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표는 '열린 소통'과 '주인 의식'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 속에서, 비주얼보다 핵심 메커니즘을 먼저 완성하는 개발 철학을 바탕으로 '핵심 플레이'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개발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에이버튼이 개발 중인 신작은 FPS 로그라이트 '건즈앤 드래곤즈(Guns & Dragons)'와 하드코어 액션 '프로젝트 EA(Extreme Action)'다. 두 게임 모두 화려한 연출이나 부가 콘텐츠보다 반복 플레이의 '손맛'과 전투 설계의 본질에 집중하는 에이버튼의 개발 철학이 담겨있다.
'건즈앤 드래곤즈'는 '로그라이트 FPS'라는 정체성 아래, 코옵 액션과 '나만의 사기 총 만들기'를 핵심 재미로 내세운다. 수천 가지 조합이 가능한 총기 빌드업 시스템을 통해 매번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로젝트 EA'는 최근 트렌드인 오픈월드를 의도적으로 '역행'하는 선형적 구조의 하드코어 액션 게임이다. 개발자가 의도한 재미의 흐름을 제시하는 '작가주의'적 접근법을 통해, 약 15시간 동안 밀도 높은 칼싸움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고결한 성기사가 임무를 위해 악마의 힘을 빌리면서 겪는 '타락'을 핵심 내러티브로 삼아, 유저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외형과 성격, 엔딩이 바뀌는 도덕적 딜레마를 제시한다.
김대훤 대표는 두 프로젝트를 통해 에이버튼을 '기본 플레이를 진짜 잘 만드는 개발사'로 증명하고 싶다며, 성공적인 IP를 확보한 미래에는 '강남전자오락'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더욱 과감하고 혁신적인 게임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1년 만의 인터뷰다. 창업 2년 차를 맞았는데, 지난 1년의 소감이 궁금하다. 애초 '작은 배를 만들어 빠르게 순항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계획대로 잘 가고 있다고 보시는지?
“100%는 아니어도 예상하고 기대했던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럽고 고무적인 상황이다. 1년 동안 조직이 많이 확장됐고, 거의 모든 기능의 조직이 다 만들어졌다. 현재 140명이 좀 넘는데, 규모를 갖추고 조직도 안정화됐다.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 우리만의 정신세계도 정리해 나가고 있고, 실질적인 개발 방식과 환경도 제대로 구축됐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끼리의 신뢰 관계가 많이 만들어진 것 같다. 경험상 아무리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도 새로운 팀이 탄력을 받기까지는 신기하게도 6개월에서 1년은 걸리더라. 우리도 그런 과정을 거쳤고, 상황과 목표가 달라지니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 신뢰가 구축됐다. 이제 개발사로서 게임으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세 가지 파이프라인이 확정됐고 만족스러운 중간 결과물이 나와서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된 것 같다.
먼저, 최근 '강남전자오락'이라는 상표를 등록했는데, 어떤 브랜드인가?
“우리는 베테랑들로 구성된 작지만 강한 팀으로, 완성도 높은 '더블에이(AA)'급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본다. 이를 통해 IP를 만드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말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은 개발자로서의 로망이 있다.
'강남전자오락'은 훗날 우리가 공력과 IP를 쌓았을 때, 그런 과감하고 극단적인 시도를 할 때의 깃발이 되어 줄 브랜드다. 우리나라에서도 99%의 따라 하기 프로젝트가 아닌, 1%의 희한하고 독창적인 게임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회사의 비전을 보여주는 브랜드다.

이름이 특이한데, 어쩌다 '강남전자오락'이라 짓게 됐나?
“원래 회사명 후보였다. 미국의 '보스턴 컨설팅'처럼 '지명 + 업종'으로 짓는 것에 업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이 느껴져 부러움에 오마주하려 했다. 업종 이름은 페이투윈이나 노가다 없이 순수하게 한 판의 재미에 집중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아 '전자오락'으로 정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강남'을 붙여 '강남전자오락'이 탄생했다.
하지만 "아빠 회사 어디 다녀?"라는 질문에 "강남전자오락 다녀"라고 답해야 하는 '사회적 체면' 문제를 두고 엄청난 토론 끝에, 이 이름은 브랜드로만 남기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 더 귀엽고 무난하면서, 게임 패드에서 긍정적인 진행을 의미하는 '에이버튼'을 회사 이름으로 정하게 됐다.
1년 전에는 못 봤던, 회의실에 붙어있는 키워드들이 눈에 띈다. 말씀하신 확립된 조직 문화의 일부인가?
