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4년 게임사 추정 성과를 종합하면 넥슨의 연간 매출 4조 원 돌파, 크래프톤의 'PUBG' IP 지속 성장, 시프트업의 효율적인 사업 성과가 눈에 띈다. 보통 게임사 추정 실적은 증권사들이 예상한 값의 평균값을 의미한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이한 넥슨의 성과는 첫 연간 매출 4조 원 돌파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플스토리' IP는 적극적인 현지화로 해외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 수 이상으로 파악됐다. 신규 IP인 '퍼스트 디센던트'의 매출 70% 이상이 북미 및 유럽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 성과로 넥슨의 북미 및 유럽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상승했다. 넥슨의 글로벌 시장 확대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넥슨 성과에서 핵심 게임은 '중국 던전앤파이터'와 '한국 메이플스토리'다. 넥슨은 장기적 관점에서 두 개의 게임이 오랜 기간 서비스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변경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는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생기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넥슨은 지난해 개선을 완료했다는 판단하에 올해부터 본격적인 업데이트를 실행할 예정이다.
넥슨은 2027년 매출 7,500억 엔(약 6조 8,997억 원) 달성이 목표다. 예상치 기준으로 매출 60% 이상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중국 던전앤파이터'는 이전까지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이었지만, 넥슨은 리바운드를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고 판단한다. PC와 모바일 타이틀 모두 프랜차이즈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크래프톤의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은 '배틀그라운드' IP의 성공적인 프랜차이즈화 결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2025년 여러 모드 업데이트, 콜라보레이션 등으로 '배틀그라운드' 트래픽을 지속 성장시킬 계획이다. '배틀그라운드' 언리얼 엔진5 업데이트, IP 기반 게임 출시가 매출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
교보증권은 크래프톤이 2025년 매출 3조 원, 영업이익 1.3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3월 28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하는 inZOI(인조이) 판매량은 연간 157만 장으로 추정했다. 이어 '다크앤다커 모바일', '서브노티카2' 등 '배틀그라운드' 외의 IP가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했다.
크래프톤은 AI NPC가 적용된 '인조이'에 특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 AI를 통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크래프톤의 향후 계단식 성장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프트업 '스텔라 브레이드'의 지난해 판매량은 교보증권이 150만 장을 넘긴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승리의 여신: 니케'는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에서 업데이트 때마다 꾸준히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시프트업은 두 게임 모두 유력 퍼블리셔에게 서비스를 맡겼다. 성공률을 높이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전략은 성공적으로 작용했고 높은 영업이익률로 돌아왔다.
2025년 시프트업은 '니케' 중국 출시, '스텔라 블레이드' DLC 출시와 PC(steam) 플랫폼 확장을 예정에 두고 있다. 시장에선 '스텔라 블레이드'가 PC 플랫폼으로 확장할 경우 PS 독점 때보다 더 큰 매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니케' 역시 검증된 IP 파워와 텐센트의 퍼블리싱 경험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기존 게임 매출 자연 감소, 퇴직 일회성 비용 증가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엔씨는 예상된 적자로 받아들인다. 앞서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엔씨 홍원준 CFO는 "이번 4분기에 털고 가지 않으면, 내년(2025년)까지 이번 3분기 같은 여러 가지 실망스러운 결과가 지속될 수 있다"라고 예고했었다.
엔씨소프트의 과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개발력 입증과 퍼블리싱 능력 확대다. 예정된 신작으로 택탄, LLL, 아이온2 등이 있다. 이전과 달리 자체 개발이 아닌 외부 개발사로부터 좋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싱 능력도 중요해졌다. 엔씨는 올해 성장의 변곡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난해의 아픔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란 각오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주요 게임사 중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가장 많이 하락할 것으로 예견됐다. '패스 오브 엑자일2'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매출 하락을 모두 막아내진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오딘'과 '아키에이지 워'도 출시 권역별 자연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기존 모바일 플랫폼에서 글로벌 멀티 플랫폼 확장으로 카카오게임즈는 변화를 꾀한다. 카카오게임즈가 재무적 성과를 기대하는 게임은 PC/콘솔 미공개 게임 2종과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프로젝트 Q', '크로노 오디세이'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이다. 이중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올해 게임스컴에서 본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크로노 오디세이'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을 '글로벌 MMO' 기준에 맞춰 개발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거대 세력전, 분쟁 요소는 과감히 없애거나 크게 줄였다. 그러면서 싱글 플레이 콘텐츠를 핵심 축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오픈월드 내에서의 자유로운 플레이와 퍼즐, 탐험 요소 등을 배치하며 기본 로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랫동안 소싱 능력을 키웠다. 경쟁사가 최근 퍼블리싱 능력 확대에 집중한다면, 이미 카카오게임즈는 노하우를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년 많은 회사와 투자 관계를 형성했다. 향후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펄어비스의 2025년은 기대작 '붉은사막' 출시까지 잘 버티는 게 중요하다. 펄어비스가 밝힌 '붉은사막' 출시 계획은 2025년 말(late 2025)로, 12월이 유력하다. 2024년 펄어비스는 적자가 확대됐으나, 올해도 특별한 매출 반등 요소가 없기에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적자 폭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펄어비스의 중요한 과제다. 현재 계획대로면 '붉은사막'의 성과는 2026년 1분기가 되어서야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펄어비스에 긍정적인 요소는 '검은사막' 중국 서비스 안착, '이브' IP 신작, '붉은사막' 이후 이어질 '도깨비'에 대한 기대다. 특히 '이브' IP 신작은 블록체인 기반 경제 시스템을 갖춘 샌드박스 게임이어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친 블록체인 정책과 맞물릴 수 있다. 펄어비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관련 국가별 규제 상황을 살펴보면서 게임을 완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