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유는 지난 2일, 자사의 PC MMORPG 신작 '벨라토레스'의 개발자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벨라토레스'는 지난 2023년 브랜드 페이지를 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딛은 PC MMORPG다. 최근 MMORPG가 PC-모바일을 염두에 둔 것과 달리, 최초 공개 당시부터 줄곧 PC MMORPG 외길을 언급하면서 주목 받은 바 있다.
그 뒤로 2년여가 지나 개발자 인터뷰 영상 공개와 함께 CBT를 예고한 '벨라토레스' 과연 어떤 PC MMORPG 경험을 제공할지 공개된 영상에서 그 단초를 찾아보았다.
테마는 '궁극의 중세 전쟁'
진짜 전쟁에는 생산과 보급도 중요하다

벨라토레스의 영문 부제는 'The Ultimate Medieval Warfare',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궁극의 중세 전쟁'이다. 벨라토레스라는 단어도 라틴어로 전사를 뜻하는 '벨라토르(Bellator)'의 복수형이니, 태초부터 전장에서 활약할 전사들의 이야기임을 천명해둔 셈이다.
이번 개발자 영상에서는 그 배경이 조금 더 자세히 언급된다. 왕국에서 모종의 이유로 왕권이 몰락하게 되고, 이에 유력한 다섯 대가문이 패권을 쥐고자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 '벨라토레스'의 대략적인 이야기다. 그 상황에서 유저는 한 가문의 일원이 되어 각자가 속한 가문의 영광을 위해 활동하게 된다.
자신이 속한 세력의 이권을 위해서 유기적으로 연합해서 움직이는 구도는 이미 다른 MMORPG에서도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그래서 벨라토레스는 차별화를 위해서 '제작'과 '생활'을 강조했다. 영상에서도 나무에서 열매나 기타 재료를 채집하거나 광석에서 여러 광물을 채굴하는 장면들이 등장하며, 이를 활용해 장비를 제작하는 과정도 일부 소개됐다.


이번 영상에서는 제작해서 얻게 되는 결과물과 장비 티어 체계, 제작 숙련도 등 세부 정보까지도 UI 화면을 통해 공개됐다. 제작 화면을 살펴보면 장비 티어는 6티어까지 있으며 그 이후 균형인도자, 새벽인도자 등 특수한 티어의 장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작에는 필수 재료와 추가 재료가 들어가며, 장비 제작 시 주요 능력치와 부가 능력치, 각성 능력치가 각각 랜덤하게 부여된다. 영상에서는 저티어 등급 재료만 소개됐으나, 두 종류의 광물을 두 개 정도만 소모하는 것으로 보아 초반 제작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능력치 및 수치도 무작위로 결정되는 만큼, 원하는 옵션을 맞추기 위해 반복적으로 제작 과정을 거듭하게 될 전망이다. 장비 등급도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중 랜덤하게 제작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추가 능력치 개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각성 능력치도 이와 별도로 1개에서 4개 사이로 무작위로 등장하는 만큼, 옵션을 깎기 위해서 여러 차례 제작을 하며 숙련도를 높이고, 좋은 옵션의 무기를 자기가 직접 쓰거나 혹은 거래소에 올려서 수익을 얻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장비 획득을 사냥이 아닌 직접 제작 혹은 유저 간 거래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생활과 제작에 초점을 맞춘 유저들도 전투력이 강한 유저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숙련도 기반의 성장, 전투
무기 교체, 상황에 맞춘 다양한 특성 트리까지

벨라토레스의 전투 시스템에서도 '숙련도'가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대다수의 MMORPG가 처음에 고정된 클래스를 고른 뒤 레벨을 올리면서 상위 직업으로 전직하거나 혹은 별도의 수단을 통해 다른 계열로 바꿔서 플레이하지만, 벨라토레스는 주로 사용하는 무기나 반복하는 활동에 따라 숙련도를 획득하게끔 설계했다. 또한 무기도 인벤토리창을 열지 않고 교체, 중간중간 상황에 맞춰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 내 구현된 무기의 종류는 아직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영상을 통해 한손검, 양손검, 양손창, 방패, 지팡이, 해머, 쌍검 등 12종의 전투 스킬 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투 기술 숙련 UI창에 1, 2 표시가 된 것으로 볼 때 두 종류의 무기를 장착,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바꾸며 플레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장비하고 있는 무기를 비롯해 일부 무기 아이콘에 파란색으로 칠해져있는데, 이는 무기 아이콘 색상을 숙련도에 따라 구분해 현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영상에서 숙련도 시스템의 예시로는 양손창이 소개됐다. 양손창은 공격 템포가 느리고 정신력 소비량이 크지만 광역으로 높은 피해를 주는 스킬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공격 템포가 느린 걸 보완하기 위해 일부 스킬은 냉기 속성 피해를 입히며, 특수기를 활용하면 정신력 소모 없이 스킬을 난사할 수 있어 타이밍을 잡고 극딜을 퍼붓는 것에 특화된 무기로 예상된다.

