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7월 17일 출시를 앞둔 '쉐도우 라비린스'는 팩맨 IP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선보인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5주년을 맞은 팩맨은 그간 여러 게임으로 출시된 바 있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원조의 그것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쉐도우 라비린스'는 다릅니다. '다크하고 쿨한 팩맨'을 모토로, 팩맨이라는 요소를 메트로배니아로 재해석했죠.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아이자와 세이고 PD는 이에 대해 "팩맨을 알지만 플레이해본 적 없는 젊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팩맨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일단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놓고보면 관심을 끄는 데에는 성공한 모습입니다. 남은 건 이제 게임성으로 증명하는 일뿐이죠.
약 30시간의 플레이타임과 30여 종의 보스, 그리고 팩맨 특유의 '미로' 요소까지 담아낸 이 야심작은 과연 어떤 재미로 무장했을지 아이자와 PD와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Q. 팩맨 IP로 메트로배니아를 만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다른 여러 IP도 많았을 텐데, 왜 팩맨이었나요?
= 팩맨이 올해로 45주년을 맞았는데, 젊은 유저 중에서는 팩맨을 알지만 플레이해본 적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유저들에게 팩맨이라는 IP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 고민한 결과, '다크하고 쿨한 팩맨'이라면 젊은 유저들도 관심을 보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팩맨의 핵심 요소인 미로(라비린스)가 메트로배니아의 맵 탐색 요소와 잘 맞아떨어져서, 이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장르로 메트로배니아가 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Q. 시연 빌드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만든 기획 의도가 궁금하고, 최근 메트로배니아들처럼 퍼즐 건너뛰기 같은 난이도 완화 요소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본작은 패밀리층이 아닌 10대 후반 이상의 유저를 타겟으로 하고 있어서, 심의 등급 자체도 높게 책정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는 게임으로 기획했어요.
다만 시연 빌드가 어렵게 느껴진 이유는 본편 중반부 콘텐츠를 바로 플레이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술이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니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요.
정식 버전에서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스킬을 익히고 주인공과 함께 플레이어도 성장하게 됩니다. 그래도 어렵다면 상점에서 장비를 구매하거나 캐릭터를 강화하여 자연스럽게 난이도를 낮출 수 있도록 조정했습니다.

Q. 남코의 UGSF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 세계관을 선택한 이유와 게임에 어떻게 녹여냈는지 궁금합니다.
= '쉐도우 라비린스'에 깊은 세계관을 부여하고 싶어서 연구하다가, 여러 작품이 응축된 UGSF 세계관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기에 '쉐도우 라비린스'를 구축함으로써 이 세계관을 강화하고 다른 게임과의 연관성을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구체적으로는 단순히 배경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게임의 캐릭터나 보스, 몬스터가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 디그더그의 파이가를 '쉐도우 라비린스'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재해석했죠. 그 외 요소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Q. '다크하고 쿨한 팩맨'이라고 하셨는데, UGSF 세계관에도 밝은 면이 있지 않나요? 굳이 다크한 컨셉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첫 번째 질문과 연관된 부분인데, 젊은 유저를 끌어들여 새로운 팩맨 팬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당연히 그런 유저들이 좋아하는 컨셉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다크한 팩맨으로 기획했어요.
또한 이런 컨셉이 메트로배니아 장르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디그더그처럼 밝고 귀여운 작품도 '쉐도우 라비린스'에 맞게 재해석했으니 그 부분도 주목해주세요.

Q. 방어 시스템에서 배리어와 패링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셨는데, 둘 다 사용할 수 있게 하지 않고 선택하도록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같은 방어 요소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패링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적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튕겨내면 적에게 경직을 주고 크리티컬 데미지를 입힐 수 있어요. 반면 배리어는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으로 안전하게 공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쉐도우 라비린스'는 원래 버튼을 많이 사용하는 다소 복잡한 조작의 게임인 만큼, 가짓수를 늘려서 더 복잡하게 하기보다는 최대한 심플하게 만드는 게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플레이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Q. 시연 빌드에서는 팩맨으로서의 정체성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정 레일에서 팩맨으로 변신하는 것 외에는 그냥 액션 게임 같았는데, 본편에서는 더 팩맨다운 요소가 있을까요?
= 최근에 공개한 요소로 '미로'라는 게 있습니다. 팩맨 챔피언십 에디션 같은 느낌인데, 이 부분을 플레이할 때는 누구라도 '아, 이거 팩맨이다'라는 느낌을 받도록 만들었어요.
실제로 개발 스태프 중에 팩맨 챔피언십 에디션 개발자가 있을 정도로, 기존 팩맨 유저도 만족할 만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퍽(PERK)이라는 장비가 발동하면 일정 확률로 사라지던데, 이런 시스템을 넣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라진 퍽은 다시 얻을 수 있나요?
= 퍽은 기본적으로 상점에서 다시 구매할 수 있으며, 저렴할수록 사라질 확률이 높은 식으로 차별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강력한 성능의 퍽인데 가격이 저렴하면 사라질 확률이 높아서 일회용 느낌으로 사용하게 되는 거죠.

