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 유니버설리스5(이하 EU5)가 드디어 공개됐다. 개발사 패러독스 틴토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게임의 타이틀과 함께 더욱 정교해진 다양한 전략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역사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표 회사, 패러독스 인터랙티브가 무려 12년 만에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시리즈의 최신작 EU5를 정식으로 공개했다. EU5의 출시일은 미정이며, 한국어를 공식 지원한다.


살아있는 세계, 유로파 유니버설리스5
패러독스 틴토의 스튜디오 매니저이자 EU5의 크리에이티브 리더인 요한 안데르손은 "1년 넘게 '프로젝트 시저(EU5의 프로젝트명)'에 대해 힌트를 전달했는데, 드디어 이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공개할 시간"이라며 게임의 티저 영상을 선보였다.

요한 안데르손은 EU5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시리즈에서 가능한 모든 시스템을 다 변경했으며, 덕분에 기존 팬들 역시 모든 것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5년에 걸쳐 EU5를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인재를 영입했고, 이를 통해 게임 속에 역사와 시스템을 비롯한 모든 요소들을 처음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U5의 핵심 키워드는 '야망'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에 맞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무역국가로서 상업 활동에 집중하거나, 오스만 제국처럼 군사 확장에 치중하거나, 작은 나라로 조용히 역사를 따라가는 등 다양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요한 안데르손은 EU5를 통해 '살아있는 세계'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마치 진짜 국가를 통해 역사를 이끌어가는 듯한 경험을 주는 것이다.

EU5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의 역할은 매우 컸다. 개발진은 개발 초기부터 피드백을 적극 수렴했고, 커뮤니티가 없었다면 좋은 게임을 만드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EU5는 5월 15일부터 매주 게임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1337년, 6개 시대, 500년의 역사, 인구 시스템
▲ 6개의 시대로 나누어진 500년

패러독스 틴토는 EU5 개발을 위해 5년 전 스페인에 새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전담 팀을 꾸린 뒤, 패러독스 틴토가 목표로 한 건 최고로 장대한 전략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가장 몰입감 있는 게임, 살아 있는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다.

EU5는 더욱 넓고 정밀해진 지도를 제공한다. 대륙의 실제 크기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한 새로운 지도 투영 방식을 적용, 플레이어는 수백 개에 달하는 다양한 사회 중 하나를 선택해 시작할 수 있다.

강력한 황제부터 지역 족장, 전쟁군주 등 세계 어디든 선택할 수 있으며, 더욱 세부적인 지도를 통해 더 많은 국가와 다양한 지형 요소가 구현됐다. 스팀 페이지에서 공개된 스크린샷에 '고려'가 등장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 공식 스크린샷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고려'


EU5는 백년전쟁이 발발한 1337년부터 1837년까지 총 500년의 역사를 다룬다. 개발진은 이를 100년 단위로 6개의 서로 다른 시대로 나누었다. 각 시대는 고유한 분위기와 시스템, 그리고 특정한 제도가 존재한다. 제도에 따라 기술 트리가 개방되며, 이를 통해 시대별로 플레이 양상이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신대륙 개척 사업' 제도는 탐험의 방식을 바꾼다. 대항해 시대에 돌입하면 식민지화가 가능해진다. 이때 신대륙 개척 사업 제도를 수용했다면, 식민지화가 훨씬 수월해진다. 게임 후반에는 산업 혁명의 영향으로 석탄의 가격이 오르고 현대화되는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시대와 제도를 통해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할 수 있다.

▲ EU5의 핵심, 인구(팝) 시스템

EU5의 핵심 변화 중 하나는 인구(팝) 시스템의 도입이다. 팝은 같은 문화와 종교를 가진 사람이 하나의 단위로 뭉친 것으로, 한 명에서 수백만 명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영토 중심 시스템에서 탈피, EU5는 각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단위 하나하나를 상세하게 시뮬레이션한다. 그리고 이들은 국가의 모든 시스템과 직결된다.

