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세트, DK는 탑 라인에 제이스를 선택하며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한 스플릿 푸쉬 전략을 가동했다. 반면 DRX는 럼블, 오로라, 렐을 조합하여 한타에서의 응집력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경기 초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DK의 정글러 '루시드'가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균형을 깨뜨렸다. 탑 라인 교전과 미드 라인 전투에 연달아 개입하며 DRX의 핵심 챔피언들을 잡아내는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것. 그러나 DRX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공허 유충 전투에서 먼저 과감하게 싸움을 걸어 3킬을 획득하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DRX의 저돌적인 판단이 빛을 발하며 1세트의 흐름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팽팽한 균형 속에서 양 팀은 더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경기 템포를 끌어올렸다. 그러던 중, DRX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정글러 간의 대각선 동선이 엇갈린 상황에서 DK는 잘 성장한 나피리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DRX는 이렇다 할 이득을 챙기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미드 1차 타워 철거를 욕심내던 DRX 바텀 듀오가 DK의 노련한 플레이에 발목이 잡히며 순식간에 전사하고 말았다. 이 전투의 승리로 DK는 '아타칸' 오브젝트를 차지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듯했다. 하지만 DRX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후 벌어진 한타에서 DRX 역시 승리하며 끈질기게 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지 못한 채 1세트는 결국 장기전으로 흘러갔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순간, DK는 드래곤 영혼을 DRX에게 내주는 대신 바론을 가져가는 다소 도박적인 전략을 감행했다. 그러나 DRX는 순간이동 스펠을 활용한 탑, 미드 챔피언들의 발 빠른 합류로 드래곤을 처치하고 곧바로 바론 지역으로 향했다. 결국, 영혼을 내준 DK와 바론을 노리는 DRX 간의 피할 수 없는 한타가 벌어졌고, DRX는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며 귀중한 1세트 승리를 차지했다. 특히 레드 진영에서 거둔 DRX의 승리였기에 그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2세트, DRX는 후반 캐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빅토르와 암베사를 중심으로 조합을 구성했다. 하지만 초반 바텀 라인 교전에서 DRX 바텀 듀오가 손해를 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첫 번째 공허 유충을 모두 내줘야 하는 위기의 순간, '테디' 박진성 선수의 진이 W 스킬로 극적으로 스틸에 성공하며 팀에 귀중한 이득을 안겼다. 이어진 전투에서도 DRX는 이득을 챙기며 기세를 올리는 듯했다. 특히 후반 핵심 캐리 역할을 맡은 빅토르가 3킬을 기록하며 DRX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DK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드래곤 스택을 빠르게 쌓으며 운영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탑 라인의 레넥톤은 DRX의 암베사를 강하게 압박하며 사이드 라인에서 우위를 점했다. DK는 협곡의 전령을 먼저 가져왔지만, 이어진 드래곤 싸움에서 체력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드래곤을 DRX에게 내줘야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DK는 미드 1차 타워를 파괴하고 DRX의 핵심 딜러인 빅토르를 잡아내는 성과를 올리며 손해를 최소화했다.
2세트의 승부처는 '아타칸' 오브젝트를 두고 벌어진 치열한 전투였다. 양 팀의 날카로운 견제 속에서 DK의 '쇼메이커' 허수 선수의 탈리야가 결정적인 순간 W 스킬로 DRX의 핵심 딜러인 빅토르를 정확하게 적중시켰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DK는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며 아타칸과 바론을 동시에 획득,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바론 버프를 활용한 DK는 이어진 바텀 2차 타워 공략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2세트 승리를 가져갔다. 특히 이날 '에이밍' 김하람 선수의 미스 포츈은 두 번의 쿼드라킬을 기록하는 놀라운 캐리력을 선보이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마지막 3세트, DRX는 초반 바텀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다이브를 시도하며 DK를 강하게 압박했다. DRX는 이른 시간 드래곤 스택을 쌓으며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17분경 바텀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DRX는 다소 길게 턴을 소모하는 실수를 범했고, 이 틈을 놓치지 않은 DK는 3킬을 획득하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DRX가 드래곤 3스택을 쌓은 상황에서 다시 한번 한타가 벌어졌지만, DRX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듯 제대로 된 포지션을 잡지 못한 채 대패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드래곤 스택까지 DK에게 빼앗기며 이제 완전히 DK 쪽으로 흐름이 기울었다. DK는 침착하게 DRX의 공세를 받아넘기며 '아타칸' 오브젝트를 차지했고, 이후 안정적인 스노우볼링을 통해 3세트 승리를 확정 지으며 길었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