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인터뷰를 통해 AI의 코딩 능력 발전이 한국 게임 업계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신규 채용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의 예상과 달리 청년층의 경력 단절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김 교수는 AI 시대 생존을 위한 개인의 핵심 역량 강화와 세대별 맞춤형 재정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AI 발전이 끼친, 예상과 다른 현상... '신규 채용'이 줄었다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최근 AI의 발전이 일자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의 예상과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챗GPT가 처음 소개되었을 당시, 많은 이들이 단순 노동직의 소멸이나 중간 계급층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거시 경제 데이터는 신규 채용 분야가 AI에 의해 가장 빠르게 대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의 모든 예측을 뒤엎는 결과이다.
특히 AI의 코딩 능력이 발전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했다. AI가 코드를 생성하는 바이브 코딩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내부 코드 생성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회사 코드의 40퍼센트를 AI가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규모 개발자 해고 사태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해외 빅테크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게임 업계 역시 금년 초부터 신규 개발자 채용을 거의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다. AI가 신규 인력이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게 된 결과이다.
이 일련의 변화로 20대 초반 청년층은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AI 시대에는 AI보다 많은 경험을 가진 경력직이 필수이다. 그러나 신규 채용의 감소는 일자리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AI 실수를 잡아라: 경력직은 역할 증대

김 교수는 AI가 코딩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헬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언급했다. AI는 확률 분포를 학습하여 문법적으로는 맞지만 내용이 틀린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 콤마 하나만 잘못되어도 코드 전체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콤마 하나를 찾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 방대하여 사람이 처음부터 코딩하는 것보다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AI가 코딩뿐 아니라 오류를 디버그하는 도구까지 등장했다. 이로 인해 귀찮고 반복적인 코딩 업무는 충분히 AI가 대체 가능해졌다.
이러한 상황은 경력직의 역할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신규 채용은 줄어들고 인력은 감소하는 가운데, AI가 생성한 코드의 실수를 누군가는 검증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력직은 할 일이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 결국 AI 시대의 일자리는 경력이 더 많은 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체 없는 콘텐츠 창작, 소프트웨어 개발이 1순위로 사라진다

김 교수는 AI의 직업 대체 순서는 난이도가 아닌 실체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고 전망했다. 직업의 난이도가 기준이 아닌 것이다.
가장 먼저 대체될 분야는 실체가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콘텐츠 제작 분야이다. 물리적 시설이 없어 시스템 전환 비용이 들지 않는 직종이다. 게임 산업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개발이 결합된 분야이므로, 이 기준에서 볼 때 AI 대체 위험도가 높은 영역에 속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실체가 있는 제조업 분야가 대체될 것이라고 했다. 공장과 시설을 모두 AI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산업 혁명 시기 전기 도입 사례와 같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반면 의사, 판사 등 철학적 판단을 요하는 직업은 인간의 역할이 마지막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부님과 같은 종교인 역시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AI 시대는 '무엇을 하는가'가 아닌 '얼마나 잘하는가'가 성공을 결정하는 슈퍼스타 경제 시대이다. 김 교수는 중간 수준의 능력은 AI에게 대체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개인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한국 국민들이 특유의 지능과 성향으로 하기 싫은 일도 중간 정도는 해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중간' 수준은 AI 시대에는 경쟁력이 없다. 시간과 자원을 경쟁력 없는 분야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인간의 상상력이 제한적이어서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선호도는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교육 시스템의 획일화된 성과주의는 아이들이 진정한 선호도를 갖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세대별 재정 전략과 인간 자유에 대한 논의
김 교수는 AI 시대를 대비하여 AI 기술 경험을 축적하는 것과 더불어 재정적 대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AI 자체는 자전거를 타듯 직접 경험해야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단순히 강연을 듣는 것이 아닌, 복잡한 업무를 시켜보고 코딩이나 영상 제작 등을 직접 시도하여야 한다. 이는 AI를 더 잘 활용하는 다른 인간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재정적 대비와 관련하여 김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 덕분에 투자 붐이 일고 있는 데이터 센터 관련 필수 부품 산업이 유효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퍼센트 이상이 데이터 센터에 투자되는 등 액수가 상상을 초월한다. 이는 데이터 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고성능 변압기, 칠러(냉각장치), 대형 케이블 등에 대한 수요가 버블이 터지기 전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세대별로 다음과 같은 대비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10대 및 20대는 투자는 아직 고민할 단계가 아니다. AI와 협업할 수 있는 능력 함양에 집중해야 한다.
30대 및 40대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재산을 증식해야 한다. 특히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소득 중단 시에도 1년에서 3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여유 자금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페이첵투페이첵'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50대 이상은 큰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현재 자산을 지키는 보수적 전략을 취해야 한다. AI가 세상을 바꾸기 직전에 은퇴할 수 있는 세대이므로, 가진 것을 잘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AI가 인간의 합리성을 명분으로 삶을 통제하며 '영원한 아이'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했다. 인간의 비합리적인 자유가 박탈되기 전에,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