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서머게임페스트'에서, '다잉 라이트' 시리즈의 신작인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의 새로운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다.

'다잉 라이트2' 이후 DLC로 최초 기획되었던 이 신작은, 계획이 바뀌면서 완전히 떨어져 나와 스탠드 얼론 작품이 되었고, 넘버링은 붙지 않았지만 사실상 다잉 라이트 시리즈의 3편에 해당하는 위치를 차지했다. 몇 년 간 어떤 타이틀이 될 것인지 말이 많았지만, 결국 방향을 잡은 후 출시가 가까워진 지금 제대로 된 플레이 영상을 공개한 셈이다.

그리고, 새로운 트레일러의 공개와 함께 SGF 2025의 부대 행사로 진행되는 '플레이데이'에서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를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시연 분량은 하루 전 공식 채널에 올라온 30분 분량의 식 플레이 영상과 완전히 같았으며, 그런 만큼 영상으로는 느낄 수 없는, 플레이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부분 및 개발진과의 대화를 기반으로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의 첫인상을 설명해 보고자 한다.



첫 인상, 전체적인 '업그레이드'
정체성은 유지하고, 모든 면에서 발전하다

'다잉 라이트' 시리즈가 다른 좀비 서바이벌 게임들과 비교되는 부분은 게임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굉장히 독특한 긴장 조절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다잉 라이트 시리즈에는 '낮'과 '밤'의 구분이 있다. "산 자들의 낮, 죽은 자들의 밤"이라는 문장으로도 통하는 다잉 라이트의 특징적인 시스템인데, 이 밤,낮 구분이 단순히 환경이나 조명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게임 플레이를 통으로 바꾼다.

▲ 돌아온 1편의 주인공 '카일 크레인'

예를 들어 '낮'시간대에는 좀비들의 움직임도 느릿느릿하고, 햇빛이 완전히 차단되는 건물 내부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긴장의 정도가 전체적으로 낮은 편인데, 밤이 되면 완전히 달라진다. 한 마리만 상대해도 치명적인 '볼래틸'들이 등장하며, 좀비들의 공격성도 대폭 상승하면서 왜 이 게임의 장르가 '서바이벌'인지를 실감하게 만든다.

그러나, 게임 후반부에 이르면서 게이머가 충분한 성장을 이뤄내면 이 긴장의 곡선은 또 다시 요동치는데, 개조 무기와 각종 스킬을 둘둘 두르고 나가 볼래틸들을 사정없이 때려잡으며, 인간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게임 초반에는 약자의 입장에서 안전을 추구하며 플레이해야 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며 조금씩 밤을 정복해나가는 것이 다잉 라이트 시리즈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밤에는 이런 친구들과 만나야 한다.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또한 이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시연 초반부터 해가 지면서 밤이 찾아오는데, 이 때부터 긴장의 정도가 크게 높아진다. BGM도 더 소름돋게 변하고, 게임의 전체적인 조도가 낮아지며 손전등 없이는 정말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지며, 극도의 긴장 속에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성장 이후에 이 긴장 곡선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큰 이유가 없는 이상 이전과 같이 '훨씬 쉬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런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카일 크레인은 1편의 경험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지 상당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전반적으로 전작들에 비해 전투 구도에 많은 변화가 가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기사 하단에서 보다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 이전에 비해 훨씬 좋아진 비주얼

전체적인 플레이 감상은, 우리가 기억하는 다잉 라이트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든 면에서 조금씩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비주얼의 진화는 깜짝 놀랄 정도로 대단한데, 동시대 다른 게임과 비교할 때 무난하게 좋은 수준이던 비주얼이 딱 봐도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영상에서도 볼 수 있는 기상 효과나, '더 팔로잉'에서 이어진 차량과 운전 시스템도 이전에 비해 확연히 좋아진 부분. 개발진의 말에 따르면, 날씨에 따라 차량 핸들링도 미세하게 변하며, 비가 올 경우 타이어가 헛돌거나 미끄러질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무엇보다. 다잉 라이트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드롭킥'이 건재하다. 멀티 플레이에서 강력한 적을 코너에 몰아넣고 드롭킥으로 린치하는 재미는 다른 어떤 게임에서도 찾기 힘든 재미인데, 벌써 부터 들뜰 정도다.

