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2000년대를 추억하는 게이머 사이에서 빠질 수 없는 그 이름, SNK가 오는 24일 '아랑전설: 시티 오브 더 울브스'을 정식 출시한다. 그 시절 게이머들의 가슴을 불태운 SNK, 그 전설의 시작점인 '아랑전설'의 이야기가 26년 만에 다시 부활하는 셈이다.

그만큼 막중한 무게를 짊어진 '아랑전설 CotW'는 최초 공개 당시부터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젠 킹 오브 파이터즈 캐릭터로 친숙해졌지만, 원래 테리 보가드나 시라누이 마이 같은 캐릭터들의 활약은 아랑전설에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게이머들을 사로잡는 SNK 캐릭터 디자인과 그 노하우의 시발점이었던 만큼, 3D에서 이를 다시 되살려내는 것은 SNK와 그 팬에게 있어 중대사였다. 그리고 SNK는 그간의 3D 워밍업을 마치고 이번 '아랑전설 CotW'로 다시금 새로운 전설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코믹스풍으로 근본 스타일 살린 '아랑전설 CotW'

잠시 시간을 돌려서 '아랑전설'이 출시되던 시기를 되짚어보자. 80년대 후반~90년대 초, 미국 코믹스의 영향력이 일본에서도 알음알음 있었던 시절이고, 일본 게임사들이 자국을 넘어 북미권까지 진출하기 위해 여러모로 고민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에 대한 해답 중 하나가, 미국을 배경으로 한 격투 액션 게임이었다. SNK는 거기에서 암흑가 고수에게 양아버지를 잃은 형제의 복수라는 코어 스토리와 로망을 응축한 캐릭터를 더한 '아랑전설'로 한 단계 진화시켰다. 그리고 수 년에 걸쳐 한 차례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아랑: 마크 오브 더 울브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막 시작한 찰나, 아쉽게도 그 맥이 끊기고 말았다.

그 이야기를 다시 '아랑전설 CotW'로 시작하는 만큼, SNK는 그 근본 스타일을 되살리고자 했다. 미국에 있는 가상의 도시 '사우스 타운'을 무대로 한 격투 대회와 길거리 싸움이라는 테마에 맞추기 위해 선이 다소 굵은 미국 코믹스풍에 가깝게 캐릭터를 빚어냈다. 컷신도 미국 코믹스가 떠오르는 구도와 연출로 스타일을 살렸다.

그 과정에서 그간 SNK가 선보였던 다소 투박한 3D 그래픽 스타일을 그 느낌에 맞춰서 갈고 닦은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를 보면서 다른 임팩트가 느껴졌다. 아울러 시네마틱 컷신은 최소화하면서 코믹스 컷신과 일러스트를 배합해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이끌고 간 부분도 꽤나 인상 깊었다. 이전에 SNK가 여러 차례 섣부르게 시도했다가 오히려 몰입감을 망쳤던 부분이 시네마틱 컷신이었는데, 이를 줄이고 예전부터 자신 있던 2D의 영역을 확대해 효과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결국 시네마틱 컷신도 각 캐릭터의 대사와 스토리를 보기 위한 장치인 만큼, 다른 방식으로 대체해서 효과를 뽑아낸 SNK의 과감한 선택은 유효했다.


▲ 코믹스식 컷 연출과 선이 거칠고 굵은 이펙트, 클로즈샷의 적절한 분배로 임팩트를 더했다


발전한 그래픽과 시스템으로 초보부터 올드팬까지 어필
▲ 그 옛날 쿄와 이오리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과 비슷하겠지...신캐에게서 친밀감이 느껴지는 걸

그렇게 평가할 수 있던 이유는, 이펙트 및 디테일은 확실하게 보강해서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었다. 신규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그 중 하나인 프리차의 대사를 잠깐 빌려오자. "팔에서 허리케인이 나간다니, 멋지잖아?" 아마 프리차가 쿄를 만났다면 달라졌을 것 같긴 한데, 어쨌거나 그렇게 초인적인 격투를 멋진 도트로 풀어냈던 것이 SNK의 저력 중 하나였다.

이를 3D에 와서 만족스럽게 풀어내지 못했지만, '아랑전설 CotW'에서는 확실히 진전이 느껴졌다. 그 옛날에 팔랑거리던 비닐이 떠오르던 불꽃이나 옥수수껍데기 같았던 허리케인 표현은 말 그대로 옛날의 일이다. 이제 프리차가 저런 말을 하는 게 이해가 될 만큼 확실하게 그 이펙트를 뽑아냈다.

