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에이지는 15일, 아쿠아트리가 개발한 신작 MMORPG '아키텍트'의 출시에 앞서 미디어 시연회를 진행했다. '아키텍트'는 언리얼 엔진5 기반의 실사 그래픽과 최고 수준 기술력이 집약된 하이엔드 AAA급 MMORPG를 지향하는 작품이다. 지난 2024년 지스타 시즌 첫 공개 당시 방대한 필드를 제약 없이 탐사하는 자유도와 개성 넘치는 보스 및 몬스터들과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작년 지스타 당시 '아키텍트'는 오픈월드 RPG의 여러 탐험과 적 보스의 패턴을 점프나 회피로 바쁘게 피하며 공략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공개해왔다. 그렇다면 MMORPG로서는 과연 어떤 경험을 제공할까,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미디어 시연회에서 그 단면을 일부 확인해볼 수 있었다.


오픈월드 RPG에서 영감 받은 도전과 탐사, 재화 던전



이번 시연에서는 커스터마이징과 초반 튜토리얼, 1인 도전 콘텐츠인 환영 금고, 도전 관문을 비롯해 파티 던전인 균열, 몬스터들이 대거 출몰하는 범람과 월드 보스까지 전반적인 PVE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었다. 커스터마이징은 얼굴은 물론 체형까지 각 부위마다 그래프 수치를 조절해 상당히 자유도 높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했으며, 다섯 직업 모두 남성과 여성 중에 원하는 성별을 선택할 수 있었다.

커스터마이징을 마친 뒤에 전개되는 초반 튜토리얼은 여타 MMORPG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사정이 있어서 용병단의 원정에 참가하지 못한 주인공이 단장의 편지를 받고 작중 무대가 되는 '버려진 땅'으로 용병단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간 유저들이 접한 MMORPG의 문법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다수의 MMORPG가 회피나 점프를 배제했던 것과 달리, '아키텍트'는 회피와 점프를 넣었다.



▲ 클래스를 고르고 각 신체 부위 커스터마이징까지 마치면

▲ 본격적으로 '아키텍트'의 주무대인 버려진 땅으로의 여정이 시작된다

그렇게 넣은 것도 단순히 구색 맞추기는 아니었다. 이미 지스타에서 한 차례 공개됐던 것처럼, '아키텍트'는 그간의 MMORPG 외에도 오픈월드 RPG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들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키텍트'에서는 절벽이나 난간을 타고 오르는 것은 물론, 비행이나 활강 그리고 수영으로 필드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었다.

이런 유형의 게임에서 으레 기대하는 것처럼, '아키텍트'도 필드 곳곳에 보물 상자나 여러 히든 요소들을 숨겨서 이를 찾아다니게끔 유도했다. 시연 시간이 짧아서 일부 보물 상자에서 성장에 필요한 재화 몇 종류만 확인했지만, 그외에 여러 히든 요소가 더 있다고 한 만큼 자동 사냥과 이동을 관찰하는 것 외에 탐험의 재미를 어떤 식으로 구현했을지 기대해 볼 만했다.

▲ 활강과 비행으로 필드를 누비는 것뿐만 아니라

▲ 점프나 등반 등을 활용해 공략하는 퍼즐까지도 다채롭게 준비했다

이런 기대감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점프와 활강 등 이동의 자유도를 한층 더 폭넓게 활용한 도전 콘텐츠, '환영 금고'였다. 오픈월드 RPG에서 자주 보인 미니 게임식 도전 과제들을 '아키텍트'에 맞춰 풀어낸 콘텐츠로, 한붓그리기식으로 모든 타일을 한 번씩만 밟고 지나가야 하는 '지혜의 시련'과 비행 실력과 점프 실력을 시험하는 '비행의 시련', 전투 능력을 시험하는 '전투 시련' 크게 네 종류가 있었다. 환영 금고를 클리어하면 일부 스탯을 올려주는 구두아의 기억 파편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각 단계마다 대량으로 출몰하는 적들을 처치하면서 로그라이크식으로 심층부를 탐험하는 '도전 관문'과 행동력을 소모해서 각종 성장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재화 던전인 '관리자의 비고' 등, 솔로 플레이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눈에 띄었다.

▲ 로그라이크식으로 각 단계를 거쳐 보스를 쓰러뜨려 보상을 얻는 '도전관문'에

▲ 성장 재화를 꾸준히 보급할 수 있는 재화 던전인 관리자의 비고까지 솔플 유저를 위한 콘텐츠도 구비했다


자동 전투의 편의성과 패링과 회피, 점프로 패턴 공략하는 묘미의 융합



모바일까지 포함된 크로스플랫폼 MMORPG는 대체로 장시간 플레이 해야 하는 장르 특성상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자동 전투를 채택해왔다. 이는 '아키텍트'에서도 동일했다. 첫 시작할 때는 자동 퀘스트 진행까지는 열어두지 않았으나, 튜토리얼 보스인 거신병을 클리어한 이후부터는 대체로 자동으로 퀘스트를 전개하는 그간의 MMORPG 문법을 따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부 MMORPG처럼, 대체로 자동으로 진행해도 고난도 콘텐츠에서 효율을 내기 위해 수동을 권장하고 양상을 보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키텍트'에는 점프와 회피가 있는데, 보스전에서는 이를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각종 패턴들이 등장했다. 처음 튜토리얼 보스인 '거신병'은 지면을 내리치면서 광역으로 충격파를 발사하는데, 이 충격파는 점프로만 피할 수 있었다. 시연 중간에 등장한 또다른 보스인 카루구라는 날갯짓으로 전방의 적을 날려서 넘어뜨리거나 강력한 화염포를 발사하는데, 딜하다가도 그 전에 빠르게 회피를 해야만 했다.

