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라이프2, 디스아너드 등으로 독창적인 비주얼의 게임 속 세계를 그려낸 빅터 안토노프(Viktor Antoinov)가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불가리아에서 태어난 안토노프는 프랑스로 건너가 미술과 디자인 경력을 쌓았다. 특히 건축, 산업 디자인을 작품에 녹여내 현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요소가 공존하는 비주얼을 선보여왔다. 냉전 시대의 건축 양식과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비주얼 디자인은 실제 게임에서도 잘 드러났다. 밸브의 대표작 '하프라이프2'의 주요 배경인 17번 지구는 이러한 안토노프의 작품관을 드러낸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그가 태어난 불가리아에서 영감을 받은 17번 지구는 황폐화된 디스토피아 세계와 소비에드 시대 건축 양식을 살렸다. 통제된 사회 구조라는 게임 내 서사를 잘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안토노프는 아케인 스튜디오에서 비주얼 디자인을 총괄하며 스팀펑크 도시를 창조했다. 빅토리아 시대 런던과 산업혁명 시대 영국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게임 속 도시는 게임의 서사와 분위기를 더욱 깊이 있게 담았다.

단순한 배경을 넘어, 플레이어가 게임의 세계관을 체험하고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안토노프의 철학은 이후 영화로도 이어졌다.

2016년까지 밸브에서 하프라이프, 하프라이프2와 그 확장팩 등의 스토리를 확장해나갔던 마크 레이드로는 16일 먼저 안토노프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디스아너드 개발의 핵심이었던 크리에이티드 디렉터 하비 스미스, 전 베데스다 마케팅 담당 피트 하인즈 등은 애도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