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역대 최대 이벤트, '아이콘 매치'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축덕'인 박정무 FC 그룹장이 회사의 힘을 빌려 자신의 덕질을 마음껏 한 거처럼, "이게 된다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공격수와 수비수 레전드들의 열정 넘치는 경기는 필드 위에 다시 선 박지성 선수의 골로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아이콘 매치'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을 무렵 경기가 끝난 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박정무 FC 그룹장을 만났다. 그는 아직 '아이콘 매치'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 넥슨 박정무 FC 그룹장

'아이콘 매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박정무 FC 그룹장
= 경기를 하기 전, 예매 사이트가 오픈되자마자 빠르게 마감됐었다. 그때 사실, 되게 벅차올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이 예매를 통해 기대감을 표현해 주신 거니까. 예매 이후에 남은 것은 경기뿐이었다. 개인적으로도 경기를 너무 재밌게 봤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재밌게 봐준 거 같아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소감이라면 역시 '아이콘 매치'에 기대해 주신 많은 분에게 그냥 감사하다는 마음밖에 없는 거 같다.


'아이콘 매치' 선수 섭외 비용이 화제였다. 역대 넥슨 단일 이벤트 중 최고였는데, 전체적으로 소개한다면?

박정무
= 일단 선수 섭외에만 100억 원이 조금 안 되는 금액을 사용했다. 참고로 100억 원이 제한선은 아니어서 일부러 맞춘 건 아니다. 최고의 서비스가 여기서는 경기의 퀄리티일 텐데, 경기의 퀄리티를 위해서는 어떤 선수라도 원한다면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되겠다는 기조로 비용을 썼다.

선수만 모신다고 경기가 이뤄지는 건 아니다. 경기장도 빌려야 하고, 퍼포먼스도 해야 하고, 선수가 머물 숙소도 마련하고, 굉장히 많은 스태프를 움직이게 해야 해서, 이를 다 합치면 100억 원을 넘는 금액을 사용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야기가 궁금하다.

박정무
= 퍼디난드 선수는 경기 전 연습 때 햄스트링에 쥐가 났다고 하더라. 그래서 5분밖에 뛸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응급치료를 받고 20분을 뛰어 주셨다. 그 부분에서 되게 감동했다. 비디치 선수도 연습 중에 발목을 약간 다쳤는데, 경기를 되게 오래 해주셨다.

박주호 선수가 얘기해준 건데 모든 선수가 경기 끝난 뒤에 부상이었다고 한다. 본인까지도. 그런데 박주호 선수가 "저 지금 부상 때문에 너무 아픈데,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라. 그런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모든 선수가 되게 힘든 상황임에도, 부상임에도 경기가 즐겁게 끝났다. 박주호 선수는 푸욜 선수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혼났다고 열심히 얘기하더라. 푸욜 선수의 열정을 보고 진짜 깜짝 놀랐다.


나중에 보니 푸욜 선수 혼자 엘 클라시코를 뛰는 거 같단 반응이 재밌었다.

박정무
= 입국 당시 드로그바 선수나 퍼디난드 선수 등은 팬 서비스가 되게 좋았다. 그런데 푸욜 선수는 들어오자마자 환한 얼굴 한 번 보여주고 딱 갈 길 가는 거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화가 났나? 왜 화났지? 우리가 비행시간을 잘못 맞췄나? 비행기 자리가 마음에 안 들었나? 등 온갖 고민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경기에 이미 집중한 게 아니었나 생각한다. 역시 세계적인 선수는 다르다는 걸 많이 느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의 골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런 엔딩을 상상했었나?

박정무
= 나는... 그 순간은 만족이라고 표현하지 못할 거 같다. 정말 신이 도와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어떤 분들은 박지성 선수의 골이 주작(조작) 아니냐고 하는데, 주작 아니다. 우리가 연출할 수도 없다. 박지성 선수가 필드 위에 서는 기회가 생겼다는 거 자체가 너무 신기하다. 박지성 선수도 '아이콘 매치'에 뛰기 위해 2주 전부터 근육 운동을 했다고 하더라. 그 결실이 만들어졌다는 게 나는 너무 감명 깊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약간 울린다.

