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이보다 더 울림을 지닌 단어가 또 있을까. 올해는 연초부터 대작들로 풍성했다.

2월을 견인한 건 '킹덤 컴: 딜리버런스2'와 '몬스터 헌터 와일즈'였다. 두 게임 모두 전작들을 웃도는 성과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올해의 게임 유력 후보에 올랐다. 그 뒤를 이은 건 잇 테이크 투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의 신작 '스플릿 픽션'이었다. 2인 협동 게임이라는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모든 면에서 전작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야말로 물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국산 게임의 약진도 돋보였다. 3월 28일 같은 날 동시에 출시된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인조이' 모두 스팀에서 준수한 평가를 받으며,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1/4분기 대미를 장식한 건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였다. 비주얼부터 스토리, 그리고 턴제 RPG에 반응형 액션을 접목한 전투 시스템까지 흠잡을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까지 자리매김했다.

2/4분기 그 시작을 알리는 5월에도 굵직한 기대작들이 게이머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둠 시리즈의 최신작 '둠: 다크 에이지'부터 엘든링을 기반으로 한 코옵 액션 서바이벌 '엘든 링: 밤의 통치자', 그리고 한때 수많은 게이머들을 아빠로 만든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그 최신작인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을 비롯해 어떤 게임들이 5월 게이머들을 찾아갈지 한자리에 모아봤다.


둠: 다크 에이지
2025년 5월 15일
#FPS #고어 #다크 판타지


5월의 기대작 가운데 가장 먼저 만나볼 게임은 둠 시리즈의 최신작 '둠: 다크 에이지'다. 둠, 둠 이터널을 잇는 리부트 시리즈의 세 번째 타이틀이자 프리퀄로 둠 슬레이어의 기원을 다루고 있다.

악마들과 대전쟁을 벌이던 고대가 배경인 만큼, 둠 슬레이어의 무장 역시 전작들과는 사뭇 다르다. SF 판타지라는 콘셉트는 여전하지만, 미래지향적이던 전작들과 달리 '둠: 다크 에이지'의 무기들은 대체로 고전적이다. 둠 슬레이어의 새로운 상징처럼 등장한 톱방패는 이러한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게임의 시간대와 무장이 바뀜에 따라 게임의 플레이 스타일 역시 다소 달라졌다. 전작들이 적의 공격을 피하고 쏘는 식의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지향하는 고전적인 런 앤 건 스타일인 반면, '둠: 다크 에이지'는 방패로 적의 공격을 막거나 튕겨낸 후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다음 샷건이나 맨주먹을 적을 처리하는 다소 묵직한 형태로 바뀌었다. 슈터보다는 어떤 면에서는 1인칭 액션 어드벤처에 좀 더 가까워진 느낌으로 개발진이 직접 전작에서의 둠 슬레이어가 전투기였다면 본작에서는 강철 전차라고 비유했을 정도다.

1인칭 액션 어드벤처에 가까워졌다고 한 이유는 또 있다. 탐험의 비중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앞뒤 잴 것 없이 화끈하게 적들을 처치하던 전작들과 달리 '둠: 다크 에이지'에서는 다양한 지역을 탐험하고 숨겨진 장비를 찾는 것으로 액션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단순히 수집 요소를 찾는 업적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성장에도 관여한다는 의미다.

여러모로 기존의 둠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변화를 예고한 '둠: 다크 에이지'는 오는 5월 15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베데스다 게임이지만 한국어도 정식으로 지원하는 만큼, 둠 시리즈 팬이라면 놓치지 말길 바란다.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
2025년 5월 말 얼리액세스
#얼리액세스 #육성 시뮬레이션 #아빠 미소


육성 시뮬레이션의 시초이자 90년대 게이머들에게 한 번쯤은 아빠 미소를 짓게 했던 바로 그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의 최신작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이 5월 말 얼리액세스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 디자드가 개발 중인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은 시리즈 외전 '프린세스 메이커Q'에 등장한 다이도우지 카렌이 다시금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다만, 같은 건 주인공 정도에 그친다.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린세스 메이커Q'가 현대에 가까웠던 반면,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의 무대는 판타지, 그것도 다양한 종족들이 존재하는 마계다.

