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스 오픈 월드부터 다양한 이동 요소, 루팅과 스킬 트리, 그래픽 요소까지 어느 한 부분을 콕 집어 강조됐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로운 변화다. 그리고 이 많은 변화가 게임 안에 온전히 녹아들었을지도 의문이었고.
하지만 출시에 앞서 얻게 된 게임 플레이 시연은 그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게임에 대한 궁금증은 '잘 해냈을까'를 넘어, 그 많은 변화를 '왜, 어떻게 이뤄냈는지'에 대한 부분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현장에서 랜디 피치포드 기어박스 CEO, 앤드류 라이너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만나 그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미처 듣지 못한 답변은 앤서니 니콜슨 시니어 프로젝트 프로듀서를 통해 서면으로 추가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에 대한 플레이 경험은 시연기로 따로 남겼으니 이번에는 개발진이 보더랜드4를 어떻게 완성해 나가고 있는지를 그들의 말을 통해 적어보고자 한다.

보더랜드4, 보더(경계)는 줄이고 랜드(공간)는 확장하고
Q. 우선 보더랜드4의 핵심 키워드를 설명해준다면? 또 어떤 키워드를 강조하고 싶나?
= 보더랜드4는 지금까지 나온 보더랜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야심 찬 작품이다. 개발 처음 내세운 주요 콘셉트 중 하나는 '경계는 줄이고, 플레이 공간은 확장하자(Less Borders. More Lands.)'였다. 이 핵심 주제가 개발팀을 이끌었고, 게임플레이와 스토리텔링을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시키는 데 영감을 줬다.
플레이어는 여러 구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고, 역동적인 세계 안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발견해 활성화하는 사이드 미션을 즐길 수도 있다. 플레이어에게 탐험을 장려하면서도, 그에 맞는 보상을 제공하도록 설계했다.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은 전체 플레이 경험에서 드러나도록 했다. 협동 플레이의 개선, 전투 접근 방식을 다변화하는 이동 메커니즘, 그리고 버튼 한 번으로 디지러너 차량을 소환하고 탐험하는 방식까지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Q. 게임에 적용된 내용 중 뜨거운 논쟁이 오갔거나 고민이 많았던 시스템이 있다면?
= 어느 특정 부분 하나를 꼽기보다는 새로운 기능 구현이나 도전적인 무언가가 생길 때마다 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았다. '플레이어들이 이건 좋아할까?'라고 말이다. 새로운 기능이든, 기존 기능이든, 항상 플레이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접근했기에 가능했다.
이런 모든 고민과 노력이 우리가 만들어낸 훌륭한 게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Q. 그래픽이 깔끔하고 탁월해졌지만, 시리즈만의 색과 다소 거친 느낌이 완화된 느낌이다.
= 확실히 더 높은 그래픽 품질과 정교함을 갖추게 됐다. 사실 보더랜드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공존하는 공간인데 스타일 면에서도 '보더랜드(Borderlands)'라는 이름처럼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의 경계에 머물길 원했다. 그리고 그걸 이번 작품에서 조정하고 향상시켰다. 외곽선이 예전만큼 두껍지는 않지만, 텍스처와 머티리얼에는 그 어느 작품보다 많은 디테일과 수작업이 들어가 있다. 그런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보더랜드의 모든 아트워크는 사진 소스를 쓰거나 기계를 활용한 것이 아니라 모두 사람이 만들었다. 모든 아티스트들이 캐릭터와 장소, 소재 개발에 있어 창의성을 쏟아 부은 결과다. 이처럼 우리가 아티스트로서 발전해 나가듯, 우리가 게임에서 보여주는 비주얼 역시 함께 진화할 것이다.
Q. 시리즈의 아트 스타일은 꾸준히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작품에 그래픽 평가는?
= 보더랜드4는 시리즈 특유의 아트 스타일, 언리얼 엔진5의 성능이 결합되어 PC와 콘솔, 모두에서 새로운 시각적 품질의 기준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는 동시에 팬들이 사랑하고, 또 익숙한 상징적 아트 스타일을 한층 더 정교하게 가다듬고 발전시키는 게 보더랜드4에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스타일은 단순한 비주얼 이상의, 게임플레이와 내러티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 기어박스 아티스트들이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시리즈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비주얼의 게임을 완성했다고 말하고 싶다.

