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렌차이즈 IP 확장은 게임사의 뿌리 깊은 숙제 중 하나다. 무리하게 확장하면 '사골' 소리를 듣기 쉽고 너무 조심스럽게 접근하면 팬도 개발자도 늙게 된다. '아끼다 뭐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성공적인 IP 확장 사례는 글로벌로 시야를 넓혀봐도 손에 꼽을 정도다. 단순히 넘버링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장르적인 변화, 플랫폼 확장, 팬들의 세대 융합까지 고려하면 보통 머리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블리자드 역시 철근도 씹어먹던 전성기에 '스타크래프트: 고스트' 프로젝트의 드랍, '히어로즈 오브 스톰' 성적 부진으로 IP 확장에 결국 실패했으며 독보적인 팬층을 가지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도 IP 확장을 오래전부터 시도했지만, 롤 버전 대난투 개발 취소, 라이엇포지 사업 취소, 롤 MMO의 개발 방향 수정 등 여러모로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크래프톤의 펍지 유니버스 전략, 로스트아크의 플랫폼 다변화(모바일, 콘솔, VR) 전략 등 핵심 IP를 가진 게임사들의 방향성이 IP '확장'이라는 점은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중 넥슨의 간판 게임 마비노기의 IP 확장 행보는 꽤 고무적이다.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이 아직 라이브 서비스 중인 상황에서 '마비노기 모바일'과 '빈딕투스'가 시장에서 꽤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데브캣은 마비노기 모바일로 플랫폼 확장에 성공했고 마비노기 영웅전은 넥슨 사내 개발팀 CAG Studio에서 빈딕투스를 통해 다시 한번 '글로벌'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게다가 원작 마비노기는 이터니티 프로젝트(엔진 교체)를 통해 느리지만 신중하게 재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물론 갈 길이 멀지만, 그동안 기다려준 수많은 밀레시안의 추억과 경험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일련의 움직임을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면 더 명확해진다. 넥슨은 이 흐름이 단순한 세대교체나 추가적인 프로젝트가 아닌 프랜차이즈 IP의 '확장'이며 팬들에게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6월 21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마비노기' 21주년 행사의 슬로건이 'NEW RISE'라는 점도 이 같은 행보와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넥슨 측도 이번 테마에 대해 "2025년을 ‘마비노기’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고, 다시 한번 도약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시 말하지만, 프랜차이즈 IP의 '확장'은 어렵고 험한 길이다. 십수 년 이어진 팬들의 감각 세포가 어떤 연쇄 반응을 일으킬지 알 수 없고 확장에 따른 뉴비와 올드비의 물리적 결합이 어떤 시너지나 갈등을 만들어낼지 수치만 봐서는 절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확장 전략은 한마디로 꽤 흥미롭다. '메이플스토리 월드', '던파 유니버스'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IP '확장'에 방점을 찍은 넥슨의 방향성은 꽤 명확하고 선명하며 충분히 기대를 갖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