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 블록체인을 공부한 장 대표는 기존 게임머니와 개념이 다르다는 것에 주목했다. 당시 블록체인 사업의 숙제는 '어디에 쓸 것인지'였다. 탈중앙화와 강화된 보안 개념에 끌린 장 대표는 "게임에 접목하면 금상첨화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초기 아이디어는 게임 아이템 거래에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아이템 도용이나 사기도 없어지고, 유저가 편하게 소유할 수 있게 하는 최적의 기술이라고 여겼다"고 소개했다.
가능성을 본 장 대표는 2018년 1월 위메이드 직원 2명을 데리고 자회사를 설립해 연구를 지시했다. 직후인 2018년 2월 비트코인 대폭락이 이어졌다. 당시 상황은 '크립토 윈터'라 불리며 사회적으로 "비트코인은 사기다"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게임업계 내에서도 "이걸로 무슨 아이템을 거래하냐"라는 반응이 나왔으나, 장 대표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크립토 윈터 때에도 사고실험을 해봤으나 결론은 역시 게임에 블록체인이 잘 맞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지난 기간 '블록체인 게임'이 '웹3(Web 3.0) 게임'으로 일부 불렸던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웹3 게임이라는 것은 블록체인 토큰을 적용한 게임을 말하는 것에 불과한데, 실제 블록체인은 그보다 더 큰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며 "결국 지금 있는 모든 게임이 캐릭터와 화폐 등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왜 이렇게 확신하느냐 하면, 간단하다. 경험해 봤으니까"라고 장 대표는 말했다. 이전 회사에서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한 게임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면서 장 대표는 사고실험으로만 생각했던 결과를 직접 봤다. 이를 반박하는 의견으론 잠깐 일어났던 특이한 현상 정도로 볼 수 있다.
장 대표는 "'P2E', '쌀먹'의 결과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실제 게임에서 지갑을 열어 거래한 유저는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그 거래에 동참하지 않았다"며 "다만, 그런 거래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가져다줬다"고 분석했다. 유저 개인이 거래하지 않더라도, 거래가 이뤄지는 플레이에 속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이 더 흥미로워진다는 것이다.
이후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장 대표는 당시 100개 게임 온보딩을 추진했었다. 그리고 40여 개의 게임이 온보딩 되었고, 성공작은 없었다. 이에 그는 "그때도 나의 확신은 줄어들지 않았다"며 "좋은 게임이 나온다면, 잘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한 확신의 결과는 새로운 모바일 MMORPG로 나타났다.
기존 블록체인 게임이 한국과 중국 문화권에서 인기 있던 IP 기반이었다면, 새로운 게임은 IP의 덕을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첫 달 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 대표는 "신규 게임은 기존 게임과 같은 공식으로 서비스를 전개했다"며 "공식의 본질은 게임에 토크노믹스를 적용했던 것"이라 소개했다.
장 대표는 쉬는 기간에도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생각을 끊지 않았다. 그가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블록체인 게임이 하나도 어렵지 않은데, 사람들은 여전히 믿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장 대표는 "사고실험을 할 때도 게임 아이템이 밖으로 나와서 거래가 되고, 다른 게임에 들어갈 수도 있고, 이게 하나도 어렵지 않은데 왜 사람들은 믿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래서 유명 IP 게임 하나로 성공을 보여주고, 완전히 새로운 IP로도 성공을 보여줬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믿지 못하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거로 생각한다"며 "나는 완전히 믿지만,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 블록체인 게임이 될 거라는 믿음, 그 폭발력이 모든 게임을 바꿀 거란 믿음은 전 세계에서 내가 제일 세고, 그렇기에 계속 일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 갈 수 있을 거란 믿음이 가장 강하고, 젠슨 황이 CPU와 다른 연산장치가 필요하다고 여겨 그래픽 카드를 밀고 나간 거처럼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믿음은 내가 제일 세기에 계속 가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PE2 프레임을 벗어나 블록체인 게임으로"

장현국 대표가 현재 다행이라고 여기는 것은 그가 쉬는 동안에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퇴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내 비전은 '오픈 블록체인 플랫폼'인데, 아무도 오픈을 안 하고 있더라"며 "결국 세상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 토큰을 발행할 것이기에 그것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 회사에 있을 때부터 목표였고, 여전히 그것을 이룬 회사가 없기에 내가 선점해야겠다"며 액션스퀘어 최대주주 확보 계획을 설명했다.
