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 스토리 시리즈가 10년의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는 사이버 슬루스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낸 신작으로 '과거와 미래', '인간 세계와 디지털 월드', 그리고 '인간과 디지몬'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요소가 복잡하게 얽히며 그려지는 유대와 갈등을 담고 있다.

게임의 주무대는 일리아스라는 디지털 월드다. 전작의 로얄 나이츠에 필적하는 '올림푸스 12신'이 다스리는 디지털 월드로 이곳에서 플레이어는 세계 붕괴의 비밀을 추적하며, 수많은 디지몬들을 만나게 된다. 게임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지만, 모든 점에서 진일보한 게 특징이다. 디지몬 수 역시 450여 종에 달하며, 화려한 필살기 연출까지, 10년간의 기술 발전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전작에서 혹평받았던 전투 시스템을 반면교사 삼아 도입한 CP 시스템 덕에 보스전에서는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긴장감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작게는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에서 크게는 디지몬 프랜차이즈의 미래를 짊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다. 10월 2일 정식 출시에 앞서 하라 료스케 PD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게임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하라 료스케 PD


Q. 오랜만에 나오는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의 신작이다. 본작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소개 부탁한다.

= 본작은 사이버 슬루스 출시 10년 만의 신작이다. 먼저 프랜차이즈의 테마에 대해서 설명하면 좋을 것 같은데 디지몬과 인간 사이의 인연을 그리고 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서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는 많은 시간과 예산을 들여서 세계관을 정밀하게 구축했다. 때문에 기존 팬이 아닌, 처음하는 유저도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기존의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를 보면 백신, 바이러스, 데이터, 프리까지 4종족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종족이 더 늘어난 것 같다. 당연히 상성 역시 늘어난 셈인데, 신규 종족과 상성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 일단 기본적으로 종족은 기존 4종족 그대로다. 다만, 도감에 불명(언노운), 배리어블이 추가되면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저마다 상성이 있고, 각 종족의 특성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 부분은 게임을 통해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Q. 처음하는 유저도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전작과 이어지는 건지,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계승된 요소와 새롭게 추가된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간단한 소개 바란다.

= 기본적으로는 전작과 이어지지 않는 단일 작품으로, 전작을 몰라도 아무런 문제 없다. 주인공의 설정 역시 이를 반영했는데 비밀조직의 에이전트라는 설정으로 디지몬을 아예 모르는 상태로 시작해서 마찬가지로 디지몬을 모르는 신규 유저와 같은 시선에서 시나리오를 쫓아가게 된다.

전작으로부터 계승되는 요소, 달라지지 않는 점이라고 한다면 육성, 모험, 배틀은 거의 그대로 답습했다고 할 수 있다. 배틀은 전작의 턴제 RPG여서 기존 유저에게도 익숙할 거라고 생각하며, 육성 역시 마찬가지로 진화와 퇴화를 반복하면서 디지몬을 강하게 하는 부분이 그대로 적용됐다.

물론 답습했다는 게 완전히 같다는 의미인 건 아니다. 전작은 10년 전 게임인 만큼, 전작의 요소를 가져와도 이 모든 것들을 브러시업해서 육성 RPG로서 더 많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Q. 주인공 성별에 따라 스토리나 동료와의 대화 등이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한편, 특이한 점으로는 고르지 않은 쪽이 오퍼레이터로 서포트하게 되는데, 주인공이 말을 거의 하지 않는 대신 오퍼레이터가 더 말을 많이 해서 비중이 더 큰 느낌이었다. 이렇게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 성별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거나 하는 등의 변화는 없다. 다만, 100% 같은 건 아닌데 굳이 말하자면 서브 퀘스트를 할 때 나오는 선택지의 지문이 조금 달라지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있다. 이런 사소한 차이 외에는 거의 같다. 이렇게 한 이유는 단순하다. 모든 유저가 동일한 경험을, 게임을 체험했으면 하는 생각에 이렇게 했다.

오퍼레이터가 주인공보다 말을 더 많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함으로써 선택받지 못한 쪽도 충분히 활약하는 인상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했다.


