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탈 헤드 게임즈(Metal Head Games)가 개발한 생존 RPG 게임 'Back to the Dawn ~브레이크 더 애니멀 프리즌~(이하 백 투더 던)'이 스위치 버전의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7월에 PC버전으로 출시된 이 게임은 풍부한 콘텐츠와 매력적인 캐릭터를 바탕으로 현재도 긍정적인 유저평을 받으며 순항 중인 게임입니다.
'백 투더 던'은 여우 기자 '토마스'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며 벌어지는 이야기, 혹은 극비 임무로 교도소에 잠입한 수사관 '밥'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플레이어는 교도소 안에서 생존하고, 수많은 동물 죄수들과 관계를 맺으며, 탈옥의 기회를 모색해야 하죠. 이번 도쿄 게임쇼 현장에서는 스위치로 이식된 '백 투더 던'을 약 한 시간 가량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시연 빌드에서는 주인공이 교도소에 수감되는 과정과 수감된 직후의 이야기를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캐릭터 육성과 교도소 내 규칙, 갱단 세력 파악과 다양한 NPC와의 관계를 맺는 과정을 경험했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게임의 본질적인 매력이 무엇인지 빠르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여우와 흑표범 중 한 명(마리..?)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저는 여우인 '토마스'를 선택했죠. 모종의 이유로 무고하게 수감된 만큼 감옥 생활은 불합리로 가득 차 있지만, 다양한 수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주토피아'를 연상시키는 동화 같은 비주얼이지만, 실상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한석규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 '프리즌'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살벌합니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단순합니다. 교도소에서 정해준 일과표에 따라 작업, 식사, 점호 등을 성실히 수행하며, 일과 중 잠깐의 비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탈옥 방법을 모색해야 하죠. 체력과 정신력, 스태미너와 허기 등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최대한 효율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수치로 정해진 효율적인 행동만 반복한다면 게임이 금방 지루해질 겁니다. 이 점을 우려해 '백 투더 던'은 게임에 변화를 주는 장치를 마련해 놨죠. 시연 빌드에서 확인한 변수는 '주사위 굴림'이었습니다. 두 개의 육면체 주사위를 굴려 결괏값이 목표 수치 이상이라면 성공, 미만이면 실패라는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스탯이나 스킬, 사용 아이템 등 주사위 굴림 수치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을 도입하여 랜덤성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했죠. 발더스 게이트 3의 주사위 시스템을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관계 맺기였습니다. 게임에는 3개의 갱단 조직이 등장하는데, 어느 조직에 협력하는지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크게 변화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록 조직 간의 갈등이 생기는 구간까지 충분히 체험해보진 못했지만, 세 세력과 잠깐만 대화해 봐도 분기가 나눠질 것 같은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갱단 조직뿐만 아니라 평범한 죄수들도 하나하나 사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입소 후 처음 만난 감방 동료는 "여기서 나가면 여자친구와 결혼할 거야!"라는 불길한 이야기를 들려줬죠(...). 한 시간이라는 짧은 체험 시간 동안 약 10명의 NPC를 만날 수 있었는데, 모두 저마다의 독특한 사연을 들려주며 일부는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퀘스트도 제공했습니다. 대부분의 퀘스트들은 완료하지 못했지만 잠깐만 해봐도 게임의 콘텐츠가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백 투더 던'은 잠깐의 체험만으로도 잠재력이 충분히 느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더빙이 없어 몰입감에 영향을 준다거나, 초반 튜토리얼이 다소 부족해서 게임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초반부만 체험해 봐도 앞으로 들려줄 이야기들이 기대되는 작품이었죠.
스위치라는 기기와의 시너지도 좋아 보입니다. 게임은 지문을 읽거나 맵을 조사 하거나, 또는 간단한 미니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동 중 핸드헬드 기기로 가볍게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깊은 서사를 가진 대화 중심의 조금은 수상한 RPG에 매력을 느끼는 게이머라면 '백 투더 던'을 눈여겨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