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신작, '몬길: 스타 다이브'가 TGS 2025 출전에 이어 지난 30일부터 2차 CBT로 출시 전 담금질에 나섰다.

전작 '몬스터길들이기'가 '세븐나이츠'와 더불어 넷마블을 대표하던 IP이자 국산 수집형 RPG의 대표 주자였던 만큼, '몬길: 스타 다이브'는 작년 지스타 시연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한편으로는 우려도 있었다. 10년도 전에 출시된 전작의 감성을 현대적 그래픽과 스타일에 맞췄지만, 올드한 감성의 연출과 다소 무리수를 둔 개그들은 흐름을 끊어버리는 느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1년 지나 TGS 2025에서 먼저 선보인 '몬길'은 좀 더 세련된 단면을 보여줬다. 과한 욕심의 무리수 개그들은 과감히 쳐냈고, 액션도 한층 더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2차 CBT에서는 이를 토대로 한 루틴과 전반적인 콘텐츠 구성을 훑어볼 수 있었다.


유치함은 덜어내고 활기찬 모험기로 다듬은 '몬길'



'몬길' 최초 시연 당시 가장 걸렸던 부분은, 타겟 연령층을 다소 낮게 잡은 듯한 연출이었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과장된 슬랩스틱 개그에 말장난까지 욕심을 부리면서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이 부분은 이미 TGS 2025 시연에서 걷어냈다는 것과, 앞으로 진지한 부분까지도 담아낼 준비가 됐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 등급이 오르는 위험까지 무릅쓰고 유혈 표현까지 적나라하게 표현, 클로드가 앞으로 겪게 될 모험이 결코 얼렁뚱땅 넘어갈 만한 것이 아니라는 걸 초장부터 인지시켰다.

▲ 시작부터 유혈표현을 제대로 보여주다니

▲ 물론 그건 꿈이었고 주인공 클라우드는 폐급...아니 몬스터밖에 모르는 사고뭉치에 덜렁이다

▲ 다만 슬랩스틱 개그 파트는 피식 웃고 넘어갈 정도로 과한 연출은 빼고 깔끔하고 빠르게 다듬었다

물론 그 이후 꿈에서 깨어나 의뢰를 완수하는 과정과, 이후 프란시스를 만나는 장면까지는 지스타 시연 버전과 유사했다. 다만 그 씬의 순서를 다르게 짜맞추면서 템포를 조절했다. 원래는 프란시스가 처음부터 공허의 씨앗 조사에 참여하는 바람에 포크머거의 뇌절식 슬랩스틱 대사에 러브코미디식 전개가 겹겹이 이어졌던 부분을, '공허의 씨앗'이 일으킨 재앙을 조사하는 파트로 템포를 조율하면서 맥락도 갖췄다.

다만 연출의 일부를 덜어내고 시퀀스만 조정했을 뿐, 전체적인 흐름은 고스란히 이어졌던 만큼 이를 보완할 또다른 수가 필요했다. '몬길'에서는 이를 그래픽의 디테일로 톤을 가다듬었다. 다소 단조로웠던 색감과 심플한 디테일을, 섬세한 라이팅으로 조율하면서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게끔 한 것이다.

TGS 2025 보스전으로 등장한 쿠스토스 이후, 그 다음 '바레인' 지역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공허의 세력과의 대립이 전개, 본격적으로 스토리의 궤도가 이어졌다. 분위기가 완전 시리어스하게 전개된 건 아니지만, '몬길'의 주인공 일행들이 앞으로 마주하게 될 적과 모험의 방향성이 대략적으로 정해진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다소 보기 힘들었던, 밝고 활기차지만 진지함도 담은 정통 판타지 모험담으로 정제해 나갔기 때문이다.

