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금지(No umbrellas allowed), 골든 레코드 리트리버같은 톡톡 튀는 게임을 만드는 인디 게임 개발사, 후추게임스튜디오는 현재 세 번째 신작, '포레스트 히어로즈'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한 만큼 바쁜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지스타 2024에 이어 이번 주말 치러지는 '버닝비버 2024'에도 참가합니다.
과욕이 금지되는 사회에서 골동품 상점을 운영한다거나, 주인이 죽기 전 우주로 날려보낸 골든 레코드들이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우주를 구할 위기(?)에 처하는 골든 리트리버가 되거나. 후추게임스튜디오의 게임들은 정말 독특한 이야기를 보여줘 왔습니다. 이번에도 톡톡 튀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액션이 강화된 로그라이크 타워디펜스 덱빌딩 장르를 선택한 것은 전작들과는 다소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포레스트 히어로즈'를 통해 전투 시스템을 처음으로 만들어 본다는 후추게임스튜디오. 오랜만에 진행한 이번 인터뷰에서는 신작 '포레스트 히어로즈'를 개발하게 된 이야기와 함께, 스토리텔링 시뮬레이션 게임 회사를 향한 열정 또한 함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 우선, '포레스트 히어로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 포레스트 히어로즈는 로그라이크 덱빌딩 타워디펜스 게임입니다. '냥코대전쟁'이나, '팔라독' 같은 타워디펜스 게임을 PC 패키지 게임으로 재해석하고, 리플레이어빌리티와 나만의 덱을 짜는 경험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로그라이크 덱빌딩이라는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타락한 숲을 정화하기 위해 엘프와 동물이 힘을 합쳐 식물을 무찌른다는 심플한 플롯의 게임으로 만들고 있어요. '심플한 이야기'는 저희 입장에서는 처음 해 보는 건데, 어떻게 보면 복잡하고, 강렬한 이야기도 (게임의)메커니즘하고 연결이 안 된다면 게임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동물이 있고, 식물들과 싸운다, 그 사이에 엘프가 있다" 수준으로 간결한 플롯이지만, 적이 식물이기에 가능한 여러 가지 기믹들, 그리고 동물과 버섯 마법을 사용하는 엘프들이 각각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기도 합니다. 테마와 설정을 게임 메커니즘으로 잘 엮어보려는 노력했죠.
Q. 전작들과는 사뭇 달라보이는 게임을 개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 내부적으로 차기작을 정할 때 '제약 사항'을 많이 거는 편이예요. 전작인 '골든 레코드 리트리버'를 마무리하고 나서도 다음에 만들고 싶은 차기작에 조건을 걸었습니다. 첫째, 6개월 만에 만들 수 있을 것. 그리고 두 번째는,플레이어가 무엇을 하는지가 명확하고, 직관적으로 나타나는 게임일 것. 그렇게 '포레스트 히어로즈'를 만들었죠.
개인적으로 후추게임스튜디오는 언제까지나 스토리텔링 시뮬레이션 회사라고 생각하고, 또 그런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회사로서, 또 팀으로서도 배워야 할 것이 아직 많다는 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심플한 재미, 직관적인 재미를 내제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봐 주시면 좋겠어요. 안 해보고 못한다고 하기보단, 열심히 해 보고 우리만의 스타일로 녹이기 위해 '이렇게 해야겠다' 하고 배우는 것이 저희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게임을 잘 만들고 싶은 회사가 되고싶은게 가장 큰 것 같아요. 저 뿐만 아니라 팀원들 전체가요. 자기 담당 파트에 대한 욕심은 당연히 많지만, (게임을)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보니 다른 팀들에 비해 게임도 빨리 나오는 것 같고요. 어쩌다보니 매년 지스타를 다른 게임으로 나가고 있네요(웃음).
