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주얼 아티스트 antireal은 16일 자신의 SNS에 게임 마라톤의 알파 버전에 자신의 2017년 포스터 디자인이 사용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번지와 마라톤의 프랜차이즈 아트 디렉터인 조지프 크로스를 태그하며 자신이 10년 동안 정립한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차용한 게임을 만들었다며 작업물이 사용된 이미지를 증거로 게시했다.
이어 '많은 대기업이 직접 연락을 하기보다는 다른 디자이너를 시켜 자신의 작업물을 베끼거나 모방하는 게 더 쉽다고 판단한 사례가 많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개인 디자이너로서 이런 일들에 법적으로 대응할 돈도, 에너지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아트 디렉터 조지프 크로스를 비롯해 번지의 많은 개발자가 자신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지만, 연락이 온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덧붙였다.
antireal이 공개한 게임 화면과 자신의 작업물을 비교한 이미지에는 그의 작업물이 게임에 그대로 사용된 듯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번지는 마라톤 개발팀 계정을 통해 공식 성명을 내놓았다. 번지는 antireal의 데칼이 무단 사용된 것을 확인, 전(前) 번지 소속 아티스트가 해당 데칼을 텍스처 시트에 포함시켜 게임에 최종 사용됐다고 전했다. 또한,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정확한 발생 경위를 파악 중이며 antireal에게 연락을 취해 정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티스트의 작품을 허가 없이 사용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게임 내 에셋의 전면 재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문제가 된 전 번지 직원의 작업물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다만, 번지의 이번 발표에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데에 대한 비판 역시 이어지고 있다. 번지는 지난 2021년 데스티니2: 마녀 여왕의 트레일러에 팬아트를 아무런 표기 없이 사용했다가 논란이 되자 크레디트를 추가했다. 2023년에도 데스티니2 컷신에 팬아트를 똑같이 무단 사용한 것이 발각됐고 2024년 데스티니2 너프건 디자인 역시 2015년 타 아티스트 작업물을 그대로 도용한 것이 밝혀진 바 있다.
비슷하게 타인의 작업물을 게임에 허락이나 크레딧 표기 없이 사용한 만큼 벌써 네 번이나 발생한 만큼, 더 철저한 검수와 윤리 교육 역시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