이펙트를 강조한 또다른 이유는, '아랑전설'은 그간 캐릭터의 전신에 다양한 이펙트가 들어가는 시스템을 축적한 시리즈이기 때문이었다. 이를 3D에서도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게임 경험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번 '아랑전설 CotW'는 REV 블로, REV 액션, REV 가드, 오버히트 등 박력 있는 격투를 선보이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마련해둔 만큼,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했다. 그에 걸맞는 위력이나 효과를 화면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임팩트가 전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확고히 잡고 간 만큼, 대전 격투에서 중요한 '타격감'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는 튜토리얼은 물론

▲ 스마트 콤보 외에도 다른 콤보까지 익힐 수 있는 미션 모드까지 착실히 갖췄다

겉으로 드러난 부분에 대해 이렇게 설명을 치중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SNK는 코어 시스템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3D 시대에 와서 그 외견을 미처 다듬지 못해 평가절하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아랑전설 CotW'는 그간 SNK 게임을 접하지 못했던 신규 유저층부터 올드팬까지 아우를 저력이 확실한 게임이었다.

최근 대전 격투 게임이 커맨드 시스템과 콤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위해 이를 간소화하는 추세인데, 그에 맞춰 '아랑전설 CotW'에도 '스마트 스타일'을 선보였다. 약손 연타로 기본기 콤보로 시작되는 콤비네이션 어택을, 스마트 어택 연타로 기본기와 REV 액션 콤보를 이어가는 스마트 콤보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끔 한 것이다. 보통 그런 콤보는 그야말로 '기본'이기 때문에 여기에 무언가를 추가해야 만족스럽게 대미지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아랑전설 CotW은 달랐다. 전문가들의 풀콤보만큼은 아니더라도, 어줍잖게 연습한 콤보 못지 않은 대미지를 쭉쭉 뽑아냈다.

▲ S.P.G 상태면 기본 스마트 스타일 콤비네이션 어택만으로도 이 정도로 대미지가 나온다

아울러 초보도 상대가 각종 얍삽이나 농락질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뚫고 들어가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스템들도 마련됐다. 일례로 2D식 대전 격투 게임에서 장풍을 막 쏴대며 소위 '니가 와'하는 유형은 그 게임의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는 초보들이 처음에 겪는 관문이다. 점프하자니 대공기로 격추되고, 가드하자니 계속 맞는 이지선다에 처하기 일쑤다. 그럴 때에 S.P.G 상태에서 'REV 블로'를 활용, 장풍만 믿고 있던 상대를 바로 응징한 뒤 가까이 가서 본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초보들이 많이 당하는 하단 짠손 짠발 얍삽이도 회피 공격 버튼 하나로 '딸깍' 대처가 가능했다. 그게 정통으로 먹혔을 때 슬로우 모션이 되면서 임팩트가 강렬하게 전달되는데, 이는 카운터 판정이 갑자기 나와서 초보들이 허둥지둥하다 아무 것도 못하는 사태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물론 이렇게 초보자를 위한 요소만 강조되면 고수들에게 썩 달갑지는 않다. 조금 결이 다르긴 하지만, 최근 대전 격투 게임계 화두인 '건강박수' 같은 사태가 떠오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아랑전설 CotW'는 처음부터 치밀하게 설계한 게임이었다. 앞서 언급한 스마트 스타일은 결국 기본 입력키를 줄인 만큼, 특유의 거리재기나 패턴 대응이 제약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REV' 시스템은 강력한 대신 계속 사용하면 오버히트가 되어 한동안 사용이 불가하다. 건강박수처럼 무지성으로 내질러서 그것만으로 승부를 보지 못하게 제약을 건 셈이다.

▲ 하단 짠손은 회피 공격이면 바로 응징 가능

아울러 이 부분은 무한에 가까운 콤보로 고수가 초보를 농락하는 걸 방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결국 강력한 콤보를 넣기 위해서는 REV 액션을 쭉 넣어야 하는데, 결국 오버히트가 되면 이를 쓰지 못해서 어느 시점에서 중단될 수밖에 없다. 오버히트 상태면 가드 크러시 당할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이를 풀어내려고 적극 공세를 펼치게 되는데, 이때가 어찌 보면 초보가 반격할 수 있는 기회였다. 고수의 가드를 뚫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공격할 때는 REV 블로 같은 수단으로 어떻게 반격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어느 정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빠른 템포 속에서 S.P.G나 REV 게이지, 파워 게이지를 살펴보는 시야가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여러 시스템의 도입으로 손에 다소 여유가 생겨서 운영이 가능해졌고, 게임 전반을 살펴보며 풀어가는 맛이 초반 단계에서부터 체감됐다.