패턴 공략의 묘미는 파티 던전인 '균열'에서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시연에 등장한 파티 던전 보스 '쿠바바'는 중간중간 공격 대상을 지정, 잠시 후에 돌진하면서 강력한 일격을 날려서 그로기 상태로 만드는 패턴이 특징이었다. 이때 일반 공격이 패링으로 변화하고, 타이밍에 맞춰서 패링 키를 누르면 패턴을 튕겨내면서 보스를 오히려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 튜토리얼 보스인 거신병의 패턴은 점프로 피해야 하고

▲ 균열 보스 중 하나인 쿠바바는 타겟으로 지목된 유저가 패링으로 쳐내면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이외에도 시연에서 등장한 월드보스 '아가라쉬'는 어느 정도 체력이 깎이면 2페이즈로 돌입, 활강까지 활용해야 하는 패턴들을 선보였다. 특히 중간에 곳곳에 상승기류가 발생하는 패턴이 있는데, 이때 상승기류에 올라타서 광역 공격이 내려치기 전까지 활강으로 버텨야만 했다. 시연 버전에서 엔드 스펙에 가까운 캐릭터가 주어졌음에도 해당 패턴은 회피하지 못하면 바로 즉사했던 만큼, 정식 출시 때에도 이런 패턴에 유의해서 월드 보스를 공략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이처럼 보스들은 패턴을 공략하는 재미를 살리는 한편, 대량으로 몰려오는 일반 몬스터들을 반복적으로 처치하는 범람이나 대범람, 필드 사냥에서는 자동으로 사냥하면서 피로도를 낮추는 투트랙 전략이 엿보였다. 또한 오프라인 모드도 지원, 중간중간 게임을 꺼두어도 성장이 끊어지지 않도록 했다.

▲ 월드보스 아가라쉬는 2페이즈에서 광역 패턴을 시전하는데, 이때 상승기류에 올라타서 활강으로 피해야 한다


융합된 재미 추구 '아키텍트', 경쟁 일변도의 MMORPG와 다른 길 갈까?



이번 시연에서는 PVP 콘텐츠를 열지 않았지만, '아키텍트'는 최근 MMORPG의 문법을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었다. 각 주요 거점을 두고 대규모로 전투를 벌이는 '신석점령전', 좋은 자리 및 보스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시간제 사냥터 '거인의 탑', 안전과 경계 지역이 나뉜 필드 등 눈에 익은 요소들이 곳곳에 보였기 때문이다.

온전히 그런 구성에만 치우쳤다면 아마 언리얼 엔진5로 구현한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이나,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따온 요소들이 곳곳에 보이는 아름다운 세계관이 크게 의미가 없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아키텍트'는 그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탐험하거나 지형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 순간이동으로 휙휙 가는 방식이 아닌, 중간 지점에서부터 시작해 곳곳을 둘러보게끔 유도했다


▲ 확률형 아이템 상품은 코스튬과 무기 외형인 팬텀 웨폰 2종이고

▲ 범람 등 여러 콘텐츠를 통해 코스튬을 포함한 여러 보상을 뽑을 수 있는 뽑기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우선 맵 곳곳에 숨어있는 보상은 물론, 핀포인트로 워프하는 방식 대신 띄엄띄엄 중간 거점에 워프포인트를 마련해서 곳곳을 돌아다니게끔 설계한 것이 눈에 띄었다. 기존 MMORPG 방식에서는 상당히 불편하지만, 오픈월드 RPG로 치환하면 이해가 가는 방식이었다. 점프나 회피, 수영, 등반 등 자유도 높은 이동까지 고려하자면 그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기도 했다. 다만 조작감이 그만큼 완벽하게 부드럽지는 않은 게 조금은 아쉬웠다.

다만 각종 성장 재화를 비롯해 다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뽑기권까지 게임플레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아키텍트'는 조금 기대를 걸어볼 만했다. 여기에 100% 완벽하지는 않아도 싱글플레이 유저들을 위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도 차별화된 포인트였다. 궁극적으로는 길드나 연합의 패권을 둔 싸움이 핵심이 될지 몰라도, 소위 라인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즐기는 유저들도 조금씩 자신만의 목표를 달성하고 성장해나가는 재미를 다각도로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채로움을 출시 후에도 어떻게 균형있게 발전시켜 나갈지, '아키텍트'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는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