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버워치2는 순풍을 탔다.
2022년 10월 기존 게임명의 뒤에 2라는 숫자를 붙이기 직전까지, 여론은 꽤나 시끌벅적했고, 많은 게이머가 과연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지를 주목했다. 그리고 이후로도, 고난과 반등의 세월을 겪으며 파형을 그리던 오버워치2는 최근에 이르러 완만한 오름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16시즌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꾸준한 업데이트와 관리, '스타디움'모드의 추가에 이르면서 누가 봐도 '상당히 괜찮아졌다'라 말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금이 고점일지, 혹은 더 높은 어딘가로 향하기 전 잠시 머무는 무릎 쯤일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현재 오버워치2를 비추는 등불은 녹색이다.
개발진은 여전히 많은 추후 업데이트 로드맵을 공개했지만, 한 번쯤은 쉬어가듯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온라인 미팅을 통해 오버워치2의 디렉터인 '애런 켈러'와 대화의 기회를 잡았다.
※ 이번 인터뷰는 前 오버워치 프로게이머이자 러너웨이 게임단주인 '러너'님과 공동으로 진행하였습니다.

Q. 오버워치2 출시 이후, 다양한 여론들이 뒤따랐음에도 이번 업데이트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현재 소감은 어떤가?
- 2022년 10월 런칭 이후 2년 반 정도 서비스를 이어온 것 같다. 물론 오버워치 자체의 역사는 더 오래 되었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오버워치는 마치 책의 페이지처럼 여러 쪽을 거쳐오며, 몇 개의 'ERA'를 만들어내며 서비스되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지난 몇 페이지는, 코어 PVP 경쟁전의 강화를 위한 길이었다. 동시에, 밸런싱을 굉장히 자주 진행했는데, 더 경쟁적이면서도 즐거운 경쟁전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우리가 목표했던 바는 '확장적인 게임 플레이'였고, 지난 시즌에 추가된 '특전'도 그 일환이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오버워치2는 앞으로도 더 크고, 즐거운 게임으로 나아갈 것이다.
Q. 이번 시즌에 '스타디움' 모드도 출시되었다. 오랜 기간 준비한 모드라고 들었는데?
- 어떻게 보면 오버워치2의 역사에서 가장 큰 게임 모드라 할 수 있다. 아직은 매우 기본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빠르게 업데이트해 더 훌륭한 모드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타디움 모드는 이제 업데이트한지 3주 정도 되었는데, 매주 밸런싱 패치를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빠르게 확장해나갈 예정인데, 다음 시즌에 3명의 영웅이, 그 다음 시즌에 또 다른 영웅을 추가할 예정이며, 19시즌에도 시즌 중 영웅이 더 추가될 것이다. 물론, 그 밖에도 드래프트 모드를 비롯한 콘텐츠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Q. 스타디움 모드에 대해 한 가지 묻자면, 이 모드를 통해 노리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경쟁전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도 있는지, 혹은 그냥 서브 모드 중 하나로 만든 건지 말이다.
- 경쟁전, 일반 게임에 이른 3번째 기둥으로서 기능하길 바라고 있다. 우리는 스타디움 모드의 개전에 굉장히 공을 들여왔고, 현재도 다듬고 있으며, 랭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 다만, 모든 유저가 랭크 시스템을 좋아하는 건 아니기에 이는 조금 더 생각할 여지가 있다. 별개로, 게임 한 판이 너무 길다는 피드백이 많았기에 5판 3선승제의 단축 모드도 고려하고 있다.
Q. 프로필 비공개 기능의 존재에 대해 말하고 싶다. 매칭되는 사람의 프로필 보고 전략을 준비하는 것도 것도 게임의 재미 중 하나인데, 프로필 비공개가 오히려 재미를 없앤다는 생각도 든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프로필 비공개 기능은 커뮤니티 내에서 뿐만 아니라 개발팀 내에서도 굉장히 논쟁이 많은 이슈다. 절반 정도는 존재해야 한다 생각하고, 나머지 절반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정보를 다 공개하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영웅에 대한 도전과 검증이 필요한 시기에, 프로피 공개 기능 때문에 언제나 하던 영웅을 강제당할 수도 있다.
오버워치2는 매우 경쟁적인 게임이기에 이런 논란과 의견의 갈림은 충분히 인지하고, 또한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방법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중간에 해당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정보를 표기하되, 표기 방식은 다소 바꾸는 방향으로 말이다. 프로필 비공개는 각 유저마다 원하는 형태가 다르고, 그 간극이 매우 크기에 심사숙고가 다소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귓속말 기능에 대해서도 한 번 쯤 짚고 싶다. 현 UI에서는 보낸 메시지와 받는 메시지가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인데, 이 점을 좀 다듬어 줄 수 없겠나?
- 사실 이 귓속말 기능에 대해서는 비슷한 피드백을 최근에 들은 적이 있다. 현재 개발 로드맵이 이 기능이 올라가 있는지 한 번쯤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말씀주신대로 소셜, 커뮤니티성을 갖춘 게임에서 이와 같은 기능은 매우 중요한 기능이며, 9년 간 서비스해온 게임으로서도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오늘 준 피드백에 매우 감사드리며, 최대한 편리하면서도 더 간소하게 바꿔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Q. 최근 카우보이비밥이나 나히아, 르세라핌 등 여러 IP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좋은 스킨들이 많아졌다고 느낀다. 다만, 건담 팬으로서 '윙 건담 제로'가 메르시랑 매칭된 건 사실 좀 아쉽게 다가왔다. 에코나 파라 같은 영웅들도 있지 않나.
- 우리가 여러 IP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그 매칭이다. 어떤 캐릭터와 어떤 영웅을 짝지어줄 지 굉장히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하는데, 가끔은 외형적 특성을 따라 가기도 하고, 영웅이나 캐릭터의 컨셉, 성격 등에서 착안해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윙 건담'같은 경우 '날개'를 매개체로 생각하다 보니 메르시와 매칭된 케이스다. 이전 '원펀맨' 콜라보 당시 사이타마와 둠피스트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물임에도 '주먹'이라는 키워드로 매칭되었듯 말이다.
아쉬워하시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는 충분히 이해했다. 이런 '아쉬움'들을 접하면서 또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플레이어들이 더 놀랄 만한 요소, 동시에 즐겁게 받아들일 만한 것들을 추가해 보도록 하겠다.