▲ 집회소가 있는 하나이스 외에도 여러 마을과 거점 지역들이 등장하고

▲ 본격적으로 공허의 세력과 싸움이 이어지면서 사뭇 진지해진다. 보스도 검 쪼갰다가 다시 붙여서 덤빌 줄은


심플하면서도 화려함도 잡은 굿 템포의 3인 태그 액션



이미 지스타 시연 시점부터 '몬길'의 게임플레이 방향성은 명확했다. 현재 수집형 액션 RPG에 친숙한 유저들이 말하는 '퀵스왑'과 '회피'를 바탕으로 하되, 더더욱 쉽고 간단하게 화려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한 것이다. 이 말인 즉슨, 3인 팀원 중에 주력 캐릭터가 길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각 캐릭터가 일정 타이밍마다 빠르게 태그하면서 쉴 새 없이 스킬과 콤보를 이어가는 전투가 '몬길'의 지향점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적의 주요 공격은 타이밍 맞춰 회피하면 패링으로 연결되는 등, 회피 이후 불릿타임이 아닌 색다른 방식으로 액션 콤보를 연출하고자 하는 시도도 엿보였다. 그렇지만 '몬길'의 태그는 여타 퀵스왑 가능한 액션 RPG와 달리 고정 쿨타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템포가 끊기는 구간이 발생했다. 그 타이밍에 스킬마저 다 쓰고 나면 일반 공격과 회피로 단조롭게 싸우는 것이 이전 '몬길'의 약점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는 홀드 조작 도입으로 공격 패턴을 다각화했다. 그래서 캐릭터가 조금 오래 머물러있는 사이에도 템포가 유지, 액션의 손맛을 쭉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다각화된 공격으로 보스의 그로기 타이밍도 앞당길 수 있는 만큼, 빠르고 쉬운 액션이라는 테마도 한층 더 직관적으로 느껴졌다.

▲ 일반 공격, 스킬, 궁극기를 누르는 것뿐만 아니라 홀드, 타이밍 맞추기까지 다각화된 액션을 선보인다

다만 그간의 수집형 액션 RPG를 했던 유저라면 '몬길'의 스태미나 소모량이 비교적 높은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 캐릭터가 오래도록 필드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태그 시 무적 판정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게끔 만든 디자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앞서 회피로 발동하는 패링이 태그로도 패링이 발동하는 만큼, 회피와 태그 두 가지 키워드를 그때그때 적절히 활용해 적의 갖가지 패턴을 이겨내라는 취지가 보스전 및 여러 도전 과제를 통해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과정도 단순히 캐릭터의 스킬을 쏟아붓고 교체, 무적 판정을 노리고 교체 정도로만 끝나지 않은 것이 '몬길'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최적의 효율을 내기 위한 조작법과 태그 콤보를 연구하는 맛이 있었다.

게임 초반에 등장한 '미나'는 궁극기에 불 저항 감소에 분신을 소환하면 특수기의 게이지가 그만큼 빨리 차기 때문에 궁극기를 먼저 써놓고 특수기 게이지를 빨리 채워서 호연질주 연타를 먹여서 딜을 최대한 뽑아내는 캐릭터였다. 그리고 불 속성 5성 캐릭터 '플레아'는 교체 출격 시에 일정 지역에 화염지대를 생성하고, 궁극기를 쓰면 용이 주기적으로 등장해 불 속성 피해를 주기적으로 입혔다. 이러한 연계로 적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교체 테크닉과 조합을 연구하는 맛이 이번 CBT에서도 확고히 느껴졌다.

▲ 이외에도 여러 기믹을 공략, 극딜 타이밍을 잡아서 화끈하게 콤보를 먹이는 맛도 살렸다


간소화한 성장 루틴과 필드, 그리고 잦은 육성 브레이크



위와 같은 부분은 이미 시연에서도 느낄 수 있던 '몬길'의 특징인 만큼, 이번 CBT에서는 전반적인 콘텐츠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특히 전작 '몬스터길들이기'가 몬스터의 육성과 합성, 조합이라는 아이덴티티로 차별화를 꾀했던 만큼, 그런 부분이 IP를 계승한 '몬길'에선 어떻게 육성 콘텐츠로 녹여냈을지도 관건이었다.