Q. 주인공 의상을 보면 사이보그 009가 떠오르는데 비밀조직의 에이전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과장된 디자인을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

= 주인공의 조직은 초상현상을 조사하는 비밀조직인데 그곳의 에이전트인 주인공은 어떻게 보면 암약하는 히어로로 볼 수도 있다. 그런 암약하는 히어로의 디자인, 의상은 어떤 게 좋을지 많은 조사 끝에 결정한 요소로 봐주길 바란다. 왜 그런 복장을 하고 다니는지는 어디서 설명할 예정에 없으며, 게임을 통해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Q. 현실 세계와 디지털 월드를 오가는 스토리던데 현실 세계 파트의 게임플레이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나.

= 현실 세계에도 디지몬이 배회하는 장소가 있는 등 기본적으로 두 세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플레이 감각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야기의 주체가 인간이냐 디지몬이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인간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인간 위주로 시나리오가 전개되지만, 디지털 월드에서는 디지몬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디지몬 위주로 시나리오가 전개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Q. 보스인 패롯몬과의 전투에서는 CP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아군만이 아니라 적인 패롯몬의 패턴과도 연계가 되는데, CP를 가운데에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시스템을 구성한 이유를 들어보고 싶다.

= 먼저 짧은 시연이었음에도 줄다리기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게임에 대해 잘 봐준 것 같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배틀 시스템은 확실히 우리도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이다. 전작에서 배틀 시스템에 대해서 비판받은 게 있어서 그 부분을 반성하면서 보스전에 긴장감을 줄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CP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보스전에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요소가 바로 CP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 CP가 오르면 보스의 패턴과 능력치가 강화되는 만큼, 보스전은 CP를 두고 줄다리기하는 식으로 흘러간다
※ 약점 속성으로 공격하면 CP 게이지를 크게 깎을 수 있다


Q. 디지몬에 탑승할 수 있던데 단순한 탈 것에 그치는지 아니면 디지몬 별로 일종의 전용 이동 스킬이 있어서 이동 및 필드 탐색에 도움이 되는 식인지 설명 부탁한다.

= 질문한 디지 라이드는 본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내부에서도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여러 논의가 오간 바 있다. 디지 라이드할 수 있는 디지몬마다 다른 스킬을 넣는 식으로 일종의 공략 요소를 추가할지 말지 고민하긴 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본작에서는 그런 식의 공략 요소는 없다.

이렇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순수하게 좋아하는 디지몬을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디지 라이드한 상태에서 특정 디지몬으로만 지나갈 수 있는 그런 게 존재한다면 싫어하는데도 그 디지몬을 키우고 타고 다녀야 하는 그런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 않나. 그런 불편함을 주고 싶지 않아서 디지 라이드는 그저 디지몬을 타고 다니는 이동 수단으로만 설계했다.

▲ 좋아하는 디지몬을 골라 자유롭게 타고 다닐 수 있다


Q. 짧은 시연이었지만 아라크네몬과 미이라몬 같이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굉장히 반가웠다. 애니메이션으로 디지몬을 접한 게이머들이 많은 한국에서 이런 반가운 만남을 이번 게임을 통해 더 많이 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일단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캐릭터가 직접 등장하거나, 차용한 부분은 없다. 다만, 센트럴 타운에 배치된 어떤 장면이나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을 오마주하거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디지몬의 특성에 맞춰서 배치한 게 있어서 애니메이션을 알수록 피식하고 웃을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Q. 필살기는 인게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되어 있던데 본작에 나오는 디지몬은 그 수만 무려 450여 종이 되지 않나. 이 모든 디지몬에 필살기 인게임 애니메이션이 적용되어 있는건가.

= 질문한 스페셜 스킬과 관련된 요소들은 모든 디지몬에 적용되며, 이 외에도 피탄 연출 역시 여러 패턴이 들어가 있어서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Q. 1년쯤 전에 디지몬을 창조한 토에이 세키 프로듀서와 인터뷰한 바 있다. 당시 경쟁작(포X몬)은 귀여운 걸 내세우니 우리는 귀엽기만 하지 않은 이미지로 승부한다고 한 게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를 보니 그래픽이 발전한 영향인지 대체로 귀여운 느낌이었다. 디지몬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떤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썼는지 궁금하다.