▲ PK를 시도하는 박지성 선수, 달려 나갈 준비를 하는 푸욜 선수

아쉬운 게 딱 하나 있었다면, 너무 짧더라. 추가 시간이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박정무
= 경기가 너무 원활하게 잘 진행됐다. 누군가 누워 있는 시간이 없었다보니까, 아마 추가 시간을 부여했더라도 굉장히 짧은 시간만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계약 때문에 딱 90분에 끝난 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나는 추가 비용을 내서라도 시간을 만들었을 거다.

아마 선수들이 은퇴한 지 오래됐기도 하고, 특히 드로그바 선수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예상과 달리 실드팀이 압도한 것도 있었으니 여러 요소가 시간에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룹장이 생각하는 이번 '아이콘 매치' MVP는 누구일까?

박정무
= 딱 2명을 뽑을 수 있다. 피를로 선수와 푸욜 선수. 피를로 선수는 내가 'FC 온라인'을 하면서 스쿼드에 한 번도 넣지 않았던 선수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패스 마스터이기는 한데 키가 큰 것도 아니고, 다리가 빠른 것도 아니고, 중거리가 강한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포지션이었다. 그래서 내 스쿼드에 들어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아이콘 매치' 경기를 보고서 반해 다음날 바로 피를로 선수를 샀다.

피를로 선수는 왜 그가 그렇게 추앙받고, 엄청난 레전드 선수인지를 경기를 보고 깨닫게 됐다. 눈이 10개 있고, 미래에서 온 선수처럼 모든 패스 길을 알고, 경기를 템포 있게 조절한다는 게 정말 대단해 보였다. 물론 은퇴한 지 오래되어서 체력이 떨어지는 게 보였지만, 가운데서 조율하는 모습은 그대로더라.

푸욜 선수의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정도의 열정이었다.

▲ 박정무 그룹장 스쿼드에 들어가게 된 피를로 선수

그동안 게임사 넥슨을 조명하지 않았던 많은 매체가 '아이콘 매치'는 취재하더라. 이번 '아이콘 매치'로 넥슨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거 같은데, 실제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나?

박정무
= '아이콘 매치'가 끝난 다음에 여러 일정을 소화해서 넥슨 구성원의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듣지는 못했다. 다만, 확실히 '아이콘 매치'를 한 넥슨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에 애사심이 향상됐다는 것을 느끼는 거 같다. '뭔가 벅차오른다'던가 '약간 어깨가 올라간다'라는 느낌으로 얘기를 들었다.


FC 유저들이 농담으로 "피를로 선수 값은 내가 냈다"는 말도 하더라. '아이콘 매치' 전후로 게임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에 지표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박정무
= 지표 변화가 있기는 있다. 사실, 나는 게임만 바라보기보다는 외적인 활동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기조는 몇 년 전부터 유지됐던 거다. 게임을 하는 사람만 유저라고 한다면, 나는 그건 아닌 거 같다.

그러니까, 우리 'FC 온라인'이나 'FC 모바일'의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우리 유저라고 생각한다. 게임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EPL을 보기 위해 새벽잠을 찾는 사람들도 우리는 게임 유저라고 여긴다.

이 개념으로 본다면, 우리 유저는 규모가 굉장히 크다. 내가 바라보는 것은 게임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 게임 스트리머를 좋아하고, 나를 욕하는 분들까지 우리 유저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지표적으로 굉장히 큰 성과를 이뤘다고 판단한다.


경기 끝나고 '다음에는 누구랑 같이 올까요'라고 차기 '아이콘 매치'를 암시하는 듯한 문구가 나왔다. 만약 다음 '아이콘 매치'가 열린다면 어떤 부분을 더 보강하고 싶은지?

