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은 4일 "재미있는 게임이 전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는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의 신뢰와 진정성 있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부문장은 이날 열린 '게임아이콘 서울(GAME AiCON SEOUL)'에서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역할 - 퍼블리셔 과연 적일까?'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 컴투스 한지훈 게임사업부문장

한지훈 부문장은 1999년부터 26년간 게임 사업에 종사하며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을 거친 전문가다. 넷마블 재직 시절 '세븐나이츠', '몬스터 길들이기', '페이트 그랜드 오더' 등 약 70개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

한 부문장은 퍼블리셔의 역할에 대해 "개발을 제외한 사업, 운영, 마케팅, QA, CS, 로컬라이제이션 등 게임 서비스 전반을 책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컴투스에서 게임 사업 서비스를 위한 인력만 제 밑에 400명이 있다"며 "개발사가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그 외의 모든 것을 다 하는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70여개의 모바일 게임을 론칭했지만 성공 비율은 10%도 안된다"며 "재미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 않으며, 결국 유저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퍼블리셔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시장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유저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를 최우선으로 고민한다"며 이것이 퍼블리셔의 첫 번째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한 부문장은 개발사를 위한 퍼블리싱 계약 팁도 공유했다. 그는 "계약 구조는 보통 라이선스비(LF), 수익 배분(RS), 미니멈 개런티(MG), 마케팅 개런티 네 가지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수익 배분은 퍼블리셔가 마케팅을 포함한 모든 것을 담당할 경우 '개발사 4 : 퍼블리셔 6' 구조가 많으며, 마케팅 비용을 공동 부담할 경우 '5:5'로 나누기도 한다. 라이선스비는 "1억 원이 될 수도, 300억 원이 될 수도 있을 만큼 게임마다 다르다"고 전했다.

한 부문장은 강연 내내 '사람'과 '신뢰'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퍼블리셔도, 개발사도, 우리가 서비스할 유저도 모두 사람"이라며 "결국 사람과 사람이 일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사가 보기에는 퍼블리셔가 여러 게임 중 하나(One of them)를 맡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업무를 하는 사업팀에게는 그 게임이 전부(Only One)"라며 "개발사와 마찬가지로 성공에 모든 것을 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사의 고집과 방어적 자세도 존중하지만,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지양해야 한다"며 "치열한 토론을 통해 균형을 찾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부문장은 게임 성공의 핵심 요소로 '초반 경험'을 꼽았다. 그는 "유저들은 게임을 다운받고 10분간의 경험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며 "아무리 뒤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어도 유저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게임의 경우, 처음 로고를 본 순간 로그인도 하지 않고 이탈하는 유저가 15%에 달하며, 30분에서 1시간 내에 이탈하는 유저가 40%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세븐나이츠 2'의 성공 사례를 들며 "당초 40분에 달했던 강제 튜토리얼을 개발사와 치열한 논의 끝에 기존 30분에서 12분으로 줄였다"며 "초반 30분 폴리싱이 퍼블리셔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업 모델(BM) 설계에 있어서도 과감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유저가 3~4시간 플레이해야 등장하던 패키지를 게임 시작 직후에 바로 노출시켰다"며 "이 전략이 성공해 첫 달 매출 64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 부문장은 "결국 모든 것은 신뢰와 커뮤니케이션, 진정성에 달려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컴투스는 모든 소싱 게임에 진정성을 갖고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