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를 3D로 재해석한 '프로젝트 오버킬'이 이번 지스타 2024에서 최초로 시연을 진행했다. 지난 2021년 티저 공개 후 지스타에서 영상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번에 비로소 유저들이 직접 그 퀄리티를 체감할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그간 던전앤파이터 특유의 벨트스크롤 액션 감각을 3D로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지만,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엔 여러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오버킬'은 티저만으로도 기대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지스타 현장에서 만난 실물은 개발 초기임에도 단순한 던파의 3D 재해석 이상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했다.
게임명: 프로젝트 오버킬
장르명: 액션 RPG
출시일: 미정
시연 버전: 지스타 시연 빌드개발사: 네오플
서비스: 넥슨
플랫폼: PC, 모바일
플레이: PC
3D로 더 생생하게 담은 아라드
근본 조작감과 전개, 퀄리티 있는 연출까지
이번 시연 빌드는 최대 30분까지 플레이 가능한 버전으로, 웨펀마스터와 넨마스터 두 직업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각 직업을 선택한 뒤 스토리대로 나아가는 시나리오 던전과 보스에 도전하는 정예던전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면 게임이 진행됐다.
'오버킬'의 시나리오 던전은 던전앤파이터 원작으로부터 14년 전, 메르헨 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유저가 그곳을 방문한 이유는 자신의 몸에 생긴 이상을 조사할 겸 모험가 길드의 신입으로 인사도 할 겸 마법사 에스텔을 찾아온 것이었다. 모험가들이 비공정을 타고 도착한 메르헨 마을은 아를 기사단의 고향이지만 갑작스럽게 출몰 빈도가 높아진 코볼트와 트롤의 습격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도 등장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프리스트 교단의 사제 카사노와 자경단은 외부의 개입을 꺼리면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를 조사하는 스토리의 전개 방식 자체는 기존의 던전앤파이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저의 선택에 따라서 플레이하게 되는 스테이지의 일부 순서가 다소 바뀌는 것도 구현됐다. 에스텔과 친해진 마을 소년 피를로를 믿으면 에스텔과 먼저 합류해서 샛바람 비탈 스테이지부터 진행하고, 반대로 카사노를 믿겠다고 선택하면 아를 언덕부터 갔다가 샛바람 비탈 스테이지로 가는 식이었다.
그렇게 선택지를 골라서 스테이지에 돌입하면 이미 던전앤파이터 유저에게는 친숙한 벨트스크롤 액션을 3D로 구현, 코볼트와 트롤을 때려잡으면서 전진하는 구도가 펼쳐진다. 레벨 구간은 12레벨부터 시작해 15레벨까지 개방되어 있었으며, 그에 맞춰서 각 직업의 기본 스킬들이 해금된 상태였다. 이미 기존의 던전앤파이터를 했던 유저라면 친숙한 스킬들이었기에 콤보를 연결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전투를 진행할수록 '3D'이기에 가능한 것들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통상 2D 벨트스크롤, 특히 도트로 작업한 게임들은 대각선 구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가능은 하지만 리소스 및 코스트가 많이 들어서 정말 필요한 곳 외에는 활용하기 꺼려지기 때문이다. 그런 제약이 3D에는 없다는 점을 새삼 '오버킬'에서는 깨달을 수 있었다.
원래 대각선 이동이 안 되던 스킬도 대각선으로 가는 건 물론이고, 대각에 있는 적을 정확히 겨냥해서 치는 그런 감각이 원작과는 다소 다른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점뿐만 아니라 다수의 적과 근접해 화려한 스킬을 난사하는 과정까지 고려해서인지, 캐릭터가 보고 있는 방향을 따로 표시해주는 기능도 구현이 되어있었다. 이외에도 시연 빌드에서는 스킬 콤보뿐만 아니라 무력화 게이지를 깎아낸 뒤, X 홀드 혹은 CC를 눌러서 몬스터를 강타해 무력화시키고 EX 스킬로 연결하는 시스템도 체험할 수 있었다.