= 구체적으로 어떤 디지몬을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멋지고 귀여운 디지몬도 있지만, 기계적인 디지몬이나 드래곤 등의 짐승같은 디지몬까지 다양한 디지몬이 등장한다. 어느 한쪽에 초점을 맞췄다기보다는 멋진 건 더 멋지게, 귀여운 건 더 귀엽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Q.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하면 육성에 대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전작의 경우 진화와 퇴화를 반복해서 재능과 레벨 상한을 올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개성을 바꾸거나 원하는 스킬을 익히게 하는 등 내가 원하는 형태로 육성할 수 있었는데 '타임 스트레인저'만의 육성 요소가 추가된 게 있는지 궁금하다.

= 기본적으로 배틀을 많이 해서 진화, 퇴화를 거듭해 강하게 만드는 게 육성의 지름길인 점은 전작과 동일하다. 다만, 성격과 더불어 플레이어 자신이 성장하는 요소도 들어가 있어서 전작과는 다른 느낌을 주리라 생각한다. 육성에 대한 자세한 부분은 다음 기회에 말하도록 하겠다.


Q. 디지몬 개체마다 성격이 다르던데 성격에 따라 능력치가 어떻게 달라는지, 총 몇 개가 존재하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 먼저 성격이라는 요소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거의 없다는 점 양해바란다. 성격에 따라서 개체에 차이가 발생하거나 스탯이 달라지는 등의 요소가 있긴 하다. 이 외에도 독자적인 스킬을 익힐 수 있다.


Q. 디지몬마다 레벨 상한이 다른 것 같았다. 밸런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은데 이 레벨 상한은 보정이 가능한가. 그리고 이렇게 한 개발진의 기획 의도도 들어보고 싶다.

= 레벨 상한은 전작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배틀을 하고 진화와 퇴화를 하면서 레벨 상한을 올릴 수 있다.



Q. 그간 잘 등장하지 않았던 올림푸스 12신을 세계관의 중심으로 세운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 전작에서는 로얄 나이츠라는 13마리 디지몬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됐는데 여기에 필적하는 게 바로 올림푸스 12신이다. 일리아스라는 디지털 세계를 다스리는 디지몬들인데 이런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거의 다뤄지지 않은 면이 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본작을 통해 그 매력을 전달할 생각이다.


Q. 사이버 슬루스의 경우 전투와 그래픽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여러모로 힘을 준 느낌이 났다. 게임에 대한 대우가 달라진 게 있는 건가. 그리고 클리어 후 최고 난이도가 해금되는 것 같던데 어떤 부분이 달라질지, 그리고 계승되는 부분이 있을지도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 반다이남코 그룹 내에서도 디지몬 프랜차이즈는 가능성이 매우 큰 프랜차이즈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게임에 대한 대우가 달라졌다던가 그런 건 아니다. 가능성이 큰 프랜차이즈인 만큼, 공을 들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누구나 즐기기 좋은 육성 RPG라는 스탠스는 변함없다. 그나마 달라진 게 있다면 처음 접하는 유저도 디지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는 점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난이도는 이지 모드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 모드, 밸런스 모드, 그리고 하드 모드 3개를 초반에 선택할 수 있으며, 클리어 후 그 이상의 난이도가 해금된다. 당연히 뉴게임 플러스 역시 존재한다.


Q. 여담이지만, 어떤 디지몬을 가장 좋아하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

= 가장 좋아하는 디지몬이라고 한다면, 멋지다고 생각하는 건 로얄 나이츠의 제스몬이고 귀여운 쪽으로는 파닥몬과 테리어몬을 좋아한다.

▲ 귀엽기로 유명한 테리어몬


Q. 끝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는 사이버 슬루스 이후 10년 만의 신작이다. 디지몬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유저부터 신규 유저까지 모두 이 게임을 클리어하면 디지몬을 좋아하게 될 거로 생각한다. 발매까지 많은 기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