“조직 문화의 단편이자, 우리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가치 키워드다. 게임 개발은 각자의 취향과 경험이 달라 솔직하게 이야기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당신의 생각, 경험, 감정 모두 의미가 있으니 솔직하게 얘기하자는 분위기를 장려한다.
반대로 각자 취향이 확고하다 보니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게 되고, '게임은 이래야지'라는 고정관념도 강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생각이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두고, 사고를 유연하게 하자는 의미도 있다.
또한 프로젝트가 대형화되면서 개발자들이 '이건 내 게임이 아니다', '나는 극히 일부분이다'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업무 영역 안에서는 온전하게 자기 생각을 넣을 수 있고, 내가 맡은 기능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게임이기에 언제든 아이디어를 내자는 오너십을 강조하고 있다. 게임 개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조직이 경직되고 부품처럼 느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걸 거스르기 위해 이런 키워드를 마련하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좋은 인재들을 어떻게 영입했나?
“감사하게도 좋은 시드 멤버들과 시작했던 것이 눈덩이 효과를 일으킨 것 같다. 그리고 대기업에서는 한 명의 개발자가 자기 뜻을 펼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우리는 '작지만 강한 회사에서 당신의 능력으로 우리나라 대표 개발사를 함께 키워보자'는 야망과 도전 의식을 자극했다. 물론 안정성을 추구하는 분들의 가치관도 존중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모험심 있는 친구들이 모인 곳이다.
지난 인터뷰에서 투명한 회의실처럼 '개방성'을 강조하셨다. 이런 공간 설정이 실제 효과가 있다고 느끼시는지?
“그렇다. 아직은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그래도 소통의 중요성과 자연스러움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개발자들이 절차와 별개로 '이렇게 개선하면 좋겠다' 또는 게임 재미 자체에 대한 제언을 가감 없이 자연스럽게 많이 하고 공유한다.
때로는 멤버들이 결정된 사안에 대해 "맥락을 잘 이해 못 하겠다"는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추가적인 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도를 높이고 업무 프로세스를 더 정교하게 다듬는다. 이런 오픈된 문화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자극하고, 결국 제품의 재미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완전히 만족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만큼 도달하기 어려운 지향점이기도 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계속 훌륭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슬랙 같은 메신저나 내부 위키를 통한 업무에서도 개방성을 지향하나?
“도구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솔직하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개방이란 커뮤니케이션의 빈도나 내용에 있어 솔직함과 과감함을 장려하는 것이고, 이것이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제품에 모두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개방적인 문화 덕분에 예상치 못하게 좋은 인재를 발견한 경우가 있었을까?
“물론이다. 흔히 '주머니 속의 송곳은 튀어나온다'고 하지만, 큰 조직에서는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자유로운 소통 속에서는 적극성, 인사이트,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 즉 미래의 인재를 다시 보게 되는 좋은 기회가 생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뽑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사람의 진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 결국 게임 개발은 사람이 전부고, 얼마나 훌륭한 사람들이 모여 좋은 얘기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달려있다.
혹시, 걱정거리나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없을까?
“어차피 게임은 흥행 산업이고, '우산에서 일 한다'라는 것이 창작에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망과 도전 의식이 있는 개발자들의 집단으로 구성된 현재의 상태가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에이버튼 신작 2종
"캐주얼 슈팅부터 하드코어 액션까지"

개발 중인 게임 2종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린다. 어느 정도까지 공개가 가능한가?
“게임 내용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씀드리겠다. 다만 이미지나 영상은 유저분들이 겉모습으로만 게임을 판단하실까 봐 조심스럽다. 특히 우리 게임들은 직접 해봤을 때의 느낌이 중요하다. 제 개발 방식은 아트(Look & Feel)보다는 메커니즘과 플레이 지속성을 먼저 확인하고 퀄리티를 쌓아나가는 스타일이라 더욱 그렇다.
두 신작의 개발팀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한쪽은 20명이 넘고 다른 쪽은 10여 명인데, 최종적으로는 둘 다 25명 내외의 조직이 될 것 같다. 멤버 대부분은 업계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들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이 궁금하긴 한데...텍스트로 먼저 소개를 부탁드린다.
“'건즈앤 드래곤즈(Guns & Dragons)'는 제목이 확정됐고 글로벌 상표권도 등록했다. FPS와 로그라이트의 결합을 시도하는 게임으로, 멀티 협동의 재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직 FPS 로그라이트 장르 자체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 총기, 아티팩트(기능성 카드) 세 축의 다양성과 시너지를 통해 느껴지는 쾌감을 극대화하려 한다.
