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을 이끈 거물 개발자 그렉 스트리트가 넷이즈게임즈와 손잡고 설립한 스튜디오 '판타스틱 픽셀 캐슬'이 설립 2년 만에 넷이즈를 떠난다. AAA급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스트' 프로젝트의 향방이 불투명해졌으며, 스튜디오는 폐쇄 위기에 놓였다.

▲ 그렉 스트리트(Greg Street)

그렉 스트리트 스튜디오 대표는 10일 자신의 링크드인 계정을 통해 "판타스틱 픽셀 캐슬이 넷이즈게임즈의 퍼스트 파티 스튜디오로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넷이즈는 우리 게임의 다른 퍼블리셔를 찾는 데 매우 정중하고 협조적이었다"면서도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어떤 게임이든 계약이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으며, MMO 규모의 프로젝트는 더욱 그렇다"고 결별 배경을 설명했다.

스튜디오는 현재 새로운 퍼블리셔나 투자자를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팀원들에게는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스트리트 대표는 "곧 퍼블리셔를 찾지 못하면 스튜디오는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리더십을 포함한 전체 팀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시사했다.


앞서 넷이즈게임즈는 2023년 11월, 업계의 유명 인사인 그렉 스트리트를 영입해 신규 스튜디오 '판타스틱 픽셀 캐슬'을 출범한다고 발표하며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고스트'라는 코드명의 신규 MMO 프로젝트 소식도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별이 세계적인 게임 시장의 자금 경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스타 개발자와 거대 자본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던 대형 프로젝트마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특히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AAA급 MMO 장르의 높은 리스크가 다시 한번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렉 스트리트는 "이 터무니없이 힘든 시기에 자금 조달에 대한 조언을 준 수백 명의 사람들과 '고스트' 커뮤니티에 감사드린다"며 "언젠가 모두가 '고스트'를 플레이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2년은 내 경력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시간이었고, 우리 팀은 내가 함께 일했던 최고의 팀"이라며 팀원들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