이미 3인 태그 액션에서 짐작했듯, '몬길'의 이번 선택은 최근 유저들에게 친숙한 필드 탐사형 수집형 RPG의 트렌드를 녹여내는 것이었다. 즉 캐릭터 육성에 큰 축을 차지하는 '몬스터링'을 필드 내 포진한 몬스터들을 사냥해서 포획하고, 필드 곳곳에 있는 채집물을 캐서 버프를 주는 요리나 각종 장비를 맞추는 구조였다. 여기에 행동력과 티켓을 사용, 육성 및 강화 재료를 파밍하는 것이 '몬길'의 전반적인 육성 루틴이었다.

전작이 몬스터의 수집과 조합에 큰 비중을 할애했던 만큼, 이번 '몬길'도 필드를 빠르게 순회하면서 의뢰를 처리하고 몬스터를 포획하는 것에 비중을 뒀다. 그래서 필드 구조와 기믹은 각 지역의 특색이 드러날 정도로만 다듬고, 동선을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어서 필드를 빙빙 도는 순회 루틴을 빠르고 간결하게 처리하도록 했다.

▲ 각 지역의 채집물과 몬스터, 의뢰 대상을 확인하고


▲ 필요한 재료를 채집하고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몬스터링과 여러 재료를 획득

▲ 재료로 요리나 장비를 만들고 각종 의뢰 재료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게 루틴이다

그렇지만 CBT 단계에서 '몬길'의 육성 루틴은 액션 템포만큼은 좋지 못했다. 우선 골드 수급처가 부족했다. 돌파 단계가 늘어날 때마다 골드 요구량이 급격히 올라가지만 골드 던전은 없었다. 그나마 '광산'이라 일컫는 서브 퀘스트나 업적 보상이 꽤 높게 잡혀 있었지만, 정식 출시 후 신규 캐릭터가 계속 추가될 것을 고려하면 일회성 조치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골드 수급 문제를 볼 필요가 있었다.

또한 레벨 돌파를 위한 토벌 및 의뢰도 행동력이 아닌 티켓으로 횟수를 제한하는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캐릭터와 아티팩트는 레벨 돌파 재료를 공유하는데, 그 토벌은 하루에 세 번만 돌 수 있었다. 각 역할군의 돌파 재료는 필드에 지정된 몬스터를 잡는 '의뢰'를 통해서 얻는데, 이 역시도 5회 제한이 걸려 있었다. 일부 재료는 토벌 상점을 마련하는 식으로 완화를 했으나 의뢰 필드 몬스터가 37렙이 등장하는데 30레벨 이상으로 올리기 벅찬 레벨 디자인이었던 만큼, 다소 재고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행동력과 티켓을 다 쓴 빈 공백기에 몬스터링 수급을 위한 필드 돌기와 채집물 파밍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게끔 필드를 꾸민 것까진 좋았지만, 이 역시도 정식 출시 후 '분재화'되는 타이밍에 어떻게 조치할지 관건이었다. 이미 그간 나온 오픈월드 RPG들이 피로도 문제 때문에 필드 관련 부분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몬길'은 아직 필드를 돌면서 꾸준히 재료를 캐고 몬스터링을 획득하는 반복 노동의 루틴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상점들이 다 개방된 것이 아닌 만큼, 어떤 식으로 보완을 할지 지켜볼 여지가 있었다.

▲ 행동력과 티켓을 다 쓴 뒤에는 필드를 돌면서 몬스터를 사냥


▲ 합성으로 더 높은 등급의 몬스터링을 확보하거나 강화해서 스펙업을 하거나

▲ 도감을 채워서 야옹이 레벨을 올리고 링크 체인을 획득해 콤보를 강화할 수도 있다


장점은 어필한 '몬길', 길게 갈 바탕을 짜맞춰야 한다



TGS 2025 시연과 이번 CBT에서 '몬길'의 첫발은 상당히 경쾌했다. 유쾌함으로 시작해 점차 진지해지는 정통 판타지 모험기를 확실하게 풀어냈고, 빠르고 화려한 3인 태그 액션의 기본기도 명확하게 보여줬다. 일부 캐릭터 디자인은 클리셰적인 느낌도 있지만,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는 메리트를 살릴지 지켜볼 만큼 퀄리티는 뒷받침됐다.