다른 유사 장르 게임과의 차별점은, 완성된 총기를 쓰는 게 아니라 '나만의 총기'를 계속해서 빌드업해 나가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나만의 사기총을 만들어서 드래곤 잡으러 가자'는 콘셉트다. 전반적으로 캐주얼한 슈팅과 분위기를 지향하지만 파고들 요소는 있는 게임이며, 우리만의 독특한 스타일라이즈드 아트를 만들고 있다.
아트 스타일은 어떤 느낌인가?
“북미 코믹스 느낌인데, 마블 코믹스 같기도 하지만 그걸 흉내 낸 건 아니다. 우리 아트 디렉터(AD)의 그림체를 살린 것이다. 배경의 분위기, 크리처(괴물)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았지만, 주인공 캐릭터에 대해선 호감도를 더 올리려 한다.


내년 3월 얼리 액세스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안다. 어느 정도의 콘텐츠 볼륨을 선보일 예정인가?
“전체 볼륨의 한 75% 정도 될 것 같다. 플레이는 확실히 완성된 버전일 것이다. 전체 3개 챕터는 모두 들어가고, 클래스는 3종 중 2종, 무기군도 3종 중에서 총과 활 2종이 들어갈 예정이다. 핵심 성장축인 캐릭터, 무기, 아티팩트 대부분이 포함된, 완성도를 끌어올린 버전으로 얼리 액세스를 할 생각이다.
치열한 슈팅 게임 시장에서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우리는 FPS 초심자와 로그라이트 코어 유저 모두를 노린다. 슈팅 자체는 캐주얼함을 지향한다. 총기 조작, 타격, 피격 판정 등 모든 것이 적응하기 쉽게 되어 있고, 에임 보정 스킬 등을 통해 슈팅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그러면서도 로그라이트적 요소를 통해 전략과 선택으로 극복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나는 이 게임을 'FPS 로그라이트'가 아닌 '로그라이트 FPS'라고 설명한다. 뼈대는 로그라이트의 문법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고, 슈팅은 기본 플레이 방식인 것이다. 다양성, 의외성, 시너지를 통한 '뽕맛'에 집중해서 로그라이트 마니아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피지컬이 부족해도 운과 전략으로 돌파할 여지를 주는 것이 슈팅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총기를 빌드업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예를 들어, 처음엔 평범한 레이저 총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레이저가 나중에는 세 갈래로 나뉘고, 벽에 맞으면 여러 번 반사되며, 마지막 반사가 꽂혔을 땐 폭발이 일어나는 등 기상천외한 무기로 만들 수 있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얻는 3개의 부품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 총기를 계속 강화해 나가는 방식이다. 어떤 부품이 나올지 모르는 '운'과 나의 '전략적 선택' 사이에서 계속 빌드업을 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FGT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흥미롭다는 반응을 얻었다.
이 게임의 퍼블리싱은 직접 할 계획인지, 아니면 파트너를 찾고 있는지?
“우리 게임성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이 높은, 진심인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이 게임은 초반에 마니아 유저들이 좋은 스피커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들과 교감할 수 있는 파트너였으면 좋겠다.
'프로젝트 EA'는 어떤 게임인가?
“'프로젝트 EA'는 '익스트림 액션(Extreme Action)'의 약자다. '다크소울' 같은 다크 판타지 세상 속에서, '니어 오토마타'의 2B처럼 매력적인 캐릭터가 '세키로'처럼 격렬한 칼싸움을 하는 게임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최근 액션 게임들이 방대한 콘텐츠를 담은 완성형으로 나오는 추세와 달리, 우리는 핵심 콘텐츠에만 집중해 볼륨은 약 15시간 플레이 분량으로 상당히 콤팩트 하다. 방어에 특화된 '성검 모드'와 회피/공격에 특화된 '마검 모드'를 오가며 싸우는 방식이 특징이다.
고결한 성기사는 임무를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악마의 힘을 빌린다. 하지만 그 힘은 자신을 타락으로 이끌고, 게임은 이 내면의 갈등을 '타락'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이 게임은 소울라이크의 대작화 흐름을 역행하여 오픈월드나 탐험, 성장 요소를 과감히 덜어냈다. 대신 15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밀도 높은 칼싸움과 진검승부만으로 채웠다. '진짜' 액션 마니아들이 모여 가장 가치 있는 칼싸움 경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르를 정의하자면 소울라이크에 가깝나?
