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게이밍 솔루션 개발사 앵커노드는 금일(11일), 서초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카드 오브 레전드'를 소개하는 간담회를 갖고, 신작에 대한 소개와 공동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앵커노드는 대형 게임 기업에서 10~20여 년간 게임을 개발해 온 베테랑 개발자들이 모여 창업한 기업이다. 게임 개발과 생성형 AI를 접목하는 것에 집중하는 기업 답게 개발 과정에 생성형 AI를 폭넓게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작인 브레드 베어 또한 생성형 AI가 접목된 모바일 게임이었다. 지난 8월 인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해당 게임은 최근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바 있다.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신작 '카드 오브 레전드'는 생성형 AI를 더욱 폭넓게 활용한 TCG다. 원재호 대표에 따르면 일부 UI 버튼을 제외한 비주얼 에셋은 모두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술적인 접근 뿐 아니라, 앵커노드는 그간 개발이 뜸했던 TCG 장르에 '카드 성장'과 '로그라이크'라는 요소를 접목해 새로운 재미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앵커노드는 이같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많은 개발자의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생성형 AI 솔루션 또한 준비중이며, 신작 '카드 오브 레전드'는 오는 15일 스팀 넥스트 페스트 출품을 시작으로 2025년 초 얼리 액세스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카드 오브 레전드 게임 소개 - "카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한 차원 높은 TCG"
앵커노드가 개발중인 신작 '카드 오브 레전드'는 카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요소를 핵심 포인트로 하는 TCG다. 원재호 대표는 기존 TCG의 단단한 게임성에 새로운 콘텐츠를 접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카드 성장 시스템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로그라이크 요소가 반영된 모험 모드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게임이 제공하는 모드는 크게 네 가지로, 로그라이크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나가는 '모험'과 상대방과 겨루는 '아레나', 탑을 끊임없이 올라가며 게임을 플레이어하는 시련의 유적 등이 존재한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공개되는 데모를 통해서는 일부 스테이지를 체험 가능할 전망이다.
캐릭터는 약 200여 종이 제공될 예정이며, 데모 빌드를 통해서는 100여 종의 카드가 공개된다. 모든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되었으며, 기본적으로 40장의 카드로 덱을 편성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한 가지 특기할 사항은, '카드 오브 레전드'에서는 새로운 카드를 획득하기 위한 BM(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명 '뽑기'를 통해 카드를 얻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획득한 재화를 이용해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카드는 시간에 따라 무작위로 변경되기 때문에, 필요한 카드가 보일 경우 구매하는 형태다.
이와 마찬가지로 카드를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재료 또한 게임 내에서 모두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원재호 대표의 설명이다.
이날 게임 소개에서는 '카드 오브 레전드'의 핵심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모험 모드에 대한 설명이 주로 이뤄졌다. 무작위로 생성되는 맵을 한 단계씩 클리어해 나가는 로그라이크 형태로, 스테이지마다 다른 요소를 만날 수 있다.
일반적인 TCG와 다른 점이라면,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무덤'에 들어가는 카드와 전체 카드 수를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장에 배치된 캐릭터 카드는 체력이 소진될 경우 '무덤'으로 들어가게 되며, 그렇게 되면 이후에 해당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하는 형태의 스킬 카드는 사용하는 즉시 무덤으로 돌아간다.
결국, 플레이어는 자신이 보유한 캐릭터 카드를 최대한 '죽이지 않으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하며, 그렇게 다음 스테이지를 위한 일정 카드 수를 맞춰나가야 한다. 물론, 스테이지 클리어 시 일부 카드가 무덤에서 덱으로 돌아올 수 있으나, 그 수에도 제한이 있다.
로그라이크 요소로 해당 플레이에서만 얻을 수 있는 유물도 존재한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경우 특수한 효과를 발휘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에게 효과적엔 덱 빌드를 짜는 것이 가능하다. 개중에는 무덤에서 돌아오는 카드의 수를 늘리거나, 턴 시작시 자신에게 유리한 버프를 거는 등 여러 효과를 가진 아이템이 있기에, 상황과 덱 빌드에 따라 다른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가 될 예정이다.