새로운 캐릭터들로 마인족의 아가레스 로이스와 그레모리 밀카, 숲의 일족의 올리아 스코비, 클리비아 무토, 수인족의 루포 캐닌, 샤를 캐닌, 용족의 그라실리스, 크레스티 남녀 각각 4명씩 총 8명의 친구가 등장한다. 이들 친구들은 단순한 친구에서 연인까지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는 동성 공략도 가능하다.

게임의 시스템은 기존 시리즈와 대체로 비슷하다. 스케쥴을 고려해 알바 활동과 각종 학습을 조합해 카렌의 다양한 능력치를 높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약간의 용돈과 함께 자유롭게 마을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자유 활동, 그리고 몬스터와의 전투를 기반으로 한 탐험까지 다채로운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다.

얼리액세스 일정은 5월 말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디자드는 텀블벅을 통해 "후원자를 대상으로 얼리액세스 전용 테스트 키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귀무자2
2025년 5월 23일
#마츠다 유사쿠 #일섬 #리마스터


대작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 게임은 꼭 소개하고 싶다. 한때 캡콤을 대표했던 액션 게임 귀무자 시리즈의 두 번째 넘버링 타이틀 '귀무자2'의 리마스터 버전이 오는 5월 23일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리마스터인 만큼, 사실상 원작과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오리지널 요소를 기대한 게이머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캐릭터부터 이펙트, 영상, 배경, 심지어 UI와 폰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고화질 리마스터한 부분은 과거 PS2로 원작을 즐긴 게이머들이라고 할지라도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16:9 비율과 4:3 비율을 모두 지원하는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레트로한 원작의 느낌을 느끼고자 한다면 4:3 비율로, 좀 더 넓은 화면으로 즐기고 싶다면 16:9 비율로 즐기면 된다.

편의성 역시 다소 개선됐다. 원래부터 일섬이라고 해서 적이 공격할 때 타이밍을 맞추는 방식이 요구됐던 귀무자 시리즈인 만큼, 다소 난이도가 있는 편인데 쾌적하게 스토리를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쉬움 모드가 처음부터 개방되며, 이외에도 컷신 건너뛰기, 자동 저장 기능, 즉석에서 무기를 교체하는 간이 무기 전환 기능 등이 추가되어 한층 쾌적한 플레이를 보장한다.

한편, 전작인 '귀무자(1편)'의 경우 원작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23일 한국어 지원 소식을 기습 발표하기도 한 만큼, 내년 출시 예정인 시리즈의 최신작 '귀무자: 검의 길' 출시에 앞서 해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엘든 링: 밤의 통치자
2025년 5월 30일
#코옵 #서바이벌 #소울라이크


5월 기대작의 대미는 '엘든 링: 밤의 통치자'가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확장팩인 황금 나무의 그림자와 달리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원작과는 별개의 독립형 타이틀이다. 확장팩이라기보다는 외전에 가까운 것으로 이에 따라 게임 시스템과 플레이 방식 역시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세션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한 번의 세션은 최종 보스인 밤의 왕을 잡기까지 약 40~50분 정도 걸리며, 낮에는 파밍과 성장을, 밤에는 보스를 처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최종적으로 밤의 왕을 처치하면 영구적인 재화와 유물을 얻게 되는데 이를 조합해 캐릭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육성할 수 있다. 세션제인 만큼, 매번 달라지는 환경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적들의 배치, 어떤 보스가 나올지 환경이 달라지기에 매번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8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밤을 건너는 자 역시 '엘든 링: 밤의 통치자'만의 특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저마다 고유한 외형, 아츠, 스킬을 지니고 있어서 최대 3명의 플레이어가 캐릭터들을 어떤 식으로 조합할지 역시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소울라이크의 멀티 시스템이 단순히 다른 유저를 도와주는 정도에 불과한 반면,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 코옵(협동)을 기반으로 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반복 플레이를 통해 얻는 영구적인 재화로는 앞서 언급한 유물이나 각 캐릭터 전용 의상을 구매할 수 있다.

프롬소프트의 소울라이크 최초의 코옵 서바이벌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5월 30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소울라이크 특유의 전투 시스템을 코옵 서바이벌에 맞게 재해석한 만큼,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소울라이크를 기다려왔을 게이머가 있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