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STATE OF PLAY에서 발표된 신작, '멸망의 파도(Tides of Annihilation)'는 공개와 함께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수준 높은 비주얼과 호쾌한 액션을 선보인 트레일러는 공개 한달이 지난 현재 약 132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을 만들고 있는 회사가 중국의 신생 개발사라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멸망의 파도'를 개발하고 있는 이클립스 글로우 게임즈는 중국 청두를 기반으로 하는 개발사로, 텐센트의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글로벌 콘솔, PC 게임 제작 경험을 보유한 100여 명의 개발자들 중에는 세가, 유비소프트, 게임로프트 등 굵직한 기업 출신들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중인 GDC 2025 현장에서는, 이클립스 글로우 게임즈의 공동 CEO이자 COO를 겸임하고 있는 아리 첸(Ary Chen)을 만나볼 수 있었다. "플레이어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행복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전한 그에게서 현재 개발중인 타이틀 '멸망의 파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먼저 스튜디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멸망의 파도'를 개발하고 있는 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아리 첸 = 이클립스 글로우 게임즈는 중국 청두에 위치한 게임 스튜디오로, 100여 명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팀원 대부분은 PC와 콘솔 게임 개발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고, 핵심 멤버들은 세가, 유비소프트, 게임로프트 등에서 글로벌 게임을 개발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용과 같이 제로', '포 아너', '어쎄신 크리드', '페르소나', '페르시아의 왕자' 등 유명 타이틀 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튜디오의 첫 번째 작품인 '멸망의 파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Q. 신생 스튜디오로서는 AAA, 또는 이에 준하는 싱글플레이어 경험을 개발한다는 선택이 다소 과감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중국 게임의 시장 상황이나 트렌드를 봤을 때도 이례적인데,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와 스튜디오의 장기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아리 첸 = AAA 게임 시장 진출은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멸망의 파도'는 현재까지 약 3년 간 개발 중인 타이틀이었고, 최근 소니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를 통해 처음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선보인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아주 간단하다. 행복하게 좋은 게임을 만들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 우리는 개발자이면서 동시에 게이머이기도 하다. 게임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만드는 과정을 즐길 수 있고, 또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덧붙이자면, 우리는 스스로를 꼭 트리플에이(AAA) 스튜디오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첫 게임을 개발하는 신생 회사일 뿐이고, 그저 플레이어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다.

Q. 실제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발표 이후, '멸망의 파도'는 대단한 주목을 받았다. 판타지가 접목된 런던의 배경과 아서왕 전설을 독특하게 결합하는 영감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하다.
아리 첸 = 런던과 아서왕 전설을 선택하기로 결정한 건, 우리가 구상한 전투, 게임플레이, 세계관 디자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영감이라면, 프로듀서의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다.
우리는 아주 독창적이면서도 전투가 중심이 되는 액션 어드벤처 경험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은 '동료들과 단결해 전투하는 방식을 창조한다'는 우리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멀티플레이는 고려하지 않았고, 싱글플레이지만 협동을 하는 느낌을 주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콘셉트 아래에서 런던과 아서왕, 왕을 지키는 기사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울렸다고 보시면 좋겠다.
런던을 배경으로 한 이유라면, 아서왕 전설이 영국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요소를 제공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Q. 아시아 스튜디오로서, 런던이나 아서왕 전설을 재해석할 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
아리 첸 = 중국 스튜디오로서, 우리는 영국의 문화와 역사를 깊이 존중한다. 개발 과정에서 수 많은 책과 자료를 연구하는 과정을 거쳤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에는 런던에 직접 찾아가 소규모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현지 플레이어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몇몇 팀원들은 자발적으로 현지 조사를 통해 도시의 분위기를 담으려 했고.
앞으로도 이 게임에서 특별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런던의 매력을 선사하고 싶다. 런던이라는 국제적인 도시와 아서왕 전설은 세계 문화와 역사에서도 중요한 부분이지 않나. 그리고 지금까지 여러 다른 나라 개발자들이 런던의 모습을 재해석하는 것을 보아 왔듯, 우리 역시 중국 스튜디오의 관점으로 독특한 시선과 경험을 전 세계에 선보이고 싶다.

Q. 공개된 트레일러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면 호쾌한 액션이 확실히 전해졌다. 특히 '스펙트럴 나이트' 시스템에 대해 좀 더 부연해 줄 수 있을까?
아리 첸 = 우리는 싱글플레이 경험 위에 팀 전투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그 중심에 '기사' 전투 시스템이 있다. 매끄러우면서도 빠른 페이스를 가진, 따라 하기 쉬운 전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플레이어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
Q. '검은 신화: 오공' 등이 글로벌적인 성과를 기록하면서, 최근 중국의 게임 산업이 서구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멸망의 파도'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리 첸 = 개인적으로도 더 많은 중국 개발자들이 글로벌 PC, 콘솔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 이는 다른 중국 게임 제작자들에게 큰 자신감을 줬고, 또 전 세계 게이머들이 중국 개발자들의 창의력과 스토리텔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줬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이러한 분위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전 세계 플레이어들이 중국 개발자의 혁신과 잠재력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국가를 떠나 역사적으로 성공한 게임들을 살펴보면, 성공의 핵심은 플레이어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또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이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최고의 품질을 플레이어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Q. 아직 정확한 출시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데모나 베타 테스트 계획이 있을지 궁금하다.
아리 첸 =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발표 이후 전 세계 플레이어로부터 많은 지지와 피드백을 얻었다. 현재 팀은 그 피드백을 신중히 평가하며 게임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순차적으로 주요 발표 계획이 있을 테니, 공식 채널 등을 통해 소식을 기다려 주시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게임 출시를 기다리는 액션 어드벤처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아리 첸 = 게임 공개 이후 전 세계 플레이어들에게 받은 성원과 피드백은 정말 감동적이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관심과 애정이야 말로 스튜디오가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심 덕분에 우리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고, 그 모든 피드백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그웬돌린의 미모 덕분인지(?), '멸망의 파도'에 대한 한국 플레이어들의 반응도 정말 뜨거웠다
아리 첸 = 하하하. 그런데 정말로, 우리는 한국 시장을 '멸망의 파도'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 더 많은 마케팅과 노력을 투자할 계획이 있는 만큼, 모쪼록 관심을 가지고 소식을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