▲ 진짜 드롭킥 못 참는다


다변화된 전투 시퀀스
원거리 무기의 강화, 그리고 '야수화'

이렇듯,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전작의 DNA를 그대로 이어받았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조금씩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이 부분은 확실히 달라졌다 싶을 정도로 유의미한 변화도 있는데, 일단 원거리 장비가 훨씬 다양하게 등장하고, 사용할 기회도 많다.

'다잉 라이트1'에서, 원거리 장비는 사실상 장식품에 가까웠다. 자주 등장하지도 않았고, 탄약도 무척 제한적으로 수급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최종 강화를 마친 근접 장비들이 엄청나게 강해 굳이 원거리 무기를 쓸 이유가 없었다. 대부분의 적들이 근접해 공격하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다잉 라이트' 시리즈는 근접전이 주된 전투 수단으로 설계된 게임이었다.

▲ 근접전이 시리즈의 근본 전투 구도

하지만 원거리 무기를 더 늘려달라는 커뮤니티 피드백은 테크랜드에 꾸준히 접수되었고(시연 중 개발진이 직접 한 이야기다), 2편에 이르러 업데이트로 다양한 원거리 무기를 도입했던 바 있다. 그리고,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애초에 처음부터 다양한 원거리 무기가 등장한다.

시연 중에 사용한 원거리 무기만 해도 활, 돌격소총, 산탄총, 화염방사기까지 네 종인데, 얻기 어렵지도 않고 탄약도 이전보다는 훨씬 쉽게 수급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처럼 좀비들과 육박전을 벌이지 않고 멀리서 좀비들을 쏴 죽이는, 슈터가 된 것은 아니다. 설정 상, 좀비는 세계의 구성 요소에 가까울 뿐, 적대 세력은 '인간'인 만큼, 인간 적들이 굉장히 많아지면서, 대부분의 총격전은 이들과 벌이게 되기 때문이다.

▲ 시연 중에도 절반은 총을 쓴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의 전투 구도는 좀비들과 근접에서 투닥거리는 이전과 같은 전투, 그리고 인간 적들과 펼치는 슈터로서의 전투가 혼재된 상태에 가깝다. 동시에 인간형 적들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에 침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파 크라이'처럼 잠행을 통해 주둔한 적들을 상대하는 과정도 더해졌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좀비들과의 근접 전투 원툴이던 기존작들에 비해 훨씬 더 다채로운 경험을 주는 셈이다.

▲ 주둔중인 군인들을 잠행으로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찰은 필수

그리고, 이런 전투 변화의 백미는 '야수화'이다. 게임의 UI에는 카일 크레인의 체력 바 밑에, 하나의 게이지가 더 있는데, 이게 바로 '야수화'에 필요한 게이지다. 게임 중 타격을 받거나, 공격을 할 때마다 이 게이지가 조금씩 늘어나는데, 가득 차게 되면 L3와 R3를 같이 눌러 힘을 해방하고, 말 그대로 야수가 될 수 있다. 카일 크레인이 지난 세월동안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야수화'는 '갓 오브 워'에서 크레토스가 극대노하면 볼 수 있는 '스파르탄의 분노'와 거의 비슷한데, 일시적으로 무적이 되면서 엄청난 괴력을 갖게 된다. 배트로 쳐도 멀쩡한 좀비들의 머리가 주먹 한 방에 케첩이 되고, 대부분의 적들을 일격에 거름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전까지는 핀치에 몰릴 경우 이렇다 할 탈출 방법이 없었기에 최대한 몰리지 않도록 동선을 생각하며 싸워야 했는데, 이제는 몸을 던져 싸우고 야수화로 마무리한다는 하나의 선택지가 더 생긴 셈이다.

▲ 두 주먹으로 전부 패 버린다



시연기를 정리하면,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기존 다잉 라이트 시리즈가 늘 보여준 특징적인 부분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특유의 변화하는 긴장 곡선도 완벽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비주얼과 물리 효과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발전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히 '또 다른 다잉 라이트'라고 하기엔, 훨씬 더 다양한 전투 상황을 보여준다. 잠입부터 총격전, 그리고 야수화까지, 게이머가 선택할 수 있는 전투의 방법은 보다 다양해졌고, 마주할 상황도 마찬가지로 다양해졌다.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의 출시까지는 2개월이 조금 더 남았다. 그 전에 몇 번 더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기회가 오겠지만, 첫 인상은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모든 것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전작을 꽤 즐겼던 게이머로서 느끼는 '첫 한 입'은 상당히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