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마피아 게임, 여기에 '데스노트'를 곁들인
박광석 기자 (Robiin@inven.co.kr)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비밀리에 준비한 신작 '데스노트 킬러 위딘(이하 킬러위딘)'이 공개됐다. 킬러위딘은 일본의 인기 만화인 '데스노트'의 IP를 활용하여 개발된 사회적 추론 장르의 신작이다. '마피아 게임' 장르로도 소개되고 있으며, 해당 장르의 대표작으로는 어몽어스와 구스구스덕 등이 있다.
킬러위딘은 오는 5일, PS5와 PS4, PC 빌드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는 킬러 위딘의 출시를 앞두고, 지난 10월 국내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킬러위딘의 게임 플레이를 최초로 선보이는 프리뷰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약 30분간 킬러위딘의 체험 빌드를 플레이하며 게임을 구성하는 핵심 기능들을 미리 살펴볼 수 있었다.
게임명: 데스노트 킬러 위딘
장르명: 온라인 소셜 추리
출시일: 2024.11.05
시연 버전: 프리뷰 빌드개발사: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PC, PS4, PS5
플레이: PS5
게임에는 '키라'와 '키라 신자', 'L'과 '조사원'까지 총 네 가지 역할이 존재하며, 참가자들이 대기실에 모여서 게임을 시작하면 넷 중 하나의 역할이 각자에게 무작위로 배정된다. 한 번의 게임에 최대 10명이 참여할 수 있으며, 게임 플레이는 모든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행동 페이즈'와 범인, 즉 키라를 색출해 내는 '회의 페이즈'를 반복하는 구성이다.
회의 페이즈에서 진행되는 투표를 통해 키라를 체포하면 L 진영이 승리하고, 키라를 체포하지 못하면 행동 페이즈를 다시 반복하게 된다. 수차례 반복되는 행동 페이즈에서 키라가 L을 특정한 뒤 데스노트로 심판하면, 그 즉시 키라 측이 승리하게 된다. 조금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여타 사회적 추론 장르의 문법에 데스노트 IP의 요소들을 넣은 것 뿐이므로,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봤다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행동 페이즈에서 각 진영이 해야 하는 일도 구분되어 있다. 키라 진영은 L 진영 플레이어를 심판하기 위해 '신분증'을 모아야 하는데, 맵에서 움직이는 다른 플레이어에 일정 시간 붙어있으면 자동으로 신분증을 훔쳐낼 수 있는 식이다. 신분증으로 신원을 특정한 키라는 데스노트로 조사원을 심판할 수 있다. 일반적인 마피아 게임들과 달리 '먼저 신분증으로 대상의 이름을 특정한 뒤' 노트에 기재하는 과정을 넣어 원작의 설정을 충실하게 구현한 셈이다.
반면 L 진영은 행동 페이즈에서 주어지는 여러 임무를 완료하며 힌트를 수집하고, '수사 진척도' 게이지를 채워야 한다. 이때는 임무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가까이 다가오는 등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플레이어를 조심하면서 키라, 그리고 키라 신자로 의심 가는 이들을 특정해 내야만 한다.
행동 페이즈에서 일정 시간이 흐르면 곧바로 '회의 페이즈'에 돌입한다. 조사원들은 의견을 모아 키라 후보를 찾아 투표해야 하며, 이때 수상하게 움직이던 이들, 또는 대화를 통해 얻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의심이 되는 사람을 지목하게 된다.
회의 페이즈에서 플레이어 과반수로부터 득표한 플레이어는 바로 '체포'되고 소지품을 뱉어내게 되는데, 이때 소지품으로 '데스노트'가 나오면 L 진영이 승리하게 된다. 키라 플레이어의 경우 자신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행동 페이즈에서 키라 신자에게 데스노트를 전달하는 것으로 '키라' 역할을 넘길 수도 있다. 만약 무고한 조사원이 체포될 경우 실명이 공개되고, 다음 행동 페이즈에서 바로 키라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식이다.
기본적인 게임 구조를 익힌 뒤, 바로 실제 게임 시연을 진행했다. 이날 시연은 PS5와 듀얼센스 패드로 진행됐고, 약 30분간 진행된 짧은 시연이었지만 '키라 신자'를 제외한 모든 역할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멀티 플레이 모드에 진입하면 8명의 플레이어와 6명의 관전자가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대기방이 개설되고, 모두가 준비 확인을 누르면 라운드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플레이한 역할은 조사원으로, 실제로 킬러위딘을 플레이할 경우 가장 자주, 흔하게 맡게 되는 일반 시민의 역할이었다.
