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인이 된 닌자 가이덴의 아버지, 이타가키 토모노부가 남긴 이 말은 시리즈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명언으로 유명하다. 개발자와 게이머 간의 일종의 기싸움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 발언의 배경은 단순하다. 그만큼 닌자 가이덴이 어려운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류 하야부사의 강력함만큼이나 적들도 강력했기에, 한순간의 실수로 죽기 일쑤였다. 그래서 XBOX 시절까지만 해도 닌자 가이덴은 어려운 게임의 대명사로 불렸다.
하지만 그 높은 난이도는 양날의 검이었다. 극한의 손맛을 자랑하는 하드코어 액션은 닌자 가이덴만의 정체성이자 매력이었지만, 동시에 대중성을 잃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다. 너무 어려워서 결국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으로 남아버린 것이다. 명성에 비해 대중적 성공과는 거리가 있었고, 그 결과 시리즈는 3편 이후 오랫동안 명맥이 끊기게 된다. 팀 닌자조차 함부로 손대기 어려운 IP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랬던 닌자 가이덴이 드디어 13년 만에 돌아왔다. 시리즈의 최신작 닌자 가이덴4'가 화려하게 부활을 알린 것이다. 한층 진일보한 비주얼과 화려한 액션 연출, 그리고 새로운 주인공 야쿠모의 등장까지, IP의 계승과 새출발을 동시에 담아낸 작품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건 스타일리시 액션 명가로 유명한 플래티넘 게임즈와의 협업이다. 이는 기존의 팀 닌자가 구축한 닌자 가이덴과는 사뭇 다른 액션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도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닌자 가이덴4'는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 원작의 하드코어 액션이라는 정체성을 지켜내는 동시에 그간 가장 큰 과제였던 대중성 확보라는 벽을 뛰어넘은 것이다.

장르명: 하이 스피드 닌자 액션
출시일: 2025.10.21.
리뷰판: 정식 출시 빌드개발사: 팀 닌자, 플래티넘 게임즈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
플랫폼: PC, PS5, XSX|S
플레이: PC
한층 화려해진 하드코어 액션하지만 스타일리시 액션은 아니다

플래티넘 게임즈를 상징하는 표현인 스타일리시 액션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그럼에도 대체로 게이머들이 인정하는 특징들이 있다. 핵심은 조작 난이도가 대체로 낮은 편이라는 점이다.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화려한 액션을 펼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게이머에게 마치 엄청나게 잘하는 듯한 즐거운 착각을 선사하는 것, 개인적으로는 이거야말로 스타일리시 액션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쉬운 그런 게임이라는 건 아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저점에 관한 얘기다. 누구든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스타일리시 액션 역시 노 대미지 클리어 등을 노린다면 콤보를 완벽하게 익혀야 한다.
그 스타일리시 액션의 명가로 이름을 날린 플래티넘 게임즈였으니 팀 닌자와 협업해서 '닌자 가이덴4'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닌자 가이덴과는 다른 액션을 선보이리라는 것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 것이다. 핵심은 하드코어 액션이라는 정체성을 얼마나 유지하는가였다. 스타일리시 액션으로의 변신이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든 닌자 가이덴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도 있는 그런 시도로 비췄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분명히 말해서 '닌자 가이덴4'의 액션은 기존의 닌자 가이덴과는 사뭇 다른 면들이 있다. 새로운 주인공 야쿠모에 빗대서 얘기하자면 전체적으로 액션의 결 자체가 훨씬 경쾌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존의 닌자 가이덴 역시 원체 화려해서 간과하기 쉽지만, 닌자 가이덴의 액션은 경쾌하다기보다는 호쾌한 측면이 더 강했다. 이는 주인공 류 하야부사의 캐릭터 디자인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닌자 하면 떠오르는 마른 느낌이 아닌 벌크업을 한 듯한 근육질을 자랑하는데 그가 펼치는 액션 역시 대체로 묵직한 면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게임 플레이 역시 그러했다. 기존의 닌자 가이덴은 강력한 가드 성능에 힘입어 적의 공격을 막아내다가 빈틈을 노려서 폭풍처럼 몰아치는 식으로 전투가 흘러갔다. 묵직하면서도 화려한 액션을 추구한 것으로 닌자 가이덴이 추구하는 하드코어 액션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했을 정도였다.

