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대한민국을 빛낸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이 다음 달 지스타와 함께 개최됩니다. 이 시상식의 최고 영예의 훈격은 대통령상입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이 상을 대통령이 직접 수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상을 대통령상이라 부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이 훈격이 처음부터 대통령상은 아니었습니다. 1996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시작될 당시 대상은 국무총리상이었습니다. 그러다 게임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과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3년 대통령상으로 격상되었습니다. 벌써 22년 전의 일입니다.

게임대상을 향한 정부의 관심은 꾸준히 높아져 왔습니다. 2017년 국무총리가 영상으로 축하의 뜻을 전해오며 시상식의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2019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대통령을 대신해 상을 수여했을 때, 업계 관계자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을 봤습니다.

게임 산업 전체를 향한 대통령의 관심은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지난 정부 대통령은 2023년과 2024년,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에 연이어 영상 축사를 보내며 K콘텐츠 수출의 핵심 동력인 게임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대통령이 게임대상 시상식 현장에 직접 자리하는 것을 기대해 봅니다. 이는 정치적 평가를 떠나, '격(格)'과 '인정(認定)'의 최종적인 상징성 때문입니다. 지스타가 우리 게임의 산업적 위상과 경제적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라면,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그 성과를 만들어낸 '창작자'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우리 콘텐츠 수출의 70퍼센트 가까이 기여하며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음에도, 국내 게임 산업은 '마약'이니 '질병 코드'니 하는 사회적 편견과 싸워왔습니다. 이런 때에 최근 대통령이 게임업계 간담회에서 "중독물질 아닙니다"라 단언한 것에 업계는 크게 환영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장을 찾아, 한 해 동안 가장 빛나는 성과를 거둔 개발자의 손을 잡고 대통령상을 건네는 그 순간은, 사회적 편견을 겪었던 게임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부심을 심어줄 것입니다.

장관의 참석과 국무총리의 영상 축사로 다져진 게임대상의 기반 위에, 그리고 지스타를 통해 확인된 게임 산업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더해져, 이제는 대통령의 직접 참석을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대통령이 건네는 대통령상. 이는 '도둑이 많다고 장독을 없애버린다'는 식의 과거 낡은 규제를 완전히 끝내고, 게임을 '진정한 수출 산업'이자 '문화 산업의 중추'로 국가가 공식 인정하는 상징적 선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