Q. '우산 금지'나, '골든 레코드 리트리버' 같은 전작을 보면 늘 독특한 배경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에도 그런 면이 숨어있는지 궁금합니다.
= 물론, 숨어있죠. (이야기의)단순성을 추구하다 보니 엄청 복잡한 스토리는 아니지만요. 앞서 해보기로 고려중인 볼륨에서는 아침부터 오후(황혼), 그리고 밤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후에 추가되는 히든 스테이지(새벽)에서는 숲이 왜 타락하게 됐는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 수 있는 흑막 보스를 등장시킬 계획입니다. 놀랍고 참신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재미있는 이야기로 게임을 만든다"가 저희 후추게임스튜디오의 정체성이기는 하지만, 결국 게이머는 '재미있는 게임에 담긴 이야기'를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느낀다는 것이 맞는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맥락에서 '포레스트 히어로즈'는 일단은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고, 그 바탕에서 이야기가 재미있게 나올 수 있는 공간으로 고민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Q. 스팀 상점을 통해서도 데모를 꽤 빠르게 선보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데모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 스팀 상점에서 종종 테마별 페스티벌을 진행하는데, 그래서 급하게 데모를 공개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매년 다른 페스티벌이 열리니까, 이번에 열린 '타워 디펜스' 페스티벌을 놓치면 영영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개발을 시작한지 3개월만에 데모를 만들어서 페스티벌에 신청했죠.
많은 기능이 부족했음에도 몇천 명이 (데모를)플레이해 주셔서, 그때부터 2주 정도에 한 번씩 콘텐츠를 추가해 오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디스코드를 통해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도 있고요.
Q. 이번 지스타 인디게임 부스에도 참여했는데, 현장의 반응은 어땠나요?
= 정말 많은 플레이어분들이 찾아주셔서 재미있었어요. 저희로서도 앉은 자리에서 20, 30분만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은 처음 만들어보는 거라서요. 전작들을 가지고도 지스타에 와봤지만, 그래픽이나 설정을 보고 '이런 게임이구나' 하며 일어서시는 분들은 많았지, 앉은 자리에서 '재밌었다'하고 일어서시는 분들은 잘 없었거든요. 처음이라 그런지 느껴지는 바도 다르더라고요. 전시 자체나, 뒤에서 보고 있는 느낌까지도요.
또, '직관적인 게임'이 이번 작품의 키워드였다 보니, 부스에 방문하신 분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전작들은 전시 끝나면 목이 다 쉬곤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편했어요.
Q. 기억에 남는 참관객의 반응이나, 피드백같은 것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 아무래도 귀여운 그래픽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어린 친구들이 와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어요. 초등학교 저학년 분들도 와서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약간 고민이 있었거든요. 이 친구들이 귀여운 캐릭터나 타워 디펜스 장르에는 친숙하겠지만, '덱빌딩을 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 걸렸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하는 걸 뒤에서 보니, "멧돼지 귀여워! 나 멧돼지!" 하더니 멧돼지 유닛을 뽑고는 어찌저찌 클리어를 하더라고요. 그 때 '끌리는 대로 플레이해도 클리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구나'고 생각했어요. 처음 게임에 진입해서 귀여운 캐릭터를 고르는 것 만으로도 성립하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정말 뿌듯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시도해 보려고 했던 프로젝트였기에 더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Q. 이번 작품의 캐릭터나 세계관을 구상할 때,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 새 게임을 만들 때마다 그림체가 180도 바뀌잖아요. 아트스트가 단 한 분이신데, 우산 금지때부터 정말 말도 안되는 실력과 적응력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주시고 계세요. 카툰 애니메이션 풍 아트를 잘 그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희가 전투 게임은 처음 만들어보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캐릭터 움직임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우산 금지'때도 일부분 사용해보긴 했지만, 전문 툴로 하는 것과 유니티의 기능을 이용하는 건 차이가 크더라고요. 스파인이라는 새로운 툴을 6~7개월이라는 시간 내에 배워서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할지, 그리고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그만한 공수를 들이는 것이 맞는지도 고민했던 부분이고요.
하지만, 처음 스파인으로 움직이는 동물 캐릭터를 보고 나서 바로 "해보자"고 결정했어요. 너무 귀엽더라고요. 기획 쪽에서 동물이나 스킬 개수같은 컴포넌트 숫자를 극단적으로 제한해서라도 스파인 애니메이션은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았고, 그래서 넣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고요.