Q. 스위치2 버전이 단순 포팅이 아니라 맞춤형 개발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스위치2가 마우스 조작을 지원하는데, 이와 관련한 조작법이 나올지 궁금하다.
= 스위치2 버전에 대한 정보는 아쉽지만, 추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새로운 행성, 색다른 적, 그리고 볼트 헌터
Q. 타임키퍼라는 빌런은 기존 시리즈와는 매우 색다른 컨셉이다. 이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 타임키퍼는 교단으로 알려진 합성 병사 부대를 이끄는 무자비한 독재자다. 수천 년 동안 억압을 이어온 타임키퍼가 행성마저도 숨긴 채, 볼트라고 불리는 사이버네틱 임플란트로 주민들을 통제해왔다. 게임을 통해 타임키퍼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팬들이 알게 될 날이 기다려진다.
Q. 이번 스토리 설정상 행성의 토착민은 외부인에 대해 협조하거나 반목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일것 같다.
= 이번 작품의 배경인 카이로스는 수많은 세력이 충돌하는 완전히 새로운 행성이다. 앞서 언급했듯 타임키퍼가 억압해왔던 행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더랜드4의 사건이 시작되기 6년 전, 위성 엘피스가 카이로스의 궤도로 순간이동하면서 행성을 감싸던 보호막이 산산조각 났다. 외부의 세계를 깨달은 주민들은 저항을 시작했고,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은 볼트와 함께 뇌 일부까지 뜯어내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네 명의 볼트 헌터는 클랩트랩의 지시에 따라 카이로스 전역에 크림슨 레지스탕스를 결성하고, 행성을 탈출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킨 아웃 바운더스 세력을 돕게 된다. 플레이어는 볼트 헌터가 되어 서로 대립하는 세력들의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Q. 전작인 3편 엔딩과 이어지는 내용으로 엘피스를 차원 저편으로 날려버렸지만 처음 보더랜드4를 공개하는 영상에서 곧바로 엘피스가 재등장했다. 릴리스가 재등장할 수 있다는 복선이 될 수도 있었는데 실제로 얼마 전 소니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릴리스 관련 미션이 확인됐다. 처음부터 차기작 스토리라인을 준비하는 큰 그림으로 보더랜드3의 이야기를 전개한 것인지 궁금하다.
= 앞선 보더랜드3의 스토리는 장기적으로 여러 서사를 염두에 두고 써내려갔다. 동시에 보더랜드4의 내러티브 팀에게는 카이로스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영웅과 빌런의 이야기를 마음껏 그려낼 수 있는 자유도 줬다. 덕분에 보더랜드4는 신규 플레이어들에게는 입문작으로서 완벽해질 수 있게 됐다.
앞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공개된 캐릭터들은 릴리스가 엘피스를 카이로스로 순간이동시켜 베일을 파괴한 후 살아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 희망이 이루어질지는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그 답을 찾을 수 있으며, 그 날을 기대하고 있다.
Q. 최근 공개된 게임플레이 트레일러에서 나온 클랩트랩이 3편 이상으로 고물 덩어리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클랩트랩의 캐릭터성에 변화가 있는 것일까?
= 클랩트랩도 우리처럼 여러 경험에 의해 변화하고, 성장해왔다. 이러한 변화는 보더랜드 시리즈 전반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외형적인 모델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보더랜드 3에서와 거의 비슷한 모습이긴 하다. 클랩트랩은 여전히 사랑스러우면서도 끈질긴 캐릭터며, 모험에 대한 열망과 친구를 원하는 마음도 여전하다.

눈에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심리스로 확장된 오픈 월드
Q. 심리스 오픈 월드에서 보이는 곳은 정말 다 갈 수 있나? 또 새로운 행성에서 플레이어들이 꼭 가봤으면 하는 장소가 있다면?
= 맞다. 보이는 곳이라면 그곳엔 모두 갈 수 있다. 예전에는 장벽이나 로딩 포인트 너머에 있는 것들은 그저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 존재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게 실제로 존재한다.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했던 것 중 하나가 월드 곳곳을 돌아다니고, 탐험해보면서 아무도 가보지 않을 곳을 가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개발진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찾아냈는데 거기 아무것도 없다면 그걸 디자이너에게 곧바로 알려줬다. 그 빈 곳을 채울 작은 스토리, 혹은 수집 아이템을 줘 내용을 채웠다. 플레이어가 스스로 보기 멋지거나 탐험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실제로 탐험하고, 또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길 바랐다.