▲ 무작정 콤보하다가 오버히트가 되면 제약이 생기니, 적절히 조절하는 운영이 관건이다


호날두, 가나치 등 실존 인물 캐릭터도 무난하게 들어온 드림 매치
▲ 아니 근데 형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은

아마 대전 격투 팬이라면 앞서 언급한 부분은 이미 테스트를 통해 체험했을 테니 사족일지 모르겠다. 더 신경이 쓰이는 건 갑작스럽게 등장한 호날두나 가나치 같은 캐릭터일 테니 말이다. 대전 격투 게임에 타사의 캐릭터를 넘어 실존 인물이 연기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건 드물지 않았지만, 실존 인물 본인이 캐릭터화되서 등장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특히 '아랑전설'처럼 캐릭터 간 스토리와 관계도를 상당히 짜임새 있게 정립한 시리즈는 더더욱 그랬다. 자칫 세계관과 스토리,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해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SNK는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이 두 캐릭터를 적절히 배치했다. 우선 호날두는 스토리와 연관이 있는 아케이드 모드 및 EOST에서는 제외했다. 살바토레 가나치는 스토리 모드에는 배치했지만,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 외부인으로 설정했다. 싸움을 좋아하는 음악가로 그냥 킹 오브 파이터즈 대회에 참가해보았고, 그곳에서 작중 캐릭터들과 대결하며 우정을 쌓고 거기에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었다는 식으로 무난하게 풀어낸 것이다.

▲ 강슈팅에 Siuuuuuu로 마무리까지 완벽하다

▲ 그 슛을 날리던 발로 시원하고 강력한 콤보까지 갖췄다

통상 실존 무술을 모티브로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풀어내는 게 대전 격투인 만큼, 그와는 전혀 다른 종목을 어떻게 풀어낼지도 관건이었다. SNK는 이미 '아메리칸 스포츠팀'이라는, 타 종목과 격투기를 엮은 캐릭터들을 만든 적이 있었던 만큼, 이 부분은 상당히 자연스럽게 엮었다. 호날두는 특유의 무회전킥으로 공을 장풍처럼 날리는 기술 외에도 특유의 '촙' 드리블을 돌진기로 쓰거나 상대의 헛방을 유도하며 제치는 모션을 잡기로 쓰는 등 독특한 스타일과 대전 격투의 기본기를 잘 융합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가나치는 격투 게임에 흔히 나오는 허당 개그캐에 가까운 스타일로 나와서 초보가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엉성하고 큰 모션 때문에 패턴이 읽히기 쉬웠고, 기본기와 장풍의 리치가 상당히 짧아 견제하기도 어려웠다. 그렇지만 대공기 '에어 스윔'이 말 그대로 공중으로 떠서 수영하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한 번 띄우면 콤보를 스타일리시하게 넣기 편했다. 아울러 반격형 초필살기도 갖춰서 상대의 벽몰이나 견제도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 아케이드 모드에도 출연하지만 그냥 카메오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 엉성하게 보이지만 대공 추격이 그만큼 쉽다는 소리니 얕볼 수 없다

이 두 캐릭터는 어찌 보면 이번 작에 깜짝 등장한 카드고, 시리즈 전체에 등장할지는 미지수다. 그런 만큼 '프리차'와 '복스 리퍼' 이 두 신규 캐릭터가 어떤지가 관건일 것이다. 둘 다 각각 전작에 등장했던 죠 히가시와 그랜트의 제자인 만큼, 그 둘과의 연결고리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 과제는 꽤나 성공적으로 수행됐다. '복스 리퍼'는 그랜트의 트레이드마크인 흉조인-멸소비찰 콤보, 마신원월륜은 물론 히든 기어를 발동할 때 반쯤 깨진 그랜트의 가면을 쓰면서 스승과의 연결고리를 보여줬다. 그렇지만 육중하고 큰 체구로 길게 뻗어 나가는 그랜트와 달리 리치는 좀 짧지만 빠르고 격렬한 스타일로 재해석하면서 색다른 감각을 느끼게 했다. '프리차'도 죠 특유의 스크류 기술을 조금씩 바꿔서 시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파생기로 연결하는 '서큘러 스텝'으로 좀 더 복잡한 운영이 요구되는 또다른 스타일을 전개해나갔다. 특히 프리차는 지식에 대한 탐구열을 보여주는 대사와 큰 키에서 뻗어나오는 시원시원한 공격 등 여러 요소들을 대비하면서 독특한 매력을 구축해나간 모습이 엿보였다.