장 대표는 지난 사업을 되돌아봤을 때 'P2E'(play to earn) 프레이밍을 아쉬워했다. 업계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P2E 이미지가 굳혀진 이유로는 '엑시 인피니트' 사례가 꼽힌다. 초기 블록체인 붐을 타고 '엑시 인피니트'는 게임성과 무관하게 '돈을 번다'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하루 일당보다 '엑시 인피니트'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다는 소식이 자주 들렸다.
"일반 유저들이 블록체인 게임에 반감이 있다면, 5할은 P2E라는 단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저는 유저대로 싫어하고, 게임사는 게임사대로 싫어하니 P2E라는 이미지 때문에 NFT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선언도 있었다"고 장 대표는 전했다.
그는 "이전 게임을 되돌아보면 활성화 3위, 4위 국가가 미국과 영국이었는데, 그 지역에선 P2E로 먹고살지 못한다"며 "그들은 P2E를 위해 게임을 한 게 아니라, 블록체인 시스템이 도입된 게임이 재밌어서 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P2E라는 빨간딱지가 블록체인 게임의 발전을 몇 년 지체시켰다고 여긴다"고 아쉬워했다.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 '길이라 부르는 길이 다 길이 아니며, 이름이라고 하는 이름이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라는 노자의 도덕경 구절을 장현국 대표는 전하며 "지난 몇 년 벌어진 이 현상을 누군가는 P2E, 누군가는 웹3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블록체인이라고 부르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본다"며 "P2E는 전체 유저 행태를 설명하지 못하는 편협한 용어에 불과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P2E는 게임을 재밌게 만드는 요소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P2E는 재미없는 게임을 재밌게 만들지 못한다. 성공 못 할 게임을 성공시킬 수도 없다"며 "블록체인의 역할을 재밌는 게임을 더 재밌게, 성공할 게임을 더 크게 성공시키게끔 하고, 라이프 사이클이 있는 게임을 더 길게 만들어주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의 역할을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것인데, 왜 재미없는 게임을 내놓고 블록체인 때문에 실패했다고 탓을 돌리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만 집중하는 P2E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에게 진정한 재미와 가치를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게임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게임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게임의 재미를 더욱 증폭시키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액션스퀘어는 앞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그 가치를 더욱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에 적합한 게임 장르는 MMORPG가 꼽힌다. 장 대표는 이 장르에서의 블록체인 게임 성공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 그는 "MMORPG는 실증적으로 검증됐고, 다른 장르도 블록체인이 들어갔을 때 포텐셜이 발현될 거로 생각한다"며 "어떻게 접목할지는 나뿐만 아니라 여러 게임 개발자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모바일 게임도 2007년 아이폰이 나오고 7~8년이 지나서야 대세가 됐다"며 "그사이 수많은 시도가 있었고 대부분이 실패했으나 결국 모바일로 넘어갔듯이 결국 경제 시스템을 갖춘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을 통해 자신들이 가진 포텐셜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현국 대표의 '크로스' 프로젝트

장현국 대표가 내놓은 크로스는 세 가지를 의미한다. 프로젝트 자체의 이름이자, 핵심인 오픈 플랫폼의 이름, 그리고 플랫폼에서 쓰이는 코인의 이름이다. 먼저 이더리움 기반 코인인 크로스는 지난 7일 10억 개가 발행됐다.