실제로 동굴이 보이면 들어가보고, 산에 작은 틈이 있다면 들어가 보길 바란다. 숨겨진 비밀 공간이 많고, 실내 공간도 정말 많이 준비했다. 폭포에서부터 설산, 심지어 하늘 높이 떠 있는 달까지 플레이어에게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물론 그곳에 어떻게 올라가는지는 내가 직접 알려주진 않을 테지만(웃음). 그래도 직접 그 길을 찾아가보면 정말 멋진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Q. 에코-4가 플레이에 얼마나 많이 개입하고 관여하는지 궁금하다. 또 기능적인 부분 외에도 시나리오상 에코-4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 에코-4는 볼트 헌터들에게 지급되는 에코 기기의 최신 버전이다. 게임 안에서는 미션 목표까지의 경로를 표시해주고, 중요한 오브젝트를 강조하고, 플레이어가 갑작스럽게 사망했을 때 도움을 주는 기능도 있다. 사랑스러운 로봇 에코-4는 스토리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하게 되지만, 그 부분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게임에서 확인해주길 바란다.
Q. 시연 버전에서는 에코-4의 내비게이터가 조금은 잘못된 길을 알려주기도 하는 것 같던데.
= 이번 플레이 세션 이후에도 개발팀은 여러 차례 게임의 여러 부분을 개선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식 출시 전에 에코-4의 경로 생성의 정확성과 유용성을 높일 예정이다. 출시에 맞춰 게임을 최상의 상태로 완성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만큼, 정식 출시 버전을 기대해주길 바란다.

수류탄은 아끼기만? 오디넌스 슬롯으로 파밍도 공격도 더 다양하게
Q. 중화기와 수류탄을 기존과 다르게 '오디넌스'로 분리한 이유는 무엇인가?
= 오디넌스 슬롯으로의 변화 이유 중 하나는 플레이어들의 플레이 습관이었다. 많은 플레이어가 수류탄의 탄약을 아껴두고, 어려운 전투 등 꼭 필요한 순간에만 쓰려고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로켓 런처나 개틀링 건도 마찬가지였다.
보더랜드4에 적용한 오디넌스 슬롯은 (탄약 대신) 쿨다운 시스템을 적용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수류탄이든, 로켓 런처같은 중화기든, 아껴두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루트 풀도 확장해 던지는 나이프, 폭약, 손목 로켓 등 더 다양한 무기를 만날 수 있다. 사용도 스킬 버튼(LB, L1)과 반대(RB, R1)에 있는데 이 슬롯을 무기로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추가 액션처럼 쓸 수 있다는 점도 달라졌다.
개발진으로서는 창의력이 더욱 자극돼 무기 기반, 스킬 기반의 온갖 재미있는 것들을 상상하고 만들어낼 수 있었다.

탄약을 소모하는 방식 대신 재충전해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Q.본작에서 제일 독특한 무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려준다면?
앤드류 라이너= 재미있는 전설 무기가 있다. 아직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메인 사격과 언더배럴(보조 사격) 모드를 가지고 있는데 메인 사격으로 적을 처치하면 언더배럴로 적을 한 방에 죽일 수 있게 된다. 계속 모드를 전환하면서 적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수 있는데 정말 재미있다.
랜디 피치포드= 나는 테디오어 무기가 만드는 여러 상황들을 정말 좋아한다. 이 회사의 무기는 재장전할 때마다 무기를 던지는데 그때마다 온갖 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던지는 탄 빈 무기는 큰 수류탄이 되어 폭발하기도 하고, 여러 개의 작은 수류탄이 되어 여러 번 터지기도 한다. 때로는 땅에 떨어져 포탑이 되거나, 또 어쩔 때는 벽에 붙는 끈끈이 폭탄이 된다. 다리가 생겨 걸어다니기도 하는데 그렇게 이동형 포탑이 되어서는 총을 쏘기도 한다.
이렇게 무기들이 여기저기 복제되고, 몸 곳곳에 들러붙어 내가 움직일 때마다 그 모든 무기들이 총을 쏘는 것도 본 적 있다. 테디오어 무기를 쓰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정말 흥미롭다. 여기에 다른 제조사의 특수 능력 부품까지 더하면 정말 기괴하고, 미친 듯 독특한 결과가 발생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기에 결합할 수 있는 기업 라이선스 파츠를 특수 능력 파츠 형태로 장비에 결합, 다양한 방식으로 커스텀할 수 있다).
개발진조차도 모든 조합을 전부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Q. 기업의 라이선스 파츠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하다. 일종의 무기 특성, 또는 태그로 생각하면 될까?
= 새로운 라이선스 파츠 시스템으로 여러 제조사의 특성과 능력이 하나의 무기에 결합된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 총열, 스코프, 재장전 방식 등 다양한 부품들이 어떤 제조사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장비 희귀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특성과 능력이 추가되어, 전보다 더욱 기상천외한 '장비 파밍'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던져서 재장전할 때 다리가 돋아나는 테디오어 SMG가, 달려다니면서 총알을 튕기며 발사하는 야콥스의 것도 만날 수 있게 됐다.