박정무
= 이번 '아이콘 매치'를 준비하는 기간이 5개월 좀 넘었다. 모든 선수를 섭외하고, 퍼포먼스를 만들고, 콘텐츠 일정을 짜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이번엔 '아이콘 매치' 경기가 진행된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성공이라고 여긴다.

그럼에도 끝나고 나니 조금 아쉬웠던 부분들이 보인다. 대표적으로 이번 '아이콘 매치'는 선수에 집중했지 클럽에 대한 집중은 덜 했다. 클럽에 집중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준비 과정이 워낙 짧았다 보니까 우리도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다. 만약 자신감이 충분했다면 더 대대적으로 무언가를 준비했을 수 있었을 텐데, 대결 구도에 더 집중하거나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 등. 끝나고 나서 조금 미약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 "클럽에 집중하지 못했던 점,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이 지나고보니 아쉽다"

임민혁 선수 섭외나 트랜스픽션 무대 등 디테일이 돋보였다. 혹시 '이런 것도 신경 썼다'고 말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박정무
= 아마 경기장 밖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실 거 같다. 선수가 입국하자마자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우선, 오자마자 워크아웃이라고 해서 등장 영상을 촬영해야 했고, 휴식도 취해야 했다. 그리고 '나폴리 맛피아' 출연이라든지, 아니면 한옥마을 방문 등의 일정을 다 소화해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동선 최적화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래서 선수가 기다림 없이 오자마자 바로 촬영할 수 있게 하고, 우리가 원하는 콘텐츠나 촬영을 최대한 짧게, 그리고 휴식 시간을 최대한 많이 드릴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스태프가 이것에 엄청나게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선수마다 동선을 다 따고... 물론 당연히 우리 역할이지만, 어필하자면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


다음 '아이콘 매치'를 상상하면, 예산의 문제 등 걸림돌은 없을까?

박정무
= 예산의 문제는 당연히 있을 것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이다 보니까 생길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아이콘 매치'를 준비하면서 나의 기조는 최고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거였다. 예로 어떤 좋은 물건이 2,000원이고 한 등급 낮은 게 1,800원이라면, 200원을 아끼려고 후자를 선택하는 게 1,800원을 버리는 거라고 여긴다. 그냥 차라리 최고의 퀄리티를 위해 2,000원을 쓰는 게 그 이상의 효과가 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도 이런 기조는 변하지 않을 거 같다.


이성적으로 접근해서 넥슨이 이번 '아이콘 매치'를 주최함으로써 얻은 이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정무
= 게임사가 게임만 잘 만들면 되냐고 했을 때, 물론 우리가 게임을 잘 만들지만, 그런 회사는 많아진 거 같다. 게임 자체의 퀄리티만 보면 경쟁 게임사들도 다 잘 만들고, 작은 회사도 잘 만든다.

그런데 같은 게임이 있더라도 얼마나 잘 서비스하냐는 약간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이 변화하는 이런 산업 환경 속에서, 넥슨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걸 '아이콘 매치'를 통해 한 번은 보여드린 거 같다.

게임사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생각하면 "뭐 하러 아이콘 매치 같은 걸 하냐. 그냥 게임이나 잘 만들어라"고 할 수도 있다. '아이콘 매치'에 쓸 돈으로 개발자를 더 뽑는다거나. 업데이트 점검 시간을 잘 맞추는 것이 게임 서비스의 최선이라고 여길 수 있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아이콘 매치'는 게임사가 유저에게 좋은 서비스 외에 제공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좋은 게임 서비스 외에 떠 하나의 서비스, 그런 측면으로 더 해 이득을 가져오지 않았을까 여긴다.

▲ "'아이콘 매치'는 게임사가 유저에게 좋은 서비스 외에 제공하는 무언가"

그룹장으로서 대외 활동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는 모습을 자주 본다. 직접 소통에 부담감이 상당할 거 같은데, 이렇게 노력하며 나오는 이유가 궁금하다.

