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올해 말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원작 아이온1을 즐겼던 많은 유저들이 이번 아이온2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인벤은 아이온2가 출시되기 전, 과거의 추억을 함께 되살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광활한 우주에서 펼쳐지는 숨막히는 싸움, 어비스
아이온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아도, 다들 이건 기억날 것이다. 아이온이 출시 이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어도 PC방만 가도 아이온 화면은 쉽게 볼 수 있었다. 마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구경하는 사람도 있었고, 파닥파닥 날개를 펼치며 두둥실 하늘을 떠다니는 것만으로도 게임할 맛이 났었다. 그중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한 장소 '어비스'가 바로 아이온의 상징 중 하나였다.
지금 생각해 봐도 어비스는 정말 독특하고 재밌는 공간이었다. 끝없는 우주에서 하염없이 적을 찾아다녀야 하는 광활함과 고요함이 지금 생각만 해도 기억이 생생할 정도. 초창기 아이온 1 때 필드는 날개를 자유롭게 펼 수 없었다 보니 자연스레 어비스로 넘어가게 됐고, 자유롭게 비행을 즐기면서 신나는 전투도 이어갈 수 있었다.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는 어비스였지만, 한편으로는 천족과 마족이 피 터지도록 실시간으로 싸우던 전장이다. 단순히 땅에서만 싸우는 필드가 아닌, 공중전도 가능하여 전투 양상은 매번 달라졌다. 이 중에서 날개를 피며 어비스를 훨훨 날아다니며 속박과 수면, 나무 변이까지 사용해 지옥의 화염을 날리는 마도성, 지속 피해를 주며 괴롭히다가 정령으로 변이시켜 끝까지 짜증을 유발하는 정령성, 그리고 원거리에서 활을 쏘며 거리를 주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면 침묵 화살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던 궁성들까지. 필드에서 제대로 힘을 못 쓰던 클래스들이 어비스에선 황제 그 자체였다.
그런데 비행시간은 무한이 아니다. 비행 게이지는 한정적이라, 결국 날개를 접고 지상에서도 싸우는 상황도 펼쳐졌다. 그래서 지상에서 펼쳐지는 전투도 재밌었다. 가만히 바보같이 멀뚱멀뚱 서 있다가 갑자기 적을 납치하여 경비병과 함께 공격하는 수호성이 있는가 하면, 은신을 사용하며 기회를 노리다가 혼자 있는 적을 단번에 제압하고 도망가는 살성도 있었다. 그리고 검성. 검기를 날리며 원거리의 적도 쉽게 견제하던 그들은 지상과 공중 둘 다 소화 가능해서 지금 생각해도 나름 만능 클래스 느낌이었다.
이렇게 공중에서 전투가 유리한 클래스는 매번 날개를 펼치며 먹이를 찾아다니는 매처럼 돌아다녔고, 반대로 지상에서 유리한 클래스는 땅에서 입을 크게 버리고 기회를 노리는 악어 같았다. 아이온은 이렇게 어비스만큼은 각자의 클래스 개성을 살려 싸우는 재미가 있었다.


레벨업을 멈추는 이유, 고정작의 추억
아이온을 해봤다면 고정작이라는 단어를 모를 수 없을 거다. 보통은 레벨을 빨리 올리고 싶어 안달이었을 텐데, 아이온에서는 오히려 레벨업을 멈추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건 바로 십부장과 백부장 같은 PvP 장비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왜 굳이 힘들게 고정작을 했을까? 아이온은 당시에 '이겨도 본전, 지면 손해'인 고레벨 전투보다 저레벨에서 레벨업을 멈추고 전투하는게 훨씬 이득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레벨이 낮을수록 어비스 포인트(AP)를 모으기가 수월했다. 만렙에 가까운 45~50레벨 유저는 상층 요새에서만 유물을 얻을 수 있었지만, 고정작을 하는 40레벨 초반 유저는 하층 요새 던전에서도 유물을 얻을 수 있었고 상층 요새까지도 넘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 종족의 요새 경비병이나 수호탑을 부수는 것만으로도 AP를 쏠쏠하게 벌 수 있었으니, 레벨이 낮은 게 오히려 '기회의 땅'이었던 셈.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죽어도 손해가 적다는 점. 50레벨 유저가 저레벨 유저한테 죽으면 AP가 와르르 깎여나가서 그동안 쌓은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다보니 현타가 심하게 왔다. '이겨도 본전, 지면 손해'라는 말이 딱 맞은 것. 하지만 고정작으로 저레벨로 세팅한 유저들은 레벨이 낮다보니 죽더라도 AP 감소 폭이 작거나 없었다. 고레벨보다 전투에 임하는 부담감이 훨씬 덜해 게임의 재미는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장점들 덕분에 고정작 유저들은 동 레벨 싸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심지어는 자기보다 높은 레벨의 유저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는 경우도 꽤 있었다. 십부장 장신구 & 백부장 장비 세트를 맞춘 42레벨 고정작 유저가 어설픈 장비를 낀 50레벨 유저를 잡는 일도 종종 있었으니 말 다할 정도.
그래서 당시 아이온에서는 31레벨과 42레벨 고정작이 특히 유행했다. 31레벨에 십부장 세트를 맞추면 42레벨 유저나 만렙 유저에게 죽어도 AP가 안 깎였고, 42레벨 고정 유저들은 하층 요새를 넘어서 상층 요새까지 AP를 쓸어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다양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37레벨 고정작 유저도 있었지만, 42레벨 고정작 유저에게 당하면 AP가 많이 깎여서 득보다 실이 많았다. 이렇게 전략적으로 AP를 모으고 십부장 & 백부장 장비를 맞추는 고정작이 아이온을 즐기는 재미 중 하나였다.
요즘 게임들은 레벨업은 거들뿐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콘텐츠가 됐다. 그때 당시 아이온도 레벨업이 중요했고 레벨 올리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장비 세팅을 위해 레벨업도 참는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 십부장 백부장이 뭐라고 장비 하나를 빠르게 맞추기 위해 어비스를 계속 날아다니는 건 기본, 사냥하는 상대 종족을 잡거나 본진 및 워프 근처에서 날아가는 적을 잡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어비스를 누비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 아이온2 특집 기사 모음
① 35레벨 유일 무기의 성지, 불의 신전에서 벌어진 그 일들
② 싸움에 진심인 자, 시공의 균열로 출근!
③ 31레벨, 42레벨 주차 완료? 고정작 하던 그때 그 시절
④ 꼬꼬마가 세상을 지배한다! 아이온1 'SD 커마' 열풍
⑤ 클래스마다 다른 매력, 아이온1 시그니처 스킬 모음
⑥ 그 시절 파드마샤 최초킬 네임드 '너의바램' 인터뷰
⑦ 아이온의 12주신과 제5 용제 스토리
⑧ 우리의 적은 용족, 아트레이아부터 아이온2 세계관까지 정리
⑨ 1년간 아이온1을 빛냈던 '전설'들의 기록
⑩ 아이온2 대비 PC 견적 추천! 나에게 맞는 사양은?
⑪ 클래스 고민 끝, 8개 클래스 특징과 플레이 스타일은?
⑫ 특집 기사 12탄(11/14)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