Q. 무기 파츠 조합이 전작들보다 훨씬 다채로웠다. 그만큼 원하는 총기를 얻기가 어려울텐데, 원하는 장비를 파밍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
= 이번 작품은 시리즈 사상 가장 방대한 루트 파밍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플레이어가 자신의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빌드를 추구하고, 완성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이 준비되어 있다. 덕분에 원하는 장비를 파밍하는 것이 쉬워졌는데 전체 미션을 원하는 대로 다시 플레이할 수도 있고, 목시의 빅 앙코르 기계를 통해서는 원하는 보스를 반복 공략할 수도 있다.
출시 시점에는 특정 아이템이 전용 루트에서 드롭되어 자신의 빌드에 맞는 아이템을 목표로 파밍하는 게 가능하다.
Q. 이번 작품에서는 가장 다양한 스킬 트리가 제공된다. 유저들이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까? 초반 구간을 넘길 장치나 가이드가 있다면?
= 이번 작의 튜토리얼 시스템은 한 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쏟아붓는 대신, 플레이어가 낯선 시스템도 편안한 속도로 익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방대한 규모의 스킬 트리가 더해져 플레이어가 익혀나가며 각자 가장 잘 맞는 플레이 스타일을 찾을 수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 다양한 난이도 설정에 협동 플레이로 쉽게 도전적 콘텐츠를 해결할 수 있다. 신규 플레이어에게 완벽한 입문작이 될 것이다.