현장 공동 인터뷰
Q. 카드를 강화하는 부분에도 생성형 AI가 활용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원재호 대표 = 밸런스 테스트 당시에는 AI가 사용되었지만, 시스템을 설계하는 부분까지는 가지 않았다. 여러 개발자들과 함께 굉장히 복잡한 수식이 들어간 성장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으며, (해당 시스템이)특정 스킬이 특정 속성 상대에 대해 어떤 값어치를 갖는지 판단할 수 있다. 내부에서 많은 고민과 고생 끝에 완성할 수 있었던 시스템이라고 봐 주시면 좋겠다.
Q. AI 이미지의 경우 손가락 같은 세밀한 부분의 묘사가 부족하거나, 여러 이미지들 사이의 톤이나 콘셉트가 맞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부분은 직접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하다.
원재호 = 실제로 초기에는 완성도가 상당히 어설펐던 것이 사실이다. 말씀하신 부분도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며, 아시다시피 디테일이 부족한 일부 이미지들은 수작업 보정을 진행하기도 한다.
Q. AI 이미지 솔루션에 대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학습하는 데 사용된 표본이나 저작권 문제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텐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전략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
원재호 =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고, 사실 (AI가) 굉장히 빠르게 도입되는 데 비해 사회적인 합의가 끝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앞으로도 많은 이슈가 될 것 같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에 대해 초기부터 인지하고 보수적으로 적용해 나가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이미지는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모델만 이용하고 있으며, 내부 원화가가 직접 만든 데이터를 위주로 학습을 시키고 있다. 또한 내부에 엔지니어를 비롯한 전담 팀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 학습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봐 주시면 좋겠다.
Q. 게임에서 상대하게 되는 적 NPC 또한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원재호 = 지금까지는 NPC AI를 사람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지능이 요만큼만 있어도 다 AI라고 했다. 스크립트를 이용해 사람처럼 행동하게 하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게임 속 AI도) 그에 가깝다. 하지만, 수치적으로 굉장히 복잡하게 구현됐고, 고도화된 AI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카드의 복잡한 효과를 이해하고, 사람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 기획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는데,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됐다.
Q. 뽑기를 제외한 수익모델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앞으로 BM은 어떻게 구상중인가?
원재호 =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 과감하게 뽑기를 뺐다. 현재로서는 스팀 상점에서 패키지 구매가 전부이고, 추후에는 확장팩 판매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추가적인 맹독성 과금은 보실 수 없을 것이다.
카드에 성장형 요소를 넣었는데, 과금 요소까지 있으면 어떻게 흘러갈지 사실 안 봐도 뻔하다. 밸런스가 예민한 게임인데 돈으로 스펙을 벌릴 수 있다면 누구에게 좋을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사랑 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고, 그래서 노력으로만 덱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 치고는 독특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Q. 국내는 TCG 이용자 풀이 넓지 않을 뿐더러, 시장에 자리잡은 게임도 많다. 또, 새롭게 도전하고 실패한 작품도 많다. 로그라이크 요소와 생성형 AI를 제외하고 '카드 오브 레전드'의 차별화 포인트가 궁금하다.
원재호 = TCG가 워낙 어려운 장르이기 때문에 그간 개발이 잘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배우기도 어렵고, 처음 학습의 장벽이 크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간 게임 시스템적으로 가장 진보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성장' 요소다. 단계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는 콘텐츠는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바로 그런 부분이 TCG와 접목이 되지 않아 아쉬웠고, 이를 해결해 보기 위한 시도가 '카드 오브 레전드'다.
카드 성장이 1포인트만 되어도 체감이 크다. 내부적으로도 만족도가 높은 것을 느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용자들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한정으로는 이용자 수가 많지 않지만, 글로벌로 치면 (TCG)이용자가 굉장히 많다. 지금도 북미는 '매직 더 개더링'이 상승세다. 장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쉽고 구경하는 게임이 많은 요즘 이런 작품이 하나 있으면 주목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강화 시스템을 통해 PvE 플레이의 난이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는데, PvP는 덱의 강화 수준에 따라 그 밸런스가 천차만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를 반영한 매칭이 이뤄질 예정인지 궁금하다.
원재호 = 실력 기반 매칭에 덱의 스탯도 포함된다. 스펙이 좋은데 실력이 낮은 사람과, 스펙이 낮지만 실력이 높은 사람이 모두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ELO 매칭은 그 둘을 동등하게 본다. 웬만하면 비슷한 스펙으로 매칭이 되겠지만, 자신의 덱이 별로인데도 스펙이 높은 사람과 매칭됐다면, 그건 그 사람의 실력이 높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겠다.