식량 생산은 인구 성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식량이 부족하면 인구가 감소하지만, 풍족할 시에는 성장한다. 각 팝에는 일종의 사회 계급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신분에 따라 다른 직업을 가진다. 통치 체제 내에서도 다른 계층에 속한다.

계층은 정치적 의도를 지닌 팝의 집단이다. 이들에게는 특권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직접적인 권한과 행동으로 이어진다. 플레이어는 세력을 만족시키되 지나치게 강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인구 시스템은 징병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인구에서 실제 병력을 차출하기 때문에 초반부 무리한 징병은 생산 인구의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구 관리는 국가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예정이다.


경제 시스템에서도 변화가 이루어진다. 각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자원 채집 건물에서 일을하며 자원을 생산하고, 생산된 자원은 시장에서 유통된다. 각 지역은 조건에 따라 특정 시장에 속하며, 해당 시장에 속한 지역들은 시장으로부터 자원을 공급받는다.

또한 시장 간에는 무역 협정을 통해 자원 이동이 가능하기에, 없거나 부족한 자원은 무역 협정을 통해 들여올 수 있다. 시장은 동적으로 변하고, 플레이어는 필요에 따라 직접 시장을 생성하거나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원의 가격은 공급과 수요, 시장 간 거리, 운송 수단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한다. 또한 일부 건물은 특정 자원이 있어야만 작동한다. 따라서 산업 투자와 무역 전략, 운송망 설계는 국가의 부와 직결된다.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수입원은 인구에 대한 과세다. 다만 모든 인구에게서 세금을 걷는 것은 불가능하며, 국가가 각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인 통제력이라는 수치에 따라 제한된다. 또한 인구는 기본 생필품과 사치품을 요구하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불만과 갈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 시장(마켓)에서 유통되는 자원


현실에 가까워진 전쟁, 사회적 가치관
전쟁 시스템도 훨씬 정교해졌다. 단순 병력 수가 아니라, 지형과 보급, 식량 등 다양한 요소가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코카서스 지역처럼 험준하고 좁은 통로가 많은 지형은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도, 함정이 될 수도 있다.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전쟁 자금을 준비하되 생산 및 유지와 관련된 인력 관리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또한 반드시 보급 계획이 필요하다. 병력은 식량을 소비하며, 보급이 끊기면 사기가 낮아지고 전투력을 상실하게 된다. 장기 전쟁이나 깊숙한 적지에 침투할 시엔 공급 기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시 아사로 전군이 궤멸할 수도 있다.

▲ 고민할 것이 많아진 전쟁

적의 식량 생산지를 점령하거나, 말에 의존하는 국가의 말 생산지를 선점하는 식으로 보급망 차단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병력의 질, 장군의 능력, 지형, 식량 보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전투의 승패를 가르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쟁의 대가가 매우 큰 편이다. 징병은 인구를 소모하기에 그만큼 경제력이 줄어들고, 전쟁이 길어질수록 국가의 기반이 흔들리기 쉽다. 그렇기에 왕실 결혼, 무역 조약, 외교 동맹 등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EU5에는 약 300여 개의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는데, 각각 고유한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지닌다. 인구는 각각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하나의 국가 안에서도 다양한 종교 집단이 충돌하거나 공존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소수 종교나 문화에 대해 개종이나 동화 정책을 펼칠 수도 있고, 관용 정책을 통해 다문화 국가를 운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선택은 국가의 사회적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인본주의를 추구하면 관용이, 영성주의를 추구하면 개종이 유리하다.

사회적 가치관은 단순한 설정이 아니다. 국가의 정책, 기술, 외교 방식 등 게임 전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군사력에서 대량 병력을 중시할 수도 있고, 소수 정예 중심의 군대를 구성할 수도 있다. 다만 양쪽을 동시에 선택할 수는 없다.

게임 초반에는 역사적으로 실제 있었던 흑사병이 발생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사회적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사건으로, 플레이어는 병원 건설, 격리 조치, 치료제 조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 게임 초반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줄 흑사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