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를 자랑하는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는 화려한 RGB를 기반으로 정돈된 멋진 PC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하드웨어에 큰 관심이 많은 내 주변에서는 언젠간 가방에 SFF 케이스 기반의 PC를 들고 출근하고 싶다는 선배, X3D+RTX 5090 같이 성능 외에 다른 것은 전혀 관심 없는 친구 등 자기 취향 확실히 타는 사람들뿐이다. 아직 내 취향은 못 찾았는데 컴퓨텍스 2025(COMPUTEX) 현장에 갔으면 혹했을지 모르는 케이스를 발견했다.

▲ 키보드와 마우스는 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사진 출처: Tom's hardware)

실버스톤(SilverStone)이라는 컴포넌트 전문 기업에서 최초에 만우절 장난으로 공개했던 복고풍 케이스 'FLP01'를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이 제품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 뭔가 익숙한 색상과 느낌인가 싶다가도 내가 처음 본 컴퓨터보다 10년은 더 되어 보이는 넓적한 타입이어서 그냥 지나간 기억이 있다. 근데 이번에 공개한 후속 모델 'FLP02'는 진짜 내가 컴퓨터란 걸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있다.

세월에 변색된듯한 회색과 상아색 그 사이의 색상, 플로피 디스크....라고 하면 기억하실 분이 얼마나 될진 모르겠지만 라떼는 그런 보조 장치가 있었으니 알아도 모른척하고 지나가주시길.

재밌는 점은 껍질만 복고풍일 뿐, 내부 부품은 최신 규격들을 호환한다는 점. 물리적으로 거대한 RTX 50 시리즈뿐만 아니라 최대 360mm 수냉 쿨러까지 품을 수 있다. 게다가 고급 케이스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터보 버튼과 잠금 버튼 외에 숨겨진 최신 기능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래픽카드 지지대까지 있다고. 참고로 전면 상단엔 각종 최신 규격의 USB 단자가 숨어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3분기 내지는 4분기부터 판매 예정이라고 하며 국내 가격 및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학창 시절 컴퓨터실의 낭만, 이 감성을 느끼기 위한 가격은 약 30만 원이라고 한다. 물론 케이스 값만. 세월은 돈 주고도 못 산다는 얘기가 있지만 주변 인테리어와의 어우러짐을 생각하는 요즘 국내 트렌드에 맞는 제품인진 모르겠다. 일단 내 취향엔 맞다.

▲ 만우절 장난으로 시작해서 진짜 출시해버린 FLP01 (사진 출처: Tom's hardware)

▲ 이번 컴퓨텍스 2025에서 후속 모델인 FLP02를 공개했다 (사진 출처: Tom's hardware)

▲ 진짜 옛날 컴퓨터 같지만 (사진 출처: Tom's hardware)

▲ 최신 규격의 단자들도 숨어있고 (사진 출처: Tom's hardware)

▲ 최신 부품과의 호환도 문제 없다 (사진 출처: Tom's hardware)

▲ (사진 출처: Tom's hardw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