아직 전투 시스템은 15레벨 구간까지밖에 열려있지 않고, 장비 강화 같은 시스템은 모두 닫혀있어서 이 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구현될지 현 단계에서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온라인 RPG에서 결국 끝은 캐릭터 스펙을 어떻게 갈고닦느냐로 귀결되지만, 그 부분까지 논하기에 오버킬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보였다.
그렇지만 단순히 던파를 3D로 구현했다, 그 이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개발진의 야심은 초반부터 느껴졌다. XYZ을 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그 장점을 한껏 살려서 더 몰입감 있는 스테이지 구조와 연출로 던파의 세계관을 다른 방식으로 좀 더 세밀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디테일이 보였기 때문이다.
밀밭을 가로질러서 돌진해오는 트롤들을 피해 횡이 아닌 종으로 이동하는 던전이라던가, 굴곡진 비탈길 곳곳에 난 샛길로 코볼트들이 이전 구간부터 쭉 따라와서 합류하는 과정을 다양한 카메라 각도로 보여주는 등등. 3D이기에 가능한 것들을 적극 활용해서 몰입감을 불어넣고자 하는 시도들이 그 짧은 시연에도 곳곳에 들어있었다. 물론 아직 이야기의 초반부이기 때문에 이런 연출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정도로 화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투 사이사이에 이동하는 구간에서 걸리적거리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구현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최근 유행하는 서브컬쳐 게임식 카툰렌더링과 조금 톤은 달라도 퀄리티는 확실하게 끌어올린 그래픽과 맞물려서 과연 스토리의 클라이맥스에선 어떤 걸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할까.
30분이 너무도 짧게 느껴진 '오버킬'
이번 지스타 최초 공개 = 한 번 해봐야 할 작품 중 하나
시나리오 던전 외에 플레이해볼 수 있던 정예 던전은 그 단초를 조금 보여준 던전이었다. 보스들의 화려한 등장씬은 물론, 3D로 풀어낸 여러 연출을 좀 더 확실하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시연 빌드에서 공개된 정예 던전은 '꿰뚫린 대지'와 '단죄의 처형장' 2종으로, 각 던전마다 노멀과 하드 난이도가 마련되어 있었다. 꿰뚫린 대지에서는 꿰뚫는 자 베론을 상대하게 되는데, 전격을 두른 창을 8방향으로 이리저리 찔러대면서 종횡무진 다니는 베론을 추격해서 콤보를 넣고 때로는 빠지는 완급조절이 필요했다.
단죄의 처형장에서는 원한의 이사벨이 중간 보스로 등장하고, 그 뒤 점프로 성벽 사이에 놓인 난간을 타고 올라가면 심판관 카사노와 마주하게 된다. 원한의 이사벨은 유도 기능이 조금 있는 화염탄 난사와 각종 장판기를 활용하는 만큼, 이를 이리저리 무빙으로 피하면서 딜각을 잡는 센스가 필요했다. 또 이사벨은 공중에 떠있을 때가 많아 대공 및 점프 후에 가능한 스킬 콤보를 활용하는 맛이 있었다.
반면 카사노는 무거운 만큼 공격을 캔슬시키거나 무력화시키기가 어려웠고, 공격이 느린 대신에 위력이 세고 공격 범위도 넓었다. 그래서 차분하게 깎아냈다가 한 방 크게 넣는 식으로 템포를 조절하며 플레이하게 됐고, 각 직업마다 가드 혹은 넨가드로 상쇄하면서 받아내는 묘미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던전앤파이터'는 원작은 물론, 이를 모바일 환경에도 맞춰서 재구현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3D로 새롭게 다듬었다지만 얼핏 그와 유사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오버킬'이 과연 그만한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내심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약 30분 가량 시연이 가능한 빌드로 맛본 뒤로는 불안감이 걷혔다. 원작의 좋은 점은 살리고 그 느낌은 최대한 훼손하지 않되, 3D이기에 가능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오버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몰입감을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아직 갈 길이 좀 더 남았지만, '오버킬'은 '카잔'과 더불어서 던전앤파이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타이틀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미 테크니컬 테스트를 거쳤던 '카잔'과 달리 오버킬은 첫 공개인 만큼, 지스타 현장에서 꼭 한 번 훑어볼 작품 중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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