“굳이 따지면 소울라이크에 가깝고, 그중에서도 '세키로'에 가깝다. 구르기-평타보다는, 리듬 액션 게임처럼 적의 공격을 타이밍에 맞춰 막고 때리는 식의 패링 전투가 더 재밌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거대 몬스터가 아닌, 다양한 무기를 든 인간형 보스들과 칼을 부딪치는 '진정한 칼싸움'을 지향한다.
탐험을 줄이고 전투에만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
“의도적으로 꽉 짜여진 흐름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재미있는 감정의 고조감을 직접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넓은 월드에서 다른 방법을 찾는 자유도도 좋지만, 우리는 레벨 노가다 같은 외부 성장 요소 없이 순수하게 실력으로 깨나가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요즘 게임들이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장을 고려하다 보니 난이도 설정이 애매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것 없이 각 챕터마다 최적의 난이도, 즉 우리가 만든 '칼 밸런스'를 들이밀 것이다. 우리가 구상한 콘텐츠의 흐름을 그대로 즐겨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것이다.
일종의 '작가주의'처럼 느껴진다.
“맞다. 종합형이 아닌 집중형 액션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흐름과 난이도라는 '최적의 레시피'를 드리고, 그 맛을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기본 플레이만 정말 잘 만들어서, 그것만 즐기고 싶은 분들께 제시하고 지지를 받는다면, 이것이 또 하나의 IP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외부 성장 요소가 없다면 밸런스를 잡는 것이 정말 어려울 것 같다.
“그것이 우리의 핵심이다. 그걸 잘 만들면 '진짜 재밌다'고 인정받는 것이고,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다른 곳에 쓸 리소스와 시간을 여기에 집중해 최적의 레시피를 잡으려 한다. 특히 우리는 패링 중심의 전투가 명확한 '악보'가 보이는 리듬 게임 같아서, 이런 방식의 게임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성검'과 '마검'을 통한 내러티브가 유저에게 도덕적 딜레마를 제시하는 점이 흥미롭다. 게임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나?
“플레이어가 '마검 모드'를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멀티 엔딩 방식이다. 마검을 많이 쓸수록 주인공의 성격, 대사, 표정, 심지어 외형까지 더 매력적이고 팜므파탈적인 모습으로 변해간다. 반대로 고결함을 지키며 성검 모드를 고집하면 그 모습 그대로 엔딩을 맞게 된다.
단순히 스토리 선택지뿐만 아니라, 플레이 측면에서도 마검 모드의 유혹을 이기기 어려운 상황을 계속 던져준다. '유혹'이라는 키워드에 플레이어가 어떻게 반응하고 선택하는지에 따라 타락의 정도가 바뀌고, 그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나중에는 "나는 마검 모드를 한 번도 쓰지 않고 고결한 엔딩을 봤다"고 자랑하는 것이 하나의 밈이 되기를 바란다.

전혀 다른 두 장르의 액션 게임을 통해 에이버튼이 어떤 게임사인지 보여주고 싶으신가?
“슈팅이든 액션이든, 수백 번 반복하는 기본 플레이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핵심 플레이에 대한 공력을 쌓아 개발력을 증명하고 싶다. 주변부 콘텐츠나 지나친 연출은 빼고 핵심에만 집중해서, '기본 플레이를 진짜 잘 만든다'는 인정을 받고 싶다. 액션의 본질과 슈팅의 본질에 계속 투자할 생각이다.
에이버튼이 추구하는 '좋은 액션'이란 무엇일까?
“첫째, 총 한 번 쏘고 칼 한 번 휘둘러도 그 반응성과 리듬감, '찰진 맛'이 좋아야 한다. 둘째, 상대하는 적이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싸울지가 직관적으로 인지되어야 한다. 셋째, 패배했을 때 이유를 납득할 수 있고, 반복을 통해 공략해나간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이는 결국 정교한 밸런스와 전투 시스템 설계의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인데, 단순히 결과가 화려한 것보다 문제를 인지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이 적절하게 설계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의 방향성이 궁금하다.
“당분간은 캐주얼 슈팅과 하드코어 액션이라는 두 개의 우물을 계속 파 볼 생각이다. 라인업을 늘리기보다는, 이 두 분야에서 계속 결과물을 내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반복해서 시도할 것이다. 그렇게 개발력을 쌓고 IP로 인정받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단기적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