게임 플레이는 보드 게임판 같은 미니어처 맵에서 원작 만화 속 니아가 사용하던 '손가락 인형' 형태의 아바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작품 속 상징적인 요소를 차용해 원작의 분위기를 더한 선택이겠지만, L 진영의 수장으로 게임 전반에 류자키가 그려지고 있으므로 다소 어색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이 제공되어 플레이어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점은 좋았다.
조사원의 플레이는 비교적 단순했다. 맵 곳곳에 있는 NPC 캐릭터를 찾아 탐문을 진행하는 것으로 수사 진척도를 올리고, 가끔 키라와 키라 신자가 발동하는 커맨드 카드 미션을 해결하면 된다. 가까이 다가오는 거동수상자를 경계하면서 말이다.
전반적으로 어려울 것 없이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이때 할 수 있는 행동이 너무 제한되어 있는 것은 다소 아쉬웠다. 탐문은 패드의 아날로그 스틱을 살짝 조작하면 끝이고, 키라 측이 발동한 방해 공작 해결은 그저 해당 장소까지 이동한 뒤 게이지가 채워지는 화면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분실물을 전달하는 작업이 하나 더 있기는 하지만, 수사 진척도를 올릴 수 있는 추가 행동이나 조작 요소를 더해 조사원 플레이의 재미를 보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L은 기본적으로 조사원과 같은 활동을 하게되나, 여기에 추가적인 조작 요소를 더한 느낌이다. 다양한 능력이 있는 커맨드 카드를 발동하여 수사에 박차를 가하거나 맵 곳곳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를 보며 수상한 움직임을 찾아내고, 수사 방향성을 지정할 수 있는 식이었다.
전체적으로 할 수 있는 조작도 많고 바쁘게 움직여야 하기에 조사원보다 더 흥미로운 역할이었지만, L 역시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같은 맵에서 움직이기에 괜한 오해를 사기도 쉬웠다. 감시 카메라를 확인하며 잠시 멈추는 순간 등이 키라 측 플레이어에게 힌트가 되기도 하는데, L의 감시 카메라 확인 기능 등을 수사원 쪽에 조금 배분하는 것도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키라'는 다른 플레이어들 사이에 숨어 신분증을 훔치고, 이를 활용하여 조사원들을 심판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 데스노트를 펼치고 이름을 적는 것은 간단한 아날로그 스틱 액션으로 이뤄지는데, 이때 노트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주변의 다른 이들에게 적나라하게 노출되므로 후미진 곳을 찾아 신경을 써서 움직여야 한다. 커맨드 카드를 발동하여 다른 수사원들의 눈길을 돌린 후에 몰래 빠져나와 노트에 이름을 적는 일련의 과정이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정말 즐거운 경험이 됐다.
L 진영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채울 수 있는 수사 진척도처럼 키라 진영에는 범죄자를 심판하여 채울 수 있는 '신세계 진척' 게이지가 존재하는데, 신분증을 얻기 위해 접근하는 과정 등 부가적인 것들을 키라 신자에게 모두 맡기고, 키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데스노트만 채우는 등 각 상황에 맞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킬러위딘의 시연을 모두 마치고, 데스노트 IP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분명 킬러위딘 역시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곳곳에 원작의 만화 컷신을 활용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고, 키라와 L이 밝혀지는 순간엔 원작 만화 속 상징적인 연출들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출시되어 있는 여러 사회적 추론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을 끌어오기엔 아직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들이 남아있다. 채팅의 경우 타이핑 대신 대사 카드 프리셋을 선택하는 방식만 지원하기에 PS 플랫폼으로 플레이할 경우 키보드로 자유롭게 소통하며 자신을 변호하는 식의 플레이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당장은 원활하게 소통하며 제대로 게임을 즐기려면 꼭 마이크를 지참해야 하는 상황이다.
데스노트 IP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므로, 키라 진영과 L 진영 캐릭터를 세부화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수사원이라도 키라수사본부 소속 마츠다와 모기, 아이자와 등의 캐릭터를 나눠 각기 다른 특기를 부여하고, 다른 사신이나 진영을 추가하여 승리 조건을 더하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사회적 추론 게임 중 하나인 '구스구스덕'에서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각기 다른 세부 역할을 부여하여 매 게임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기도 했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데스노트 킬러위딘'이 데스노트라는 매력적인 IP를 제대로 활용하여 난립하고 있는 여러 '마피아 게임' 사이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11월 5일 정식 출시 이후의 행보를 계속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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