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 리히터(Lynn Richter) Velan Studios 시니어 커뮤니티 매니저

출시 이후에도 커뮤니티와 함께 게임을 발전시켜 나가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개발진 모두에게 흥분되지만 부담스러운 경험이다. 최전선에서 일하는 팀원뿐 아니라, 모든 개발자가 직면하는 도전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상품을 직접 플레이하는 '커뮤니티'와 상호작용하며 게임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듣기에 대단히 합리적이고, 좋은 게임이 되기 위해 필수적인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간 우리는 소통의 문제가 한 게임의 존망을 결정하기도 하는 사례를 수도 없이 봐왔던 것도 사실이다.

'넉아웃 시티'를 거쳐 '미드나잇 머더 클럽' 등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커뮤니티 매니저로 활약중인 린 리히터는 이번 GDC 2025에서 커뮤니티 매니저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 관리 강연을 준비했다. 이날 그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은 무엇이며, 커뮤니티 팀은 언제 구축하는 것이 좋은지, 또 개별 팀원들은 커뮤니티와 상호작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등을 세세하게 풀어냈다.

▲ 일단, 커뮤니티 매니저를 고용하자(?)

린 리히터는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통해, 출시 전 준비 단계와 팀 실행 단계, 그리고 출시 후 커뮤니티 상호작용 세 파트로 강연을 이어나갔다.

출시를 준비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커뮤니티 관리자(매니저)가 조기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상 출시일로부터 1년 전에 커뮤니티 관리자를 고용하면 주요 개발팀과의 관계 구축은 물론, 개발 주기와 커뮤니티 피드백을 통합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린 리히터는 '넉아웃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오픈베타 일주일 전에 팀에 합류했다. 당시에는 초기 준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후 'Probably Monsters' 프로젝트에서는 플레이테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개발 주기 사이에 작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커뮤니티 관리자의 ROI(투자 대비 성과)를 정량화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그는 사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커뮤니티의 독성(Toxicity) 감소, 플레이어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 개발진과 커뮤니티의 소통을 더욱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커뮤니티 관리자의 역할이다

출시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개발 팀의 커뮤니티 참여의 중요도도 올라간다. 린 리히터는 플레이어 커뮤니티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부서의 대표자가 최소 한 명은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전했다.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직접 수집하고, 회의를 통해 모든 부서가 이를 공유할수록 플레이어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커뮤니티 팀은 각 부서에 일정 수준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제공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커뮤니티 팀은 각 개발 부서 사이에 존재하며, 개발진이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것을 더욱 부드럽게 이끌어주는 윤활제 역할을 한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시나리오를 전제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각 개발진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도 있다. 이상적으로 커뮤니티가 구축된다면, 게임을 다른 이들에게 널리 퍼뜨리는 역할을 해줄 옹호자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확산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커뮤니티 팀의 역할이다.

린 리히터는 이러한 과정에서, 개발진이 커뮤니티와 교류할 준비가 되고, 또 편안하도록 느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라이브 서비스에서 출시는 곧 시작이며, 실수가 있더라도 투명하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 사례는 과거 '넉아웃 시티'의 커뮤니티 교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발 부서에서는 게임 내에서 탄약이 너무 자주 스폰되는 현상에 대해 수정하기를 원했지만, 오히려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탄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컸던 적이 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탄약 스폰을 줄이는 대신, 탄약이 스폰되는 지점을 더욱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발표자에 따르면, 이는 개발진의 니즈와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효과적으로 절충할 수 있었던 사례다.

커뮤니티 옹호자의 중요성에 대한 사례도 소개했다. 유료 게임이었던 '넉아웃 시티'가 전격 무료 서비스를 발표했을 때다. 당연히 이미 게임을 구매한 커뮤니티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잔뜩 나올 수 밖에 없었던 민감한 사항이나, 커뮤니티 옹호자들이 무료화에 대한 긍정적인 이유를 설명해 오히려 더 많은 플레이어 참여로 이어졌다. 린 리히터는 이것이 라이브 서비스 게임 출시 전후로 커뮤니티 정서를 관리하는 것이 큰 자산이 될 수 있는 사례라고 밝혔다.


출시 이후에도 커뮤니티 관리자와 팀의 역할을 지속된다. 꾸준한 소통과 피드백 처리는 기본이며,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서비스되는 게임인 만큼, 개발진의 번아웃을 예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긴밀하고 투명한 커뮤니티 운영도 강조했다. 그저 Todo리스트 정도로 사소한 로드맵이나, 현재 개발중인 사항의 단편적인 모습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커뮤니티는 게임에 애착을 가지고, 함께 게임을 만들어나간다는 정서를 공유할 수 있다. 특히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커뮤니티와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만들 경우 그 효과는 배가된다.

또한, 커뮤니티 팀의 성과가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만큼, 전략 실행에 따른 변화를 시간에 따라 측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린 리히터는 "계획과 실행이 완벽하지 않아도 언제든 성공적일 수 있다.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것보다는 완벽하지 않은 게 낫다"며, "넉아웃 시티의 경우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한 (현재는 사설 서버 에디션만 제공되고 있다) 이후에도 다시 부활해 달라는 커뮤니티의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 QR코드를 통해 강연자가 첨부한 위기 관리 가이드, 미디어 트레이닝 매뉴얼을 참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