Q. 앵커노드라는 기업의 포지션이 궁금하다. 솔루션 판매와 게임 개발 중, 어느 분야에 더 비중을 두고자 하는지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원재호 = 사실, '에픽게임즈'의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시장에 여러 개발 엔진이 존재했는데, 어느덧 언리얼 엔진이 그 중 탑의 자리에 올랐다. "게임 잘 만드는 곳이 엔진도 잘 만든다"는 말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게임 개발을 잘 하기 위해 툴을 만들게 됐다. 스스로 활용해 성과를 낸 툴이 더욱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최종적으로는 둘 다 잘하게 되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다.
Q. 앵커노드가 제공하는 AI 솔루션을 사용하면 얼마나 작업 효율이 향상될까. 이를 수치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원재호 = 수치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효율이라는 것은 게임마다, 또 장르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회사 차원의 이야기를 하자면, 리소스를 전부 AI가 생성했기 때문에 팀 구성에서 아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없다. 몇 분 안 계시는 아트 팀원 또한 아트를 담당했다기 보다는 엔진을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기획자가 스토리를 짜고, 캐릭터 설정을 하면 아트에게 기획서를 넘기지 않나. 그러면 아트 팀에서 기획서를 토대로 캐릭터를 만들고, 다시 기획자의 컨펌을 받는다. 저희는 기획자가 그림을 바로 뽑아낼 수 있다. 사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효율 향상이라고 생각한다.
Q. 앵커노드의 상용 솔루션을 활용하면, 현재 개발사가 구축한 에셋들을 지워받을 수도 있을까. 현존하는 상용 툴과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원재호 = 현 시점에서는 내부적으로 사용된 기술이 서비스를 통해 나가기에는 아직 많은 과정이 필요한 단계다. 저희가 가진 것들을 그대로 솔루션화 하기는 아직 힘들다. 목표는 '카드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을 '딸깍' 해서 만드는 것이긴 하지만, 남아 있는 과정이 많이 있다고 봐 주시면 좋겠다.
Q. 실제로 삽화나 일러스트 대부분을 인력 대신 AI로 대체한 것으로 보이는데, 솔루션 확장은 곧 이를 통해 인력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인가. 추후 개발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으로도 확장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원재호 = 솔루션이란 것은 작업 과정 중 일부를 효율화시켜주는 것이지, 전체 게임을 만들어낼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기술력을 쌓아가면서 그 범위를 점점 넓혀가고자 하는 것은 사실이다.
굉장히 예민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사실 저는 (AI 도입으로)일이 더 늘어날 것 같다. 지금도 게임 개발의 볼륨이 굉장히 늘어났는데, 생산성이 높아지면 더 늘어날 것이다. 지금도 AI와 관련한 새로운 직종이 늘어났다. 인력을 대체한다기보다는, 그런 부분에서 더 많은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카드 오브 레전드는 캐릭터성을 강조한 게임 치고는 (현재 버전에서는) 캐릭터 수집이나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콘텐츠는 없는 것처럼 느꼈다. 추후 추가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원재호 = 팀 내부에도 관련해 내공이 높으신 분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계신다.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지만 NPC AI라는 요소도 언급한 적이 있다. 캐릭터들이 직접 마을 걸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다만, 챗 GPT와 대화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듯 비용이 많이 든다. 기반 기술이 따라줘야 상용화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목표라면, NPC들이 플레이어를 기억해주고 "어제 너무 많이 했는데 오늘 괜찮아?" 이런 이야기를 건네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사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어필은 많이 하고 계시지만, 실제 게임플레이의 재미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카드 오브 레전드'의 재미 요소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원재호 = 개인적으로 10년 전부터 전략 게임을 만들어 왔고, 그간 전략 게임을 가장 많이 플레이해 왔다. 또 현재 구성원 대부분이 나름대로 좋은 기업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던 이들이다. 기본적인 완성도를 갖춘 게임들 중에 색다른 시도를 하는 게임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개발사로 플레이어의 기억에 남고 싶은지 한 말씀 부탁한다.
원재호 = 개발자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마트나 지하철에서 제가 만든 게임을 하는 분을 마주쳤을 때인 것 같다. 정말 반갑고, "부족한 건 없으세요?"라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게임을 20년 넘게 개발했지만,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오래 사랑받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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