나중에 등장하는 식충 식물을 보시면 한번에 동물 캐릭터를 잡아서 하늘로 던졌다가 먹는다든지, 그런 애니메이션에 오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로그라이크 덱빌딩 타워디펜스라는, 전작들보다는 좀 더 저변이 넓은 장르를 선택했지만, 타협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Q. 기존 타워디펜스 장르와 비교해 '포레스트 히어로즈'만의 차별점을 만드는 고민도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두머리들이 시간이 지나면 잠에서 깨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일단 '포레스트 히어로즈'는 PC 패키지게임으로 타겟을 하고, 핸드헬드 기기로 했을 때 재미있는 것 같아서 닌텐도 스위치 쪽도 많이 신경쓰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패키지 게임으로 오면서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았어요.
어떻게 보면 로그라이크 덱빌딩에 타워디펜스 요소를 섞었다기보다는, 타워디펜스 게임을 PC 패키지 게임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로그라이크 덱빌딩 요소가 추가됐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냥코대전쟁' 같은 경우엔 자신의 베스트 스쿼드나, 스테이지마다 적절한 조합을 데려가 어려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쾌감이 있잖아요. '포레스트 히어로즈'는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집중했습니다. 매번 새로운 덱을 플레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해서요.
디펜스 게임으로서 메커니즘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적 타워가 일어나서 다가온다는 점, 그리고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존재해 전투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둘 다 너무 깊숙한 전략 게임으로 빠지기 보다는 액션성 있는 로그라이크 덱빌딩이 되기를 바라며 적용한 기획이기도 합니다.
또, 스킬을 마우스 커서로 끌어와서 사용하거나 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되면 스킬 사용에 더욱 정교한 메커니즘을 필요로 할 것 같았습니다. 그보다는 직접 전투 속에 들어가, 동물들과 함께 싸운다는 캐주얼한 인상을 주고 싶었어요.
보스가 일어나서 다가오는 것 같은 경우엔 전투 하나하나의 타임 리미트를 확실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민했어요. 플레이어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도록요. 그런데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많이들 재미있어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Q. 반복 플레이를 장려하는, 오래 할 수 있는 게임들을 만들어 오신다는 인상이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일지 궁금하고요.
= 반복적인 플레이는 사실 우산 금지 때는 부족했어요. 오히려 출시하고 나서 무한 모드를 만들어 달라는 피드백을 받고 나서... 그때부터 계속 생각해 왔던 것 같습니다. 게임은 첫 20시간이 정말 재밌어야 하지만, 과연 그 이후에 플레이어는 어디에서 재미를 느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만약 미래에 우산금지2를 만든다면 당연히 무한모드가 들어가겠지만, 그 전에 만드는 게임들에서도 '50시간 이후에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반복을 위한 반복이 아닌 선에서.
Q. 유물이라든지, 유닛들에게 착용시킬 수 있는 모자 같이 다채로운 아이템이 등장하잖아요. 플레이어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준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 로그라이크 덱빌딩이라고 할 때, '덱의 다양성'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유닛을 중심으로 하는 덱도 물론 존재할테지만, 모든 유닛이 이 게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병아리 정도를 제외하면요(?). 스테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모자라든지, 특정 유닛 전용 유물을 통해서 매판 특정 유닛의 새로운 플레이방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그렇게 찾아낼 수 있는 플레이 방법의 예시를 하나 말해주실 수 있나요?
= 물량 덱의 기본 카드인 '쌈닭' 카드가 있어요. 정말 심플하게, 닭 세마리가 나오는 카드죠. 똑같은 기믹을 가진 라쿤 트리오는 수레에서 라쿤들이 내리고 하는데, 쌈닭은 그런 멋있는 연출도 없어요.
그런데, 전용 유물을 장착하면 이 닭들이 적에 닿으면 폭발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자신의 체력에 비례한 대미지를 광역으로 주게 되는데, 이를 활용해서 체력을 늘려주는 모자를 장착시키거나, 영구히 체력을 늘려주는 카드로 닭의 폭발력을 높여줄 수도 있겠고요.