Q. 이전 인터뷰에서 플레이타임이 30시간 정도라고 하셨는데, 이게 재도전까지 고려한 건가요, 아니면 한 번에 클리어하는 시간인가요?
= 보스전에서의 재도전을 전제로 한 플레이타임이 30시간 정도입니다. 너무 어려운 것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져서 재도전 횟수도 줄어들 거라 생각해요. 처음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게임을 익힐 수 있어서, 시연 빌드에서 느꼈던 어려움은 크게 느끼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Q. 마을 NPC에게 몬스터나 보스 처치로 얻은 자원을 주고 스토리를 해금하는 시스템이 있던데, 이런 스토리 전개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 그 부분은 서브 스토리, 서브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필수는 아니지만 스토리를 더 깊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요소입니다. 확장성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죠. 게임 내에 상당한 분량이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장르 특성상 내비게이션이나 가이드 없이 맵을 탐색해야 하는데, 기획 측면에서 고민한 부분이나 방향성을 알려주세요.
=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맵을 돌아다니면서 수수께끼를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예 힌트가 없는 건 아니에요.
본편에서는 다음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목표를 표시해줍니다. 보스코니안이라는 마을에서 만나는 NPC들이 대표적이죠. 돈을 주면 정보를 주는 NPC가 있고, 마을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다음 목표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원작에서는 도망치다가 파워 쿠키를 먹고 역으로 잡아먹는 시스템이었는데, '쉐도우 라비린스'는 기본적으로 공격하는 쪽입니다. 파워 쿠키와 관련된 요소가 있다면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궁금합니다.
= 파워 쿠키는 '쉐도우 라비린스'에서 '가이아'라는 것으로 재해석됐습니다. 파워 쿠키처럼 시간 제한이 있지만, 무적 상태가 되어 일방적으로 적을 압도할 수 있어요.

Q. 시연 버전의 보스인 젠 젤메드는 상당히 어려웠는데, 전체 보스 중에서는 어느 정도 난이도인가요? 그리고 총 몇 종의 보스가 등장하나요?
= 플레이어가 게임에 익숙해지는 걸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정확한 난이도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쉐도우 라비린스'의 기본 흐름은 플레이어와 캐릭터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그 상태에서 보스를 상대하는 형태예요. 게임에 어느 정도 적응된 상태에서 몇 번 재도전한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난이도로 조정했습니다.
보스 종류는 다른 게임과 비교해도 제법 많다고 생각합니다. 중간 보스를 포함해서 약 30종 정도가 등장하며, 팩맨의 핑키를 베이스로 한 G-호스트부터 스플래터 하우스를 모티브로 한 젠 젤메드 등 다양한 보스가 등장해요.
Q. 지나온 길을 되돌아갈 수 없던 것 같던데, 정식 출시 버전에서도 마찬가지인가요?
= 시연 빌드에서는 돌아갈 수 없게 제약을 뒀지만,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빠른 이동의 경우 세이브 포인트 중에서 통상보다 더 큰 세이브 포인트가 있는데, 거기를 중심으로 여러 세이브 포인트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요.
이 외에도 소비 아이템으로 '긴급 탈출 장치'라는 게 있는데, 언제든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걸 사용하면 세이브 포인트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Q. 조작감이 독특한 것 같습니다. 벽에 점프했을 때 그대로 매달리던데, 이렇게 만든 이유가 궁금해요.
= 메트로배니아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의 경우 플랫폼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나쁜 인상을 줄 수 있어서 넣게 됐습니다.
조작감의 경우 게임을 처음부터 시작하고 튜토리얼을 진행했다면 점프 가이드에서 설명해주는 등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했는데, 시연 빌드는 그런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진행해서 어색하게 느껴진 것 같아요.
Q. 보스를 처치하고 포식하면 스킬이 추가되는 방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간을 멈추는 스킬도 있던데, 이런 스킬은 총 몇 종이나 되나요? 그리고 스킬 디자인에서 어떤 재미를 주고자 했는지 기획 의도도 알려주세요.
= 보스를 처치하고 얻는 스킬은 ESP라고 해서 일종의 필살기로 볼 수 있습니다. 7개 정도이며,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어요. 맵 탐색에서도 쓸 수 있지만, 가장 많이 활용되는 건 보스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스전에서 연격 뒤에 콤보를 넣거나 안전하게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공격하는 등 여러 상황을 상정해서 쓸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Q. 끝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오는 7월 17일 출시 예정인 '쉐도우 라비린스'는 팩맨 요소 외에도 지금까지 팩맨이 하지 않은 여러 스타일을 녹여낸 메트로배니아입니다. 팩맨 이전에 메트로배니아로서도 즐기기 좋은 게임인 만큼,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