박정무
= 사실, 내 성격이 완전 i(내향적)다. 그래서 밖에서 말하는 걸 진짜 싫어한다. 그런데, 내가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이 자리에 왜 있는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욕을 먹더라도 내가 먹는 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부담보다는 그냥 나의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번 '아이콘 매치'에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판권을 가진 EA의 반응은 어떤지? 앞으로 파트너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까?

박정무
= EA 관계자들이 이번 '아이콘 매치'에 굉장히 많이 와서 주말 이틀 다 보고 갔다. 그래서인지 "한국이 이렇게 축구에 진심인 나라였냐"라는 피드백을 주셨다. 관계에 있어서는 완전히 긍정적인 요소밖에 없던 '아이콘 매치'였다.

그리고 해외에서의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로선 이 이벤트를 해내느냐 마느냐가 문제였다.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다.


게임으로 보면 이번 겨울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아이콘 매치'와 엮이는 게 있을까?

박정무
= 게임 업데이트는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게 있다. 그런데 우리나 EA는 '아이콘 매치'가 이렇게 흥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아이콘 매치'와 엮으면 좋을 거 같기는 한데, 겨울 업데이트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부분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대외적으로 FIFA 회장이 새로운 축구 게임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었고, 빠르면 올해나 늦어도 내년 새로운 게임이 나올 거란 소문이 돈다. FC에 타격을 줄 거 같은데, 여기에 대비책을 세워두고 있다면?

박정무
= 전략이라고 말하기보다, 지금 FC 온라인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그리고 충성심을 가지고 10년 넘게 이용해 주시는 분이 많기에, 그 기대를 만족시키는 게 우리의 첫 번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특정 경쟁작이나, 다른 게임을 대비하기 위해 전략을 세운다기보다는, 우리가 잘하면 이탈하지 않을 거라고 여긴다. 그런 맥락으로 본다면 '아이콘 매치'도 경쟁작에 대비하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광의의 게임 서비스를 좋게 제공하는 것에 계속 집중하려고 한다. 그러면 우리의 진심을 유저가 알아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게임이야 당연히 EA 개발팀에서 진짜 열과 성의를 다해서 만들어주시고 계시긴 하니까 그 부분들은 계속 믿고 간다. 조만간에 겨울 쇼케이스 발표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개발팀이랑 계속 협의해 나가면서 유저가 만족하는 무언가를 계속 찾는 과정들이 계속될 것이다.

▲ "우리가 잘하면 이탈하지 않을 거라고 여긴다"

답변을 듣다 보니 넥슨 회사 차원이나 그룹장 개인적으로 게임 서비스에 관한 기조가 많이 바뀐 거 같다. 좋은 서비스란 무엇인지 생각을 듣고 싶다.

박정무
=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서비스란... 서비스에 있어선 더 이상 다른 게임만이 경쟁 콘텐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건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 영상을 제공하는 여러 OTT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만약 다른 게임만을 좋은 서비스의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약간 시대에 뒤처진 거라고 본다.

그래서 소비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거 같다. 소비의 주체가 어디에 있느냐가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소비의 주체가 지금 영상 콘텐츠를 즐긴다면, 우리의 게임 서비스도 영상 콘텐츠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 서비스의 본질인 게임도 잘 만들어야 하고.

내가 유저들한테 욕을 먹기는 하지만, 소통하는 곳에 유저가 있다. 요즘 나의 말 한마디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서 발음도 더 또박또박하려 노력하고, 말이 너무 빠르다는 지적을 받아서 이것도 고치고 있다. 단순히 담당자가 유저 앞에서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음과 말의 속도까지 신경쓰는 것도 좋은 서비스라 생각한다. 이런 디테일한 부분이 넥슨 서비스의 경쟁력이라고 본다.


'아이콘 매치'가 너무 성공해 버려서, 다음 서비스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거 같다.