한편으로는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만큼, '몬길'이 당장 넘어야 할 과제도 체감됐다. 우선 CBT에서 선보인 콘텐츠가 전반적으로 캐릭터의 육성에만 치우쳐져 있다는 점이었다. 전작 '몬스터길들이기'가 스토리나 세계관에 대해 초반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가 점차 마계 등 여러 설정을 풀어나갔던 경력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몬길'이 이번에 선택한 길은 다르다. 주인공 클라우드와 베르나, 야옹이 그리고 여러 캐릭터들과 함께 '몬길'의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몬길'은 주역이 될 캐릭터 그리고 그들이 활동하게 될 무대에 대해 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CBT에서는 메인 스토리를 제외하면 캐릭터들의 이야기나, 세계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보기 어려웠다. 월드 곳곳에 있는 자료들이나 캐릭터 프로필에 여러 정보들이 기재됐지만, 여기까지 접근하는 유저들이 많지 않다는 걸 고려했을 때 좀 더 접근성이 높은 다른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 곳곳에 텍스트로 깔아둔 이야기를 어떻게 유저가 체감할 수 있는 형태로 풀어낼까 궁금해진다

아울러 콘텐츠도 육성 과정만 보여줬을 뿐, 그렇게 육성한 캐릭터를 활용할 콘텐츠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니 게임 정도가 있긴 하지만, 레이싱 미니 게임은 흥미성 일회용 도전 콘텐츠 정도였다. 게다가 다양한 캐릭터를 키워서 조합을 짜는 맛을 내기엔, 아직 캐릭터 라인업도 충분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는 보스를 공략하는 '토벌'에서 느껴졌다. '아몬'과 '두억시니'는 바람 속성이 약점이라 중간중간 바람 속성 공격으로 패턴을 끊어줘야 하는데, 현 단계에서 바람 속성은 5성 암살 캐릭터 '에스데'가 유일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해당 속성 캐릭터가 없다고 해서 대응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패턴을 끊어주지 못해도 회피나 태그, 궁극기 무적으로 피할 수는 있었고, 약점 속성이 아니면 피해가 덜 들어가는 상성 구조는 크게 없어서 대미지 손해는 없었다. 그렇지만 편의성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만큼, 정식 출시 때는 속성별 캐릭터 라인업 확장과 그에 따라 캐릭터 육성 난도도 조금은 낮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현 CBT에서 그런 문제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는 CBT 기준으로는 BM이 경쟁작 대비 상당히 완화된 모델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30회 뽑기로 5성을 얻을 수 있고, 4성 이상 획득 시에 얻는 교환 재화로 5성 캐릭터를 얻을 때 그 필요량도 뽑기 재화 8회분 분량이었다. 업적 보상도 꽤 높게 책정이 되어 있어 캐릭터 명함 획득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돌파했을 때 효율이 상당히 높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명함만으로도 충분히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고 경쟁 콘텐츠가 부재한 만큼 돌파는 자기 만족의 영역 정도로 볼 수 있었다. 물론 아직 모든 콘텐츠가 공개된 것도 아니고, 정식 출시 때 BM이 다소 바뀔 수 있을 만큼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건, '몬길'이 최초 시연 후 1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다듬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올해 하반기에 여러 쟁쟁한 경쟁작들의 출시도 예고된 만큼, CBT 이후 추가 피드백을 거쳐서 '몬길'이 그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확고히 빛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CBT에서는 에피소드2까지만 공개된 만큼, 다음에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