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적인 기록만 이뤄지는 지금, 게임 자체에 대한 기록도 필요하다

'데이브 더 다이버' 500만 장 판매 돌파 소식이 알려졌다. 싱글 플레이 게임으로는 국내 최고 기록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순위를 검증할 길이 없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게임 산업이지만, 체계적인 기록 관리 시스템은 부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업계엔 '바람의 나라'의 서비스 기간, '배틀그라운드'의 판매량, '아이온' PC방 점유율 1위 기간 등 흥미로운 기록들이 많지만, 공식적으로 인용할 만한 자료는 찾기 어렵다. 게임사 자체 발표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단편적인 정보만 접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게임물관리위원회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공공기관이 '게임기록원' 사업을 추진하길 제안한다. 게임기록원 사업으로 국내 게임 산업의 주요 기록을 수집, 편집, 갱신하는 것이다. 기네스 세계 기록을 참고할 수 있겠다.

특히 국내 최초의 온라인 게임, 최초의 e스포츠 대회, 최고 판매량 게임 등 '최초'와 '최고' 기록들을 우선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이는 게임 산업의 역사를 정립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후대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게임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조사를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가장 오래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 '가장 많이 팔린 게임' 등 주요 기록에는 인증 마크를 부여해 게임사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위 기록뿐 아니라 5위, 10위까지 순위를 확대하고 연도별 기록까지 수집한다면 더욱 풍성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 판매량 집계가 어려운 '스텔라 블레이드'와 같은 게임은 편집자의 코멘터리를 통해 기록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기록원 사업은 단순한 기록 보존을 넘어 게임 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과거의 기록을 통해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잊혀져가는 역사를 늦게나마 남기고,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을 기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