그랬던 액션의 결이 '닌자 가이덴4'에서는 사뭇 달라졌다. 경쾌한 속도감도 속도감이지만, 핵심은 바로 패링에 있다. 전작이 빈틈을 노리는 형태였다면, '닌자 가이덴4'는 패링으로 게이머가 직접 빈틈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 좀 더 능동적으로 전투를 펼칠 수 있게 바뀐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방법 역시 다양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건 가드다. 적의 공격이 닿기 직전, 타이밍에 맞춰서 가드를 하면 적의 공격을 쳐낸 후 짧은 시간 반격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때 강공격을 날리거나 야쿠모의 마귀 자세, 류 하야부사의 섬화를 쓰면 별도의 게이지를 소비해서 즉시 강력한 일격을 날릴 수도 있는 만큼, '닌자 가이덴4' 액션의 핵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패링은 가드로만 발동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타이밍에 맞춰서 마귀 자세와 섬화를 발동하면 그대로 패링과 동시에 자동으로 반격을 가할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건 바로 공격으로 발동하는 패링이다. 방법은 앞서 언급한 것들과 거의 같다. 적의 공격이 닿기 직전, 공격을 명중시키면 가드와 마찬가지로 적의 공격을 쳐내고 반격 찬스가 주어지는 식이다.
여기까지만 얘기하면 가드와 전혀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반격을 날리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공격으로 하는 패링, 그리고 반격까지의 일련의 스킬을 '호박'이라고 하는데 이때 마귀 자세나 섬화를 쓰는 퍼펙트 호박을 쓰면 적의 신체를 확실하게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닌자 가이덴을 해봤다면 이게 어떤 의미인지 다들 알 테니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신체가 훼손된 적은 행동에 제약이 발생하며, 이때 강공격을 하면 일종의 처형기인 멸각이 발동해 한 번에 처치하는 게 가능하다. 즉,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호박 -> 마귀 -> 멸각을 연속으로 써서 단숨에 적을 처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적의 빈틈을 노리던 방식에서 패링으로 직접 빈틈을 만드는 방식으로 변화한 이러한 전투 스타일은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서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핵심은 이게 닌자 가이덴다운지에 달렸다. '닌자 가이덴4'를 개발한 플래티넘 게임즈와 팀 닌자 역시 이러한 팬덤의 우려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시리즈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하드코어 액션에 대한 것 역시 간과하지 않았다.
하드코어 액션이라고 한다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연출적인 부분에서의 하드코어다. 닌자 가이덴은 1편부터 유혈이 낭자한 연출로 유명했는데 이러한 하드코어한 연출을 '닌자 가이덴4'는 거의 완벽히 계승한 모습이다.

적을 공격하면 피가 흩뿌려지고 사지가 절단되며, 멸각을 발동하면 피보라가 일어날 정도다. 여기에 난살 모드 중 혈살을 발동할 경우 그대로 적을 일도양단하는 것까지, 시리즈 최신작답게 연출적인 부분 역시 진일보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출을 특히 눈여겨봐야 하는 건 이게 그저 연출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적의 신체가 훼손되는 절단 연출이 발동했다는 건 곧 멸각을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에 그에 따라 게이머의 손가락 역시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저 시각적인 연출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다음 수를 생각하는 전략적인 요소까지, 기존 시리즈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계승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전히 살벌한 난이도는 이번 작품에서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분명 '닌자 가이덴4'는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대체로 쉬워진 면이 있다. 묵직했던 조작감은 한층 경쾌해졌고, 새롭게 추가된 패링 시스템 덕분에 보다 능동적인 전투가 가능해졌다.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까지 어려운 것도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난이도를 낮추는 일등공신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닌자 가이덴4'를 스타일리시 액션이 아닌 하드코어 액션이라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순간의 실수가 곧 죽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보스전을 예로 들자면 보스들의 경우 다양한 패턴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패턴을 숙지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아무것도 못 하고 죽을 수도 있다. 이는 패턴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황도 마찬가지로 한순간의 방심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패링의 도입과 경쾌해진 액션에도 불구하고 전투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변하지 않았다.
하드코어 액션으로서의 면모는 조작 시스템에서도 드러난다. 패링이 이번 작품의 새로운 변화라면, 커맨드를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액션은 여전히 시리즈의 정체성을 이루는 핵심이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기술의 다양성을 넘어, 게이머의 숙련도에 따라 게임이 선사하는 체험 자체를 바꿔놓는 요소다. 결국 '닌자 가이덴4'가 다소 난이도 높은 스타일리시 액션으로 느껴질지, 아니면 극한의 도전을 요구하는 하드코어 액션으로 다가올지는 오롯이 게이머의 손끝에 달린 셈이다.

