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토록 잘 어울리는 선수가 또 있을까? 1996년 5월 7일 생, 올해 29세인 '페이커' 이상혁이 LCK 통산 두 번째 펜타킬을 10년 만에 달성했다. 더불어 개인 통산 단일 경기 최다 킬 기록까지 경신하는 놀라움을 자아냈다.


'페이커'의 생일 다음 날인 5월 8일, 종로 LoL 파크에서 열린 2025 LCK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T1은 DRX를 상대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페이커' 이상혁은 POM(Player of the Match,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팀의 경기력이 좋지 않던 상황에서도 정글러 '오너'와 함께 팀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던 그는, 팀 경기력 상승세에 날개를 단 듯 더욱 빛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페이커'는 이날 경기에서 1세트에 빅토르, 2세트에는 아리로 활약했다. 특히 2세트에서는 16킬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단일 경기 최다 킬 기록을 갈아치웠고, 펜타킬까지 달성하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2015년 이후 10년 만에 기록한 펜타킬에 대해 그는 "펜타킬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킬을 많이 획득하여 팀원들에게 '펜타 좀'이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이온을 잡을 때쯤 펜타킬을 예상했다는 그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함께, 펜타킬 순간 "잘 먹을게"라고 쿨하게 말하며 미소 짓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페이커'가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날은 어버이날이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께 효도하는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화면을 통해 함께 보고 있을 부모님께 "항상 프로 생활을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항상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T1에는 '페이커' 외에도 훈훈한 소식을 전한 선수가 있었다. '역천괴'라 불리는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이 이번 경기를 통해 LCK 통산 5000 어시스트를 달성했다. 현재 LCK 최다 어시스트 기록은 '페이커' 이상혁으로 약 5400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페이커'는 "'케리아' 선수가 따라온다고 하니 아쉽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축하한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페이커'와 T1의 현재 최우선 목표는 오는 7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MSI(Mid-Season Invitational) 진출이다. 현재 LCK는 MSI 진출 팀을 가리기 위한 순위 경쟁이 진행 중이다. '페이커'는 "MSI 진출을 위해 중요한 경기다.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불멸의 전설' '페이커' 이상혁의 행보는 그 자체만으로 많은 감동을 준다. T1과 ‘페이커’의 이정표가 2025 MSI로 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