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플레이엑스포(PlayX4) 취재는 여러모로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행사에 대한 평가를 떠나 늘 교통이 발목을 잡았죠. 지스타는 아예 지역에서 열리기에 전날 기차를 타고 가서 근처 숙소에 머무르며 현장 출퇴근을 했습니다. 반면, 플레이엑스포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기에 회사에 숙박을 요청하기에 애매했습니다. 차라리 아주 멀었으면 숙박하겠지만, 출퇴근이 가능한 '마지노선' 즈음에 플레이엑스포가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이전 플레이엑스포 취재를 갈 때면, 집에서 나와 빨간버스(7770)를 타고 사당까지 올라갔습니다. 이후 2호선을 타고 합정역에서 내린 뒤에 광역버스(M7731)를 기다렸죠. 물론 M7731을 곧바로 탈 수는 없었습니다. 같은 시기 플레이엑스포로 향하는 수많은 게이머가 버스를 기다렸고, 대기줄은 합정역 1번 출구를 칭칭 감았습니다. 입석 금지이기에 제 앞에서 버스 승객이 마감되면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후 자차로 킨텍스를 갈 때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는 방법은 많겠지만, 결국 한강을 건너기 전까지 수많은 정체 구간에서 꼼짝 못 했습니다. 소하IC에서 금천구청역 방향과 성산대교를 건너기까지, 차라리 예년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정체 구간을 지나 자유로에 들어서야만 잠깐의 행복을 누릴 수 있었죠.

▲ 서울역 출발 16분 만에 도착한 킨텍스역

게임쇼 관람에 교통 얘기를 길게 쓴 이유는, 그만큼 올해 플레이엑스포로 향하는 GTX-A의 영향력을 크게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수원 사람이라 서울역까지는 집 앞이라고 여기는데, 이 서울역에서 킨텍스역까지 GTX-A로 약 16분이 걸렸습니다. 이전처럼 버스를 기다리거나, 놓치는 일이 없었고 정체 구간 차 안에서 기어봉만 만지작거릴 일도 없었습니다.

플레이엑스포에서 만난 박선용 개발자는 GTX-A 이용 경험에 대해 "일단 첫인상은 새집 냄새, 노선 전체에서 느껴지는 새집 냄새"였으며 "엄청 편하긴 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특히 대화역에서 킨텍스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해소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거 "마음의 길이 통하는 그분들을 따라가면 킨텍스가 나온다"는 밈을 언급했으나, GTX 또한 "통하는 사람들이 다 내리기 때문에 다 킨텍스로 가는구나"라고 언급하며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박 개발자는 "GTX 이용객들이 대화역 상권을 지나쳐 바로 이동할 경우 상권도 좀 바뀔 것 같은데"라며 주변 상권 변화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엄청 편했다"라고 말하며 GTX의 편리함에 대해선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게임이용자협회장 이철우 변호사는 "오전 부산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와, GTX-A로 킨텍스에 왔는데 굉장히 수월했다"며 "지역에 사는 사람으로서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GTX-A 개통으로 물리적, 심리적 거리감을 줄었음을 나타낸다.

▲ 매번 지친 채로 접했던 킨텍스가, 이번에는 상쾌해 보이더라고요

적어도 교통 편의성만큼은 일본 TGS(도쿄 게임쇼) 출장 때 도쿄 중심 호텔에서 게이요선을 타고 치바현 가이힌 마쿠하리역에 갈 때와 비슷하단 느낌을 서로 받았습니다. 이처럼 '맥이 통하게 된' 플레이엑스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지스타의 위치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플레이엑스포가 수도권 최대 게임쇼로서 역할을 보다 확장한다면 상반기와 하반기 완전한 조합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 경기도는 플레이엑스포에 예년보다 개선된 입장 대기공간을 마련하고 재입장 방식을 개선했습니다. 특히 '온 가족이 즐기는 게임쇼'라는 플레이엑스포만의 정체성이 보다 강화된 점은 반가운 부분입니다. 경기도는 아케이드 특별관 및 인디 오락실, 보드게임존을 확대 운영하고 행사의 키 비주얼 및 온오프라인 홍보를 리뉴얼하여 관람객의 기대감 제고를 추구했습니다.

이처럼 GTX-A의 개통은 단순히 이동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플레이엑스포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며 행사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플레이엑스포는 교통 장벽 없이 더욱 많은 게이머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수도권 최대 게임쇼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쇼로 발돋움할 플레이엑스포의 행보가 더욱 주목됩니다.

▲ 플레이엑스포,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