슈터가 주는 순간순간의 재미, 그걸 더 풍성하게 만드는 하이퍼 액션
Q. 전투 측면에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대쉬와 더블 점프, 활강 등으로 적의 공격을 피하며 싸우는데 전반적인 속도감이 올라갔다. 왜 이런 변화를 도입했나?
= 1인칭 슈터에서 느끼는 재미는 바로 플레이하는 그 순간순간에 있다고 생각한다.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그 순간의 감정. 예를 들어 바라보고, 움직이고, 조준하고, 쏘는 그 즉각적인 느낌이 중요하다.
이동 능력의 진화는 이런 순간순간의 재미, 그리고 플레이어가 이런 플레이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더욱 강화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가 게임 세계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야망까지 엮여있다. 더 넓어진 세계. 가령 가장 높은 산 봉우리나 깊은 동굴까지 갈 수 있는 더 큰 이동의 자유도를 주고 싶었다. 맵 도처에 플레이어가 실제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하려면 이런 많은 이동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액션의 변화는 전투의 역동성과 움직임을 늘렸고, 이에 맞춰 적 유형의 진화에 따라 게임 플레이도 함께 발전시켰다. 이전 보더랜드 게임들은 단순히 적을 조준해 맞추고, 내가 죽기 전에 적을 먼저 죽이는 식이었다면 보더랜드4에서는 다양한 공격 방식을 가진 새로운 적 유형을 많이 추가했다. 어떤 적들은 서로를 지원하기도 해 우선 순위 타겟팅이 중요해졌다. 이제는 날아오는 공격을 회피하는 것도 필요해지며 역동적으로 변했다. 이 역동적인 전투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도 느꼈다.
새로운 이동 능력은 더 넓은 맵을 탐험할 수 있는 이동의 자유, 전투 환경에 대응하는 선택지를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답이었다.
Q. 지난 시리즈에 비해 보스전에서 수행해야 하는 기믹이 늘어난 느낌이다. 이는 의도된 부분인가?
= 보스전의 다양한 기믹은 의도된 변화다. 넓게는 보스전만이 아니라 일반 적들까지 전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배워나가야 하는 정교함을 담으려 했다. 월드 곳곳에서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가진 적들을 만날 수 있는데 단순히 가득 찬 체력바를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드론을 띄워 치유하거나, 주변 개체에 방어막을 쳐주는 적도 존재한다. 어떤 적을 먼저 잡아내야 할지 타겟팅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누굴 공격해야 하는지만이 아니라 어떻게 피할지도 배워야 한다. 어떤 적은 땅에, 또 다른 적은 공중에 위험한 구름을 만들어낸다. 공격 방식의 추가와 상황에 대한 판단 요구는 단순히 상대 체력을 먼저 깎아 내는 것에서 벗어나, 게임 플레이에 대한 고민과 경험의 확장이 목표였다.
이제 게임 플레이는 단순히 장비의 강함만을 따지는 걸 넘어 플레이어의 실력까지 중요해졌다. 그 실력이 그저 잘 움직이고, 조준하고 쏘는 것만이 아니라 게임에 있는 다양한 액션을 필요한 곳에 활용하는 것까지 포함하게 됐다. 이렇게 캐릭터 조작과 실력에 차이가 생긴 만큼, 장비와 스킬 트리의 방향도 각기 다르게 설계했다.
Q. 예열이 필요했던 총기는 빠르게 조준하고 피해야되는 슈터 플레이에서 제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이런 무기의 디자인 의도와 역할을 소개하자면?
= 그런 무기는 예열 시간이 필요한 대신 짧은 시간 안에 압도적인 양의 탄환을 퍼부어 강력함을 자랑한다. 그렇기에 빠른 전투 상황에 필요한 예열 과정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빌드와 플레이 스타일을 구축한다면 그에 어울리는 강점을 보일 것이다.
교단 무기는 강력한 충전형 모드를 특징으로 해 빠른 연사도 가능하지만, 충전 후 한 번에 큰 피해를 주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플레이어가 새롭게 추가된 이동 메커니즘과 전투 디자인에 익숙해질수록 이런 무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Q. 벡스와 라파의 조작 난이도가 다른 느낌이었는데 장비 탓일까? 아니면 4명의 캐릭터마다 조작 난이도는 다르지만, 각각 스킬과 역할의 차이를 두는 방향으로 구상한 것인가?
= 두 캐릭터는 매우 다른 스킬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이번 보스전에서는 벡스가 유리해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다른 타입의 전투에서는 벡스가 더 유리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플레이 스타일과 각 전투의 디자인이 캐릭터의 능력과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달라진다.
라파만 해도 블레이드 공격을 쓸 때는 3인칭 화면으로 적을 베는 스타일이지만, 엑소 스켈레톤에 달린 무기를 쓸 때는 추가 무기를 통해 더 많은 화력으로 대미지를 주는 방식이다. 같은 캐릭터라도 빌드마다 플레이가 정말 많이 다르다.
이번 시연은 미리 정해진 무기와 빌드에 스킬 트리를 탐구할 겨를도 없이 플레이를 시작한 감이 있다. 하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를 처음부터 해 캐릭터와 함께 성장한다면? 어떤 스킬을 활성화할지, 또 어떤 액션, 어떤 장비를 모을지 모든 것을 직접 선택해 시너지를 낼 것이다. 이번과 같은 빌드와 장비로 게임을 플레이해도, 만약 내가 처음부터 직접 키운 캐릭터였다면 20%는 더 강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최적화된 선택을 해왔을 테니 말이다.

정식 버전은 훨씬 다양하게, 캐릭터도 총 넷이니 더더욱 다양해질 것
Q. 초보자를 위한 러닝 커브는 어떻게 마련할 예정인가?
= 플레이어는 더 어려운 콘텐츠에 도달하기 전, 낮은 레벨 단계에서 조작과 게임 시스템에 익숙해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또 플레이어 스타일에 맞는 빌드를 스스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RPG 메커니즘을 통해 레벨업하면서 더 강한 상태로 콘텐츠에 도전할 수 있다.
아울러 게임에 난이도 설정이 있어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다. 협동 미션에도 플레이어 각자가 개별적으로 난이도를 설정할 수도 있다. 최대 4명이 함께 플레이할 때에도 파티원 간에 체감하는 난이도가 지나치게 차이나지 않도록 설계했다.
Q. 오랜 기간 FPS를 만들고 보더랜드 시리즈 자체의 역사도 오래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가장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 앞서 언급했듯, 개발팀은 팬들이 알고 사랑하는 보더랜드만의 핵심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플레이와 스토리텔링을 진화시키고자 했다.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모든 측면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했다.
플레이어들이 사랑하는 특유의 분위기와 유머는 발전시키면서 가장 깊고 다양한 스킬 트리, 역동적인 이동 능력, 플레이어가 끊김 없이 몰입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세계를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면서도 스토리를 비롯해 이전 시리즈의 유산을 계승하고자 했다. 많은 기대 바란다.

[ 내용 수정 : 2025.06.22. 05:00 ] 2차 엠바고 해제 이후 볼트 미션 빛 보스 내용이 추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