▲ 스크류 어퍼...가 아닌 스크류 아르키메데스의 나선 받아라

▲ 빌리의 봉이 신기하다는 걸 이제야 지적하는 캐릭터라니, 그것도 죠의 제자가 그럴 줄은

여기에 색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할 수 있는 EOST 모드와 2라인 배틀도 아랑전설 CotW의 또다른 킥이었다. EOST 모드는 사우스 타운을 누비며 여러 적들과 싸우면서 캐릭터 각각의 사이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모드다. RPG처럼 각 캐릭터의 레벨을 올린 뒤 여러 특성을 장착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배틀을 즐길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회피 공격을 강화, 회피 공격이 히트하면 상대가 무조건 공중으로 뜨게 해서 확정 콤보를 넣는 것도 가능했다. 그런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무난하게 공격력 강화 특성을 장착해 더 높은 대미지로 압박하거나, 일정 확률로 파워 게이지를 대폭 높여줘서 초필살기를 더 자주 꽂아주는 식으로 전개해도 무방했다.

여기에 아랑전설 초창기의 근본이었던 2라인을 도입한 2라인 배틀도 상당히 신선했다. 3D 횡이동과 유사하지만 잡기까지 피하는 라인 이동과 이를 추격하는 공격기, 그리고 그 추격기를 상쇄하는 기본기라는 가위바위보 수 싸움은 또다른 재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간의 2D 격투 게임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 발전한 시리즈에서는 이젠 낯선 형태지만, 그렇기에 새롭게 리프레시하며 즐길 수 있는 포인트로 봐도 좋았다.

▲ 사우스 타운 각지를 돌아다니며 여러 상대와 대전을 하고

▲ 획득한 스킬들 중 자신에 맞는 것을 선택해서 장착한 뒤 색다른 스타일로 즐기는 EOST

▲ 원래 저스트 디펜스에 없는 튕기기가 추가되는 등, 그 변화의 폭이 넓다


'아랑전설 CotW', SNK 완전 부활을 향한 도약

그간 SNK와 그 신작을 논할 때마다 항상 '부활'이라는 단어가 언급됐다. 그도 그럴 것이, SNK는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 초를 상징하는 게임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 위상을 되찾기 위한 SNK의 고난과 집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런 차원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 이 말이 그만큼이나 어울리는 회사는 없을 거다. 물론 그 '밉다'는 게 증오가 아닌, 애정에 훨씬 많이 기울어 있긴 하다. 제발 다시 한 번, 그 좋았던 시절처럼 명작을 만들어달라는 호소와 소망도 섞어서 말이다.

그 염원이 닿았는지, 이번에 선보인 '아랑전설 CotW'는 이제 그 단어가 사족이 될 것 같다는 희망을 주었다. 100%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그간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SNK의 고찰과 이를 메우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엿보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시스템으로 확고히 구축하면서 재미를 살렸다. 초보들도 쉽게, 하지만 소위 무지성 플레이에 매도되지 않게 적절히 조율한 스마트 스타일과 REV 시스템의 설계는 절묘했다.

여기에 부족했던 싱글플레이의 아쉬움은 EOST와 트레이닝 미션, 그리고 '클론'으로 달래줬다. 특히 이번에 놀란 건 '클론'의 완성도였다. 이미 이런 시도는 SNK가 '사무라이 쇼다운'에서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어스퀘이크의 얍삽이에 매번 털리는 정도라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번 '아랑전설 CotW'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SNK에서 마련한 클론도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얍삽이는 잘 가드해냈고, 콤보는 칼 같이 잘 들어왔다. 리버설에 대비해서 접근하다가 갑자기 백스텝하는 그런 테크닉도 있었다. 물론 하다 보면 어느 정도 파해법이 보이긴 하지만, 학습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 '클론'의 핵심인 만큼 24일 정식 출시 이후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가 됐다. 이제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빛을 향해 한 발짝 내딛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기자이기 전에 그 옛날 전성기를 기억하고 있는 유저이자 팬으로서, SNK가 부디 이런 행보를 계속 이어가주길 바란다.

▲ 미니게임 등 자잘한 부분도 잘 갖춰둔 아랑전설 CotW,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