플래티넘 게임즈의 아들, 야쿠모건재한 팀 닌자의 아들, 류 하야부사

13년 만의 귀환, 그리고 새로운 액션의 시도라는 도전 앞에서 플래티넘 게임즈와 팀 닌자 역시 고민이 깊었던 모양이다. 이러한 액션을 선보일 주연으로 이들은 새로운 주인공 야쿠모를 내세웠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류 하야부사가 어떤 캐릭터인가. 닌자 가이덴의 간판인 동시에 슈퍼 닌자의 아이콘과도 같은 캐릭터다. 더욱이 1편부터 3편에 걸쳐서 7년간 시리즈의 주인공을 역임하면서 구축해 낸 그의 캐릭터성은 이제는 하나의 상징이 됐다. 그러한 상징에 변화를 시도한다는 건 여러모로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롭게 데뷔를 알린 야쿠모는 '닌자 가이덴4'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액션에 초점을 맞춘 캐릭터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액션은 자세(전투 스타일)와 패링을 기반하는 액션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패링을 기반하는 액션의 경우 앞서 이미 한 차례 장황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으니 여기서는 자세에 대한 걸 위주로 하고자 한다.
야쿠모는 '까마귀'와 '마귀' 2개의 자세를 번갈아 가면서 다채로운 전투를 펼친다. 까마귀 자세는 기본 자세로 경쾌한 액션이 특징이다. 약공격과 강공격의 기본적인 조합만으로도 속도감이 넘치는 액션을 즐길 수 있으며, 여기에 더해 앞서 언급한 커맨드 액션을 접목하면 엄청난 연격을 펼치는 것도 가능할 정도다.

마귀 자세는 LT(또는 L2)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발동하는 일종의 강화 자세다.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혈설 게이지라 불리는 별도의 자원이 필요하다. 혈설 게이지는 까마귀 자세 상태에서 공격하거나 방어, 혹은 멸각을 성공시킬 때 채워진다. 즉, 전투를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게이지가 쌓이는 구조다.
혈설 게이지를 소모해 발동하는 마귀 자세는 강화 자세라는 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까마귀 자세와는 전혀 다른 액션을 펼친다. 까마귀 자세가 좁은 범위의 적을 정교하게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마귀 자세는 무기의 형태가 변하며, 더욱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는 호쾌한 액션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무기에 따라 각기 다른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어서 이를 익히고 조합하는 부분에서 나름의 재미를 선사한다.
두 가지 전투 스타일을 번갈아 가면서 펼치는 이러한 액션은 플래티넘 게임즈가 그간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는 스타일리시 액션과 유사한 접점을 보여준다. 류 하야부사가 팀 닌자의 아들이라면 야쿠모는 플래티넘 게임즈의 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자세는 단순히 연출이나 공격력 상승 같은 강화 요소에 그치지 않는다. 전투 중 적의 패턴을 파훼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닌자 가이덴4'의 적들은 그저 맞아주기만 하는 병풍이 아니다.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플레이어를 몰아붙이고, 때로는 가드로 공격을 막아내기도 한다. 이때 마귀 자세를 사용하면 적의 가드를 깨부수며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또 다른 활용처는 적의 공격을 카운터할 때다. 카운터라고 하니 패링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좀 다르다. 싸우다 보면 적이 붉은 안광을 띠며 특수 패턴을 쓸 때가 있는데, 이때 마귀 자세로 공격하면 가드를 부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적의 패턴을 끊어내는 동시에 흐름을 역으로 가져올 수 있다. 패링과는 또 다른, 보다 공격적인 형태의 카운터라 할 만하다.
정리하자면, 까마귀 자세로 적의 공격을 받아치며 빈틈을 만들고, 그 순간 마귀 자세로 강력한 일격을 가하거나 패턴을 차단하는 식으로 전투의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 두 자세의 리듬을 어떻게 엮어내느냐가 '닌자 가이덴4' 액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새롭게 시도한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류 하야부사에게는 이런 게 없다는 건 아니다. 일반 상태와 섬화 상태라고 해서 자세에 대응하는 요소가 존재한다. 야쿠모가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펼친다면 류 하야부사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파워풀한 액션을 펼치는데 액션의 결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전투 메커니즘 자체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기와 인술이라는 고유한 영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작들에서는 다양한 무기에 더해 인술까지 쓸 수 있었던 류 하야부사지만, '닌자 가이덴4'에서는 무기를 후배인 야쿠모에게 양보한 모양이다. 물론 이는 캐릭터에 따른 전투 스타일의 명확한 분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둘 다 여러 개의 무기를 쓰고 여기에 더해 인술까지 쓴다면 차별성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확실히 둘은 많은 부분이 다르다. 전투 스타일의 경우 야쿠모는 속도감이 느껴지는 빠른 연타가 특징이라면, 류 하야부사는 파워풀하면서도 어딘지 절제된 느낌이다. 개성 넘치는 다양한 무기들로 펼치는 현란한 액션 역시 놓칠 수 없다. 야쿠모의 기본 무기인 쌍검이 어떤 적에게도 대응할 수 있는 육각형 타입이라면 검은 일대일에 좀 더 특화된 면이 있고 봉은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데 특히 유용한 식이다. 여기에 비기 카게히루코처럼 원거리에 특화된 무기도 있다.
무기들은 그 자체로도 개성적인 액션을 선보이지만, 그 진가는 마귀 자세에 있다. 마귀 자세에서는 무브셋이 바뀌고 공격력이 바뀌는 것 외에도 메커니즘 역시 달라진다. 이를테면 검은 드릴창으로 바뀌는데 공격 버튼을 계속 누르면 그대로 드릴이 작동해 적을 갈아버리고 봉은 해머로 바뀌는데 모션 중 해머 끝이 빛나는 순간 버튼을 떼면 추가타가 발동하는 식이다.