박정무
= 일단 '아이콘 매치'와 같은 이벤트가 다음에 있냐고 하다면, 뭔가가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 기조만 전하자면 역시 중요한 건 퀄리티다. 퀄리티를 위해서는 비용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아이콘 매치'를 보러 오기 위해 티켓값을 지불하고, 경기장 주변 주차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뚫고 오고... 이런 분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드리지 않는 건 결례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점검 시간 지키기,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버그 잡아내기 등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할 뭔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기본에 대한 더 집중하고자 한다.


이번에 '아이콘 매치'로 쌓은 경험치가 다른 넥슨 IP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박정무
= 만약 우리가 협조할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협조할 것이다. 우리가 행사를 진행했던 기조, 디테일 등 충분히 다 공유할 것이다. 그래서 다른 게임 IP 부서에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 같다. 예로 '메이플스토리'는 우리보다 훨씬 더 큰 행사를 더 잘할 수 있을 테니까.

기본에 집중하다 보면 기준은 더 올라갈 거 같다. 그러면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좋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엄청 행복한 상황이다. 그래서 협조 요청이 오면 우리의 모든 것을 내어드릴 자신이 있다.


'카트라이더'에서 F1 은퇴 선수들로 한 번...

박정무
= 아, 네... 하하... 허허...(콜록콜록)

▲ 카트라이더... F1...?

앞으로 'FC'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장기적인 시각이 궁금하다.

박정무
=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넥슨이 직접 개발하는 게 아닌, EA가 만드는 것이니까. 두 회사의 지향점은 같다고 본다. 유저가 원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고,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 보여드려야 한다. 실제 축구에서 느꼈던 그런 재미나 희열을 게임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게 두 회사의 공통적인 지향점이다. 이건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앞으로 서로 잘 논의하고 최대한 유저에게 많이 드리고, 빨리 보여드리는 게 넥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EA와 잘 협의하면서 진행하겠다.


eK리그에 대한 의견도 있을 텐데, 올해 평가와 내년 전망을 어떻게 보나?

박정무
= 조만간 내년 eK리그를 설명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다. 약간의 변화가 있는데, 그것을 잘 설명하도록 하겠다. 다만, 올해 eK리그에 만족이나 불만 때문에 내년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e스포츠는 투자 대비 피드백이 약간 느리게 오는 업무라고 생각한다. 선수 기량이 한 번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팬이 한 번에 많아지는 것도 아니어서, 계속 투자해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투자 관점에서 분명 실패했던 지점도 있다. 2024년을 되돌아보면, 우리가 가야 할 지향점은 맞지만 좀 더 정교하게 살펴봐야 했다. 이 형태를 유지하는 게 유저들이 원하는 걸까 다시 생각하면 물음표가 뜬다. 이런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어서 아마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번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지금 '아이콘 매치'로 FC에 대한 호감도가 최고 단계인 거 같다. 이번 기회에 애매했던 것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박정무
= '아이콘 매치' 덕으로 뭔가를 확 바꾼다면,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기본에 집중하고, 기본을 탄탄하게 만드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으로 '아이콘 매치'로 받은 관심을 어떻게 게임에 녹여내느냐는 계속 고민할 영역이라고 본다.


끝으로, FC 유저와 축구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박정무
= 일단 우리 아이콘 매치를 너무 잘 봐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피를로 신발은 내가 산 것 같아", "피를로 초청하는데 내 현질 들어갔다. 나 계속 현질할 거야" 이런 말씀... 되게 죄송하면서도 고마웠다. 그리고 그런 말씀도 해 주셨다. "게임사가 꿈을 만드는 게 게임사지" 이런 말씀하셨는데, 우리 직원인가라고 살짝 고민을 하긴 했었지만.(웃음) 유저분이셨던 것 같다. 그런 좋은 말씀 해 주셨던 부분들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저한테 까방권 많이 주신 거 정말 감사해서 진짜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혹시, 차기 축협회장이 되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입장이 있다면?

박정무
= 하하, 그냥 좋은 칭찬으로만 듣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