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듀티: 블랙옵스7(이하 블랙옵스7)'이 11월 14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는 일부 멀티플레이어 콘텐츠는 물론 이례적으로 좀비 모드 콘텐츠도 체험이 가능했다. 베타 이전부터 부정적 여론이 크게 형성된 블랙옵스7이기에 이번 베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대감이 낮았고, 만듦새에 있어 날카로운 지적을 받기 쉬웠다. 그렇다면, 설왕설래, 왈가왈부를 떠나서 블랙옵스7 자체 퀄리티는 어떨까? 지금부터 살펴보자.

'쏘는 재미'는 여전
말말말을 떠나서 FPS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쏘는 재미'다. '수려한 비주얼', '몰입감을 주는 스킨(치장품)' 등도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이런 것이 갖춰져 있어도 결국 조작감이 좋지 못하고, 쏘는 맛이 없다면 FPS 게이머들은 게임에 잔류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블랙옵스7은 나름 '쏘는 재미'를 갖추고 있다. 콜오브듀티의 재미로 대표되는 '런앤건'은 여전하며, '비주얼 리코일(시각 반동)'도 적당하여 적을 트래킹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복잡한 맵 구성 없이, 3레인 맵 위주의 편성으로 쏘는 재미를 극대화하고 교전의 피로도를 줄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나름 반전 선사하는 '벽타기'
본작에 간만에 돌아온 '벽타기 및 점프'도 나름 교전에 반전을 선사한다. '지상전(Boots on the Ground)'의 경우에는 수평적 교전이 주를 이루다 보니 변수를 주려면 '우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 벽타기와 벽점프의 등장으로 과감한 접근이 가능하다. 베타 동안에도 벽점프로 적의 에임을 흔들어 반격을 가하거나, 확 치고 들어가 멀티킬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기대 이상의 재미 선사한 '특능'과 '스코어스트릭'
블랙옵스7 베타에서 가장 눈에 띄게 재미있던 점은 근미래전 컨셉에 맞춘 '특능'과 '스코어스트릭' 이었다. 영상에서 보았을 때는 '저게 정녕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홀로그램은 긴박한 교전 상황에서 꽤 당황케 했다.
기관포를 탑재한 4족 보행 로봇 'D.A.W.G', 전속력으로 적에게 몸을 던져 적을 갈아버리는 'HKD', 조우 만으로도 압박감을 주는 2족 보행 학살 로봇 '라이노' 등도 재밌었지만, 특히 재미있던 건 '그레이브메이커' 였다.
콜오브듀티 시리즈 사망 명언 중에는 "내가 적을 봤다는건, 적도 나를 봤다는 것입니다."가 있는데 그레이브메이커는 적과의 조우 없이 '눈 먼 총알'에도 죽을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상당히 무섭고 강력한 스코어스트릭이었다. 설명에도 나와있듯이, 충전식이고 어느 벽이던 관통하여 벽 뒤에 있는 적을 날려버릴 수 있다. 사용하는 동안 "'ESP(투시 핵)'이 이런 느낌인 것인가.", "정말 근미래에 이런 무기가 나온다면 전쟁 양상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와 같은 재미와 동시에 여러 물음도 함께 주었다.

