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써쓰 장현국 대표의 경영 철학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국식 거버넌스' 도입이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장 대표는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재무적 성과, 비전, 성장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미국식 거버넌스를 꼽았다. 그는 미국식 거버넌스를 '주주 이익 우선주의'와 '책임 경영'으로 정의하며, 이를 넥써쓰의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 넥써쓰 장현국 대표

최근 정부의 이사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 장 대표는 아쉬움을 표하며, "미국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CEO가 자리를 지키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게임사들의 저평가된 주가와 밸류에이션 문제를 지적하며, "국내 상장사는 모든 주주의 이익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식 거버넌스의 단기 이익 중심주의 비판에 대해 장 대표는 장기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낸 사례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그는 애플의 팀 쿡,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등 장수 CEO들의 혁신 사례를 들며, 한국 역시 책임 경영과 주주 중심 거버넌스를 통해 기업 가치를 향상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는 현재 한국 게임 산업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도 투자자 관점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주력 BM인 '매운맛 부분 유료화'의 한계를 지적하며, "첫날 매출이 최고점을 찍고 이후 하락하는 구조는 투자자에게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흥행한 모바일 MMORPG조차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장 대표는 '부분 정액제' 모델을 제시하며, "부분 정액제는 유저 기반을 확대하고 게임의 수명을 10년, 20년으로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여 유저가 게임 내 경제를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게임의 재미와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넥써쓰의 또 다른 축은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다. 장 대표는 AI가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이미 활용되고 있는 AI 기반 게임 개발(코딩, 그래픽, 시나리오 등). 둘째, AI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델. 셋째, 게임 플레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다.


특히 그는 AI 에이전트에 주목했다. 넥써쓰는 '라그나로크: 몬스터월드'의 게임 토큰 '제니'를 관리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이 에이전트는 텔레그램, 디스코드, X 같은 기존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대화형으로 작동하며, 유저가 토큰 거래나 게임 플레이를 쉽게 관리하도록 돕는다.

초기 AI 에이전트는 학습이 부족해 단순하지만, 지속적인 발전으로 게임 경험을 혁신할 것이라고 장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이는 게임과 블록체인 경제를 더 쉽게 만들어주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게임 내 경제를 관리하며, 온체인 인센티브(토큰 보상 등)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게임 내 토큰 보상이 유저 보답의 새로운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보며, "게임 플레이뿐 아니라 커뮤니티에서의 재미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유저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넥써쓰 송재경 고문(엑스엘게임즈 창업자)

넥써쓰의 또 다른 기대주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창업자 겸 전 대표의 합류다.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던 송재경 전 대표는 현재 넥써쓰에서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장 대표는 그를 "천재적인 개발자"로 평가하며, AI와 블록체인이 결합된 새로운 게임 문법을 창조할 인물로 기대했다.

장 대표는 "송재경 고문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 부분 정액제와 유저 중심 경제에 대한 그의 통찰이 넥써쓰의 게임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 고문은 현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필요할 때마다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이다. 장 대표는 "언젠가 그가 새로운 게임을 제안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국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강하다는 점을 이미 여러 사례에서 증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법원에서 중국 게임사를 상대로 승소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중국 내 강력한 인맥을 바탕으로, 경쟁자들과도 소통을 유지하며 협력을 모색한다. 그는 "중국은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닫혀 있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원하는 중국 개발사들이 많다"며 넥써쓰가 중국 지사를 설립해 게임 소싱과 부분 정액제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기 내 중국 개발사의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자금 조달과 관련해선 "유상증자는 현재 계획이 없지만, 좋은 M&A 기회가 있다면 주주들과 논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장사의 근본적 목적이 자금 조달에 있으며, 제3자 배정이나 주주 대상 공모 등 다양한 방안을 열어둔 상태다.

▲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하겠다"

장 대표는 넥써쓰의 궁극적 목표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의 1등'으로 설정했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초기 단계지만, 소규모 개발자들의 관심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본다. 그는 현재 시장이 초기 단계에 있지만, 성공적인 게임 운영만으로도 선두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이후 시장을 키우는 두 번째 단계를 통해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장현국 대표는 넥써쓰를 통해 게임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국식 거버넌스와 책임 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부분 정액제와 블록체인, AI를 결합해 유저 중심의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계획에 대해 장현국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