이러한 특성을 보유한 만큼, 양손창의 숙련도는 정신력 소모량 감소 및 스킬 쿨타임 감소, 냉기 속성 피해 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냉기 속성 피해를 부여하면 빙결, 결빙 효과도 발생하는데, 해당 효과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없으나 냉기 속성 피해를 몇 회 이상 입혀서 수치가 누적되면 이동이 불가능하거나 아예 공격도 못하는 상태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외에도 '그로기 피해'가 언급됐는데, 이는 보스 전투와 상당히 밀접한 사항으로 보인다. 이후 공개된 보스 전투 화면에서 유저들이 공격할 때마다 체력바 하단의 노란색 게이지가 차는데, 이는 여러 게임에서 보스의 그로기 수치를 나타내는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로기일 때의 세부 효과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보스가 무력화되거나 혹은 약화되는 건 확실한 만큼 그로기 피해 또한 스킬 세팅을 할 때 참고할 사항 중 하나로 예상된다.

'벨라토레스'에서 스킬트리를 올리는 방식은 숙련도를 높일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를 소모, 해당 트리를 해금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좌측 하단의 초기화 메뉴를 볼 때 기술 초기화는 언제든지 가능하나, 초기화를 위해서는 별도의 재화나 아이템이 소모된다. 또한 스킬 숙련도가 일정 단계에 도달하면 전용 기술이나 새로운 전투 스타일이 개방, 플레이스타일이 변화된다.
예시로 등장한 양손검을 내리찍는 스킬의 경우 자신을 중심으로 광역으로 피해가 여러 차례 발동하는 식으로 스킬이 변경됐으며, 전투망치를 쓸 때 사용 가능한 발구르기 스킬은 망치에 번개의 힘을 담아 내리찍는 식으로 모션 및 피해 범위도 변경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숙련도를 어떤 스킬 계열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같은 무기여도 전혀 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논타겟으로 진행되며, 체력과 정신력 외에 회피나 일부 스킬에 사용되는 '지구력'도 핵심 포인트다. 백스텝과 구르기의 지구력 소모량이나 UI는 소울라이크가 연상되나, 회피의 무적 판정이나 타이밍은 그보다는 느슨하고 시각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끔 조율했다.
스킬은 무기당 액티브 스킬 8개 슬롯과 배정되어 있어 총 16개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상단에 있는 2개의 슬롯은 양손창을 소개할 때 언급된 특수기로 보이며, 쿨타임이 최소 80초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딜 사이클 타이밍에 맞춰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투박하고 정교한 중세 심리스 월드
아직 드러나지 않은 세계관, 7월 30일 CBT로 오픈

통상 RPG는 유저가 플레이하게 될 세계관이나 지역을 최우선적으로 소개하지만, '벨라토레스'는 이 부분에 대한 소개는 최소화했다. 중세풍의 심리스 오픈월드고 다섯 개의 가문이 패권을 두고 경쟁한다는 점 정도만 간단히 언급됐으며, 심지어 핵심인 다섯 가문의 이름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영상에서 공개된 배경과 아트의 톤을 볼 때, 좀 더 그럴싸하고 현실적일 법한 중세풍의 세계를 강조하고자 의도적으로 배제한 느낌이었다. 오크나 언데드, 골렘 등 몬스터가 벨라토레스에도 등장하기는 하지만, 심리스 월드를 소개할 때는 그러한 존재들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후반에 가서야 잠깐 몬스터들을 비추는 정도에 그쳤다.



의상 및 장비, 그리고 성의 모습에서도 그런 의도가 전해졌다. 게임인 만큼 장식이나 스케일이 다소 과장되긴 했어도, 전반적으로 어둡고 칙칙한 톤에 화려한 장식은 일부러 배제해 보다 현실적인 중세의 느낌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리스 로마풍의 고대 유적과의 대비를 통해 그 시기 이후 중세로 이어지는 흐름을 은연 중에 포착하게끔 유도했다.
사실 5분이라는 시간은 PC MMORPG를 소개하기엔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아마 그래서 벨라토레스는 세계관에 대한 소개 대신, 국내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 할 전투 및 성장 시스템을 먼저 소개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번 영상에서는 숙련도 기반의 자유도 높은 성장과 전투, 세력 간 경쟁과 그 안에서 순환하는 경제 체계가 언급됐지만, 그것이 펼쳐질 세계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소개는 미진했다. 과연 유저들이 그 세계에서 가문의 일원으로 어떤 이야기를 접하고, 어떤 경험을 체험할 수 있을지 7월 30일 CBT를 기대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