Q. 밴 시스템이 최근 추가되었다. 매우 좋은 변경 포인트라 생각하는데, 아직은 기본적인 수준의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이를 더 체계화시킬 계획이 있는지 듣고 싶다.
- 우리도 영웅 밴 시스템이 게임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리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버전도 썩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 피드백이나 데이터에 기반해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도 밴 시스템에 대한 소소한 조정은 진행하고 있다. 아마 18시즌 즈음 밴 시스템에 대한 개선과 조정이 추가로 이뤄질 것 같다.
Q. 꾸준히 신규 맵을 발표하고 있다. 콘텐츠 업데이트 측면에서는 좋다고 생각되지만, 영웅의 수에 비해 맵이 너무 많다는 느낌도 있다. 게이머들은 새로운 맵보다 영웅을 더 반기지 않을까?
- 오는 18시즌에도 새 영웅이 예고되어 있고, 주기로 따지면 매년 3명의 영웅을 출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이 주기가 올바른지 계속 논의가 오가고 있는데, 몇 가지 걸리는 부분은 너무 많은 영웅을 한 번에 출시했을 때 일어날 메타의 변동이다. 영웅 하나의 추가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조금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말해줄 수 있는 건, 아직 출시되지 않은 프로토타입 단계의 영웅들이 굉장히 많으며, 과거에 준비했던 영웅보다 훨씬 많은 수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모두가 정식 영웅이 되는 건 어렵겠지만 말이다.

Q. 파티 인원에 따라 매칭을 구분하고, 점수를 분리하는 건 어떨지 묻고 싶다. 혼자 플레이하다 보면 불합리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 현재 매칭 시스템은 비슷한 인원 수를 가장 우선해 매칭하도록 이뤄져 있고, 맞는 매칭을 찾기 어려울 경우 검색 범위가 넓어지면서 매칭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매칭이 길어지면서 인원이 맞지 않는 파티 멤버들이 한 게임에 매칭되었을 때 다소 불합리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큐를 분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도 실험을 해본 바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큰 변화를 느끼진 못했다. 큐 매칭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몇몇 인원별 큐는 외면받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아마 다수의 게이머들이 매칭의 별도 분리를 원한다면 우리도 이를 조금 더 집중해서 가다듬어보겠지만, 아직은 그럴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첨언하자면, 굉장히 높은 등급의 랭크전에서는 제한점을 두고 있으며, 한 때는 파티 사이즈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걸었던 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상반된 피드백이 있었는데, 한 쪽은 좀 더 공정하면서 경쟁적인 게임을 하고 싶다 말했고, 반대에서는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고 싶은데 둘 다 등급이 너무 높아 게임을 할 수 없다는 피드백이었다.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바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각각 팀에 속한 파티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를 표기하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Q. 한국에서도 흐름이 좋다. 오버워치2를 다시 설치하는 유저들이 다시 늘고 있는데, 한국 게이머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가?
- 일단 감사하다는 말부터 드리고 싶다. 오버워치 개발팀은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열정이 넘치는 이들이 많지만, 우리가 어느 길로 나아가는게 옳은지를 고민할 때 항상 나침반으로 삼는 것이 여러분의 피드백이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고, 옳은 방향을 찾아낼 수 있었다. 오버워치의 첫 서비스 이후 9년이 지났지만, 다음 9년 후에도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한국 게이머들은 직설적이면서도 핵심을 꿰뚫는 날카로운 피드백을 많이 남겨주시기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현 시점 오버워치2가 굉장히 경쟁적인 한국 게이머분들께 호평받고 있다는 점을 아주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오버워치 팀을 대표해 여러분께, 한국 게이머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