이처럼 무기와 자세를 통해 다양한 액션을 선보이는 야쿠모와 달리 무기를 야쿠모에게 넘겨준 류 하야부사는 인술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활용도 자체는 무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수의 적을 타겟팅하고 날아가서 폭발하는 인술부터 직선으로 날아가면서 적을 공격하는 인술, 바람을 일으켜 주변 일대를 날려버리는 인술, 그리고 추가타를 가하는 인술까지 네 종류의 저마다 다른 인술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양한 무기에 더해 인술까지 쓰던 캐릭터가 이제는 인술만 쓸 수 있게 됐으니 여러모로 아쉽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류 하야부사가 약해졌다던가 그런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용검 하나만 쓸 수 있는 데에 따른 아쉬움에 불과하다. 더욱이 원래부터 슈퍼 닌자였던 것과 더불어 지금껏 시리즈를 이끈 주역답게 기본 체급부터가 어딘지 야쿠모보다 높게 설정된 느낌으로,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우는 게임들이 흔히 간과하는 이전 주인공에 대한 예우마저도 놓치지 않은 모습이다.


완벽한 후속작은 아니지만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부활의 신호탄

이처럼 액션과 연출적인 측면에서 변화와 발전을 이룬 '닌자 가이덴4'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변화한 액션처럼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도 있지만, 모두가 입을 모으는 건 바로 서사에 대한 부분이다. 물론 애초부터 닌자 가이덴이 서사가 좋은 게임이 아니란 건 모두 알고 있다. 서사는 그저 배경을 설명하는, 그리고 류 하야부사가 적들과 싸워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요소에 불과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면이 있다.
문제는 진입장벽이라는 문턱을 낮추기 위해 여러 변화를 모색한 '닌자 가이덴4'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사는 소홀하기 그지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게임들이 깊이 있는 서사, 아니 적어도 무난한 서사를 통해 게임에 대한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데 반해, '닌자 가이덴4'는 오히려 벙찌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어떤 면에서는 몰입을 해칠 정도다. 액션이 선사하는 강점을 오히려 서사가 깎아내린다고 해야 할까. 원래부터 그랬다고 넘어가기엔 여러모로 아까운 부분이다.
물론 이게 치명적인 단점이라는 건 아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다른 게임에서였다면 어설픈 서사는 꽤 치명적으로 다가왔겠지만, 닌자 가이덴에 있어서는 다르다. 원래부터 장식에 불과했던 만큼, 그 자체로는 딱히 단점이라고 하기 뭣하다. 하지만 워낙에 눈에 보이는 단점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이 부분도 좀 더 신경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정리하자면 '닌자 가이덴4'는 분명 완벽한 게임, 완벽한 후속작은 아니다. 서사에 대한 것 외에도 전투 시스템만 놓고 봐도 많은 변화를 겪었던 만큼,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가 꽤 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는 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닌자 가이덴4'의 액션은 다른 여러 액션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액션 하나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상관없이 여전한 재미를 선사하는 만큼, 최근 액션 게임들이 너무 쉽게 느껴졌다면 이번 기회에 '닌자 가이덴4'를 해보길 추천한다. 이 게임이 선사하는 극한의 액션은 액션 불감증에 걸린 게이머라 해도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