,700여 명의 조합원이 함께하고, 2만여 IT 노조원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이후 2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때까지 회사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지 모르겠으나 우린 멈추지 않겠다"라고 예고했다.

▲ 백여 명의 엔씨노조원이 "분사 반대"를 외쳤다


▲ 스마일게이트, 넥슨, 웹젠, 네이버 노조가 연대했다

▲ 엔씨노조가 추석 이후 2차 집회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