Q. 주인공 캐릭터, 요정이 쓰는 '크라운'도 재밌더라고요. 빵 모양 왕관 있잖아요.
= 독특한 메커니즘까지는 아니지만, 시연에 참여한 플레이어분들이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주인공 캐릭터인 요정이 스킬을 써야 하는데, 덱빌딩이자 타워디펜스가 본래 액션과는 거리가 있는 장르다보니 직접 사용하는 스킬의 범위가 제각각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학습할 것도 많은데, 직관적으로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요정이 사용하는 모든 스킬은 한 범위 안에서 사용하도록 디자인하고, '크라운'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그 범위를 다양하게 바꿀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같은 스킬이라도, 빌드에 따라 다른 느낌이 되도록 고민한 결과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Q. PC임에도 마우스 이용을 제한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추후 플랫폼 확대도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일단 1순위로는 PC와 닌텐도 스위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도 생각은 있지만, UI 등을 재작업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어요. 이번 지스타 시연때도 "이거 모바일로 나오죠?"라고 많이들 물어보셔서...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Q. 지스타에 이어 '버닝비버'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포부와, 검증하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 일단은 난이도? 지스타 버전은 조금 쉬웠던 것 같아서 버닝비버에는 일부러라도 좀 어렵게 가져오려고 했습니다. 지스타가 비교적 대중성이 큰 행사라면, 버닝비버는 좀 더 하드코어 게이머 분들이 오실 것 같기도 했고요.
또, 데모에선 아직 안 보여드린 두 번째 캐릭터가 진짜 매력적으로 뽑혔거든요. 죽은 동물들로부터 해골 병사를 일으키는 네크로맨서 콘셉트인데(?), 버섯 마법 테마도 훨씬 다크하고요. 이 캐릭터도 시연해보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Q. 이전 인터뷰에서 "우리들의 하찮은 이야기를 소중이 여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나는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 하찮은 캐릭터들이라도, 플레이어 안에서만큼은 하찮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내 내성발톱이 안 아픈 건 아니야"라는, 팀의 내부 정서에는 변함이 없고요. 그것을 설득력 있게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기술적인 부분들이 회사에 누작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직관적인 재미를 목표로 한 이 게임을 만들면서 방향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우리는 스토리텔링 시뮬레이션은 만드는 회사'라는 것이요. '포레스트 히어로즈'와는 갭이 커서 어떻게 느끼실지는 모르겠지만, 이 게임을 만들어 봤기 때문에 앞으로도 스토리 게임을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Q. 그렇다는 것은, 앞으로 나올 '우산금지2'를 기대해도 좋다는 뜻...?
= 조심스러운 이야기인데, 만들 계획은 있습니다. '만든다!'는 기사가 먼저 나간 적이 있는데, 아직은 '계획은 있다'에 더 가깝습니다. 하하. 자세한 것들은 아직 논의중인 만큼, 제대로 발표할 수 있을 때 다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산금지 2'는 저희가 정말 잘 만들 수 있을 때, 그 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큽니다. 1편 다음에 바로 만들었다면... 그래도 전작보다는 괜찮았겠지만(?). 더 많은 것을 배운 뒤에 만들면 훨씬 더 좋은 게임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스케일도 더 키워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로 플레이어의 기억에 남기 바라는지 말씀해 주세요.
= 여러 행사에서 게임을 피칭해 보면서 정립한 생각인데, 저희는 강렬한 이야기를 가진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게임은 창문이 아니라 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야기라도, 플레이어들이 창문 밖에서 이야기를 지켜보는 것은 게임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플레이어가 하나의 세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게임과 게임 사이에 미친 영향이 다른 문을 통해 들어왔을 때도 남아잇고, 볼 수 있고, 영향을 주는. 이런 것들을 하기 위해서 후추게임스튜디오는 '스토리텔링 시뮬레이션' 회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들을 저희 이야기에 초대하는 것도 좋지만, '플레이어'의 이야기라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멋있는 사람, 훌륭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즐기는 것도 물론 좋은 게임이지만, (이야기를)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도 게임이 줄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하찮고 소박할지언정, 온전히 플레이어의 것으로 만들어 주는, 그런 게임을 앞으로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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