'늘 먹던 맛'에서 오는 피로감
다음으로는 '아쉬운 점'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역시 콜오브듀티의 고질병인 '늘 먹던 맛'에서 오는 피로감을 배제할 수 없다. FPS 게임으로 나름 충실하고, 교전의 재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좀 하다보면 금세 익숙해져 "매년 하던 콜옵이네"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입력 장치와 TTK 밸런스에 대한 아쉬움
또 다른 아쉬움으로는 베타 기간 동안 개발사가 '입력 장치(패드와 키보드/마우스)'와 'TTK(Time-To-Kill, 적을 죽이는데 걸리는 시간)'에 대해 아쉬운 접근법을 취했다는 점이다. 사실 입력 장치로 인한 논쟁은 블랙옵스7에서 처음 터진 게 아니라, 이전부터 있더 왔던게 이번 작품에서 짓무르고 터지게 되었다. 패드로 게임을 하면 '에임 어시스트(Aim-Assist)'가 들어가게 되는데 블랙옵스7의 벽타기와 맞물려 키보드/마우스 유저들이 트래킹에 불리함을 느끼고 박탈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더불어, 베타 기간동안 TTK를 오히려 늘리는 패치를 적용하여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벽타기가 도입된만큼 초보자도 적을 잡으려면 TTK가 짧아야 하는데 오히려 늘어나서 고인물과 초보자의 간극이 더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 후술 하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부분은 개발사가 개발자 일지(Dev Talk)에서 신경 쓰고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게 캐주얼 매치야? 랭겜이야? SBMM으로 인한 피로도 증가
마지막으로, 'SBMM(Skill-Based-MatchMaking, 실력 기반 매치메이킹)'으로 인해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경기의 피로도가 확 올라가는 부분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 역시 입력 장치와 마찬가지로 콜오브듀티 유저들에게는 '고질병'으로 다가오는 시스템 중 하나인데, 설명으로는 '동등한 실력의 유저와 매칭하여 팀 밸런스를 유지하겠다.'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평균 K/D 1점대 유저가 어느판에 운수가 좋아서 K/D를 자기 실력 이상으로 찍게 되면 SBMM은 어느 순간 해당 유저를 평균 K/D 2점대, 3점대 방에 넣기 시작하게 된다. K/D 1점대 유저는 말 그대로 죽을 맛이 되는데, 이 부분 역시 개발사가 정식 출시 때는 조정하여 보다 라이트하고, 캐주얼한 매치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좀 더 신경써야 하는 '최적화'
최적화도 전작인 블랙옵스6와 비교해 봤을 때 쾌적한 편은 아니었다. 4K 환경에서 5080 및 7800X3D 조합으로 FPS 국룰 하옵 옵션으로 세팅했을 때 144프레임이 뽑혔고, 간혹 난전이나 파티클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면 80프레임까지 떨어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전작인 블랙옵스6의 경우 평균적으로 170프레임 이상을 확보해 준것에 기반했을 때 정식 출시를 위해 최적화를 좀 더 깎고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체적 개과천선이냐, 배틀필드6 의식이냐, 대대적 개선 선보인다.
한국 시간으로 10월 10일 오전 2시에 베타가 종료된 후, 멀티플레이어 개발을 담당한 트레이아크는 자사 유튜브를 통해 정식 출시 버전에서 대대적 개선이 있을 예정임을 시사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위에 단점으로 꼽힌 '입력 장치 간의 밸런스'와 'SBMM 시스템의 삭제'를 공언했다는 점이다.
트레이아크는 DEV TALK에서 SBMM 삭제, 입력 장치 간의 밸런스 조정, 쾌적한 사운드 플레이를 위한 발소리 증가, 스폰 조정과 같은 큼직한 사안부터 로비 해산 제거, 능수능란 특전의 기본 적용등과 같은 편의성 개선을 언급했다.
커뮤니티에서는 트레이아크의 이러한 발표를 보고, "웬일이냐? 사람이 바뀌면 죽을 때가 된거라던데, 다음 트레이아크 작품 못보는거 아니냐?"와 같은 다소 놀라움이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입력 장치 간의 밸런스'와 'SBMM' 언급은 콜오브듀티 유저들에게 상당히 큰 발표이다.


총평: 약속만 이행한다면 '기사회생' 가능할지도
베타 이전에 블랙옵스7의 여론은 거의 코마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굉장히 부정적이고, 공격적이었다. 베타가 여론을 완벽히 전환 시킨 것은 아니지만, '쏘는 재미를 갖춘 캐주얼한 FPS 게임'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다양한 개선점 약속으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약속만 정상적으로 이행한다면, 혼수 상태로 끝날 뻔한 이번 작품이 그나마 기사회생 하여 연말 FPS 게이머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