장 대표는 "크로스라는 이름에는 게임 내 경제를 외부로 확장하고 경계를 허물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며 "블록체인의 본질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크로스라는 이름의 코인이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며 "블록체인 플랫폼의 상징으로 만들겠다"고 소개했다.
장 대표는 전 회사에서 자신의 급여 전액을 발행한 코인에 투자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번에도 2월로 예정된 '크로스' IEO(초기 거래소 공개)에 직접 참여하여 상당량의 코인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급여로 가상자산을 구매했지만, 이제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 가상자산으로 급여를 지급할 수 있게 됐다"며 "회사와 '크로스' 코인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직원들에게 현금 대신 '크로스'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크로스'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다. 장 대표는 "크로스의 모든 서비스는 글로벌 이용자를 위해 설계되었으며, 국내 시장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 계획은 현재 없으며, 해외 거래소 상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스 프로젝트는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확장 △AI 게임 에이전트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다.
앞으로 장현국 대표는 자체적인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여 다양한 게임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플랫폼을 통해 게임 개발사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쉽게 적용하고, 이용자들은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오는 3월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액션스퀘어는 3월 첫 게임을 런칭하고 6월까지 이어간다. 장현국 대표는 6월까지 오픈 SDK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이후에는 크로스 플랫폼을 원하는 게임사가 SDK를 이용해 직접 런칭할 수 있다. 6월까지 액션스퀘어와 협업이 필요하다면, 이후에는 게임사가 스스로 올릴 수 있다. 이때부터 크로스에 입점하는 게임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장 대표는 기대했다.
이어 텔레그램, 라인과 같은 메신저 플랫폼을 활용하여 유저 접점을 확대하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는 "텔레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며 "텔레그램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을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신저 플랫폼의 특징은 △쉬운 접근성 △개발 용이성 △유저 친화적인 환경이다. 메신저는 이미 수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블록체인 게임을 쉽게 접근하고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장현국 대표는 텔레그램을 통해 유저들이 게임을 하다가 텔레그램에서 바로 게임 토큰을 거래하고, AI 에이전트와 상호작용을 하며 게임 정보를 얻는 등의 미래를 그렸다.
AI 에이전트를 통해 게임 커뮤니티 관리, 토큰 거래 지원, 게임 내 매니저 역할 등을 수행하여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AI는 블록체인 게임의 혁신을 가속할 핵심 동력"이라며 "AI 에이전트를 통해 이용자들은 더욱 편리하고 몰입감 있는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 확보다. 현재 장 대표 주변으로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텔레그램을 통한 게임 사업, AI 에이전트에 관심을 가진 개발자들이 모이고 있다. 이른바 '장현국 사단'이 형성되고 있다. 킥오프에 필요한 인원은 70여 명이다. 장 대표는 매출이 없어도 3년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상한선으로 본다. 이 70여 명이 현재 장 대표의 재산으로 유지할 수 있는 규모다. 이후 장 대표는 매출이 늘어난다면 3년 기준에 맞춰서 인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장현국 대표의 최종 목표는 '공기와 같은 블록체인'이 도입된 게임 서비스다. 유저가 블록체인 시스템을 전혀 몰라도, 과거의 게임을 그대로 플레이를 했는데 어느새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절차인 지갑만 만들고 연동한다면, 이후엔 신경 쓰지 않도록 하는 게 장 대표가 추구하는 블록체인 게임이다.
"되돌아보면 과거 블록체인 서비스를 소개할 때 전문용어를 너무 썼는데, 솔직히 말하면 현학적으로 멋있어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며 "그 부분은 내가 잘못하고 실패했던 거로 생각한다. 유저는 관심이 없다. 우리가 인터넷 작동 원리를 몰라도 일상적으로 편히 쓰는 거처럼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 유저는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더 재밌어질 게임을 그냥 즐기면 된다"라고 장현국 대표는 말했다.
액션스퀘어는 오는 2월 7일 주주총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장현국 대표는 주주의 질문에 답하고 향후 사업 계획을 상세하게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