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의 아이온2가 오는 11월 19일 출시에 앞서 지스타 2025 현장에서 베일을 벗는다. 2008년 출시된 전작 '아이온'이 PC방 160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흥행한 만큼, 그러한 호응을 17년 만에 나온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 이어갈지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중요도를 반영하듯, 엔씨는 그간 라이브 방송을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인게임 내용을 다각도로 공개했다. 그리고 출시에 앞서 그 단면을 직접 체험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시연에서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파티 던전 우루구구 협곡 두 가지만 공개됐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이전 라이브 방송에서 보여준 것처럼 얼굴 형태의 디테일은 물론 체형까지도 다각도로 설정할 수 있었다.

특히 얼굴 윤곽이나 눈 같이 중요한 부위는 단순 수치만 볼륨처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X축 Y축이 있는 그래프로 더욱 세밀하게 조형하게끔 했다. 색상도 다양한 기본색은 물론이고 투톤 컬러와 오드아이 등 개성을 살릴 포인트들도 마련했다. 체형도 아이온1 때처럼 아주 작은 체형도 설정이 가능했으며, 이론상으로는 요즘 잘 언급되지 않는 참피까지도 만들 수는 있었다. 그만큼 기괴하게 만들려면 기괴하게 만들 수도, 예쁘게 깎아내려면 깎아낼 수 있도록 자유도를 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외모 꾸미기와 직업 선택까지 끝나고 나면 우루구구 협곡으로 곧바로 이동됐다. 직업은 검성부터 수호성, 마도성, 정령성, 치유성, 호법성, 궁성, 살성 8개의 직업이 다 열려 있었으나, 던전을 클리어하는데 약 10분~15분 가량 소요됐기 때문에 시간상 최대 두 종류의 직업만 체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시연에서는 검성과 호법성 두 직업을 플레이했으며, 호법성은 시간상 던전을 클리어하지 못하고 초반부만 잠깐 플레이하는 정도로 그쳤다.

검성은 아이온1 당시 광역 공격과 피흡으로 호쾌한 전투를 선보이던 클래스다. 아이온2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고스란히 계승됐다. 특히 흡혈량 증가에 공격 시 일정 확률로 10초 동안 광폭 상태가 되어 흡혈이 발동되는 패시브가 있어 어지간한 공격은 맞딜해서 피흡으로 버티는 식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었다. 물론 시연에서 선보인 던전이 원활한 시연을 위해 1인 던전 사양으로 바꿨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보스에게 패턴을 맞고 거의 죽어갈 때에도 물약+광폭 맹타+패시브 발동까지 더해 순식간에 체력을 채우는 그 쾌감은 확실했다.

아이온2의 캐릭터 스킬 슬롯은 아이온 원작과 동일하게 액티브 스킬과 스티그마 스킬 두 종류를 장착할 수 있었다. 시연에서는 6개의 직업 액티브 스킬과 4종의 스티그마 스킬을 장비할 수 있었다. 스킬 슬롯에 장착한 액티브 스킬 외에도 몇몇 스킬은 마치 블소에서처럼 특수 조건이 발생하면 추가 입력으로 발동할 수 있었다. 마치 엔씨의 전작, 블소에서 적에게 CC기를 걸고 난 뒤 공중으로 띄우거나 장악 들어가는 것처럼 스킬 아이콘이 캐릭터 옆에서 점등했다. 그때 맞춰서 Q나 E를 누르면 추가로 발동, 콤보가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검성은 적을 넘어뜨리면 바로 키를 추가 입력해 공중 속박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몹을 상대로 했지만 4초 가까이 적을 묶어둘 수 있던 만큼, PVP에서 긴급 회피가 빠진 상대에게 제대로 들어가면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선행으로 공개됐던 대만 FGT 당시 PVE에 유용한 흡혈, 격추부터 시작해서 적을 묶어두고 공격하는 격추 두 스킬트리가 강세를 보일 거란 전망이 있었는데 그 분석이 일리가 있었다.

아이온2는 시연 단계에서도 한 차례 플레이가 끝난 뒤 스킬 및 연계를 곰곰이 고민해볼 만큼 체계적이었다. 그리고 전투 템포가 빨랐다. 검성은 시연 단계에서 대검을 들고 있어서 한 방 한 방 타격이 묵직할 거라 생각했는데, 블소의 역사 평타보다는 빠르고 평파평파 가속보다는 느린 중간 단계라서 의외였었다. 그리고 좌클릭은 이동 공격이 가능했는데, 틈틈이 패턴을 보며 돌려깎고 스킬 사이사이에 평타를 우겨넣는 것이 마치 역사로 평파질하던 블소 전성기 때가 떠올랐다. 다만 블소와는 달리 긴급회피 무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라서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든 한끗 차이로 피하기 위해 구른다고 생각하는 게 편했다.

블소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타격감은 블소보다는 살짝 가벼운 느낌이었다. 조금 더 정확히 비교를 하자면, 그 예전 자수정이나 여러 보석을 끼워댔던 초창기 블소에서 보석을 끼우지 않던 극초반 때의 타격감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지만 한꺼번에 여러 스킬을 따다닥 피아노처럼 눌러야 하는 아이온의 스타일을 이어간 만큼, 평타 타격감에만 집중하지 않은 그 판단이 이해가 갔다. 타격이나 피격 리액션이 다소 밋밋한 편이긴 해도 중간중간 갑자기 적 몬스터를 잡아다 매다꽂거나 반대로 적도 갑자기 넉백을 시켜버리는 스킬도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임팩트는 확실했다.



▲ 커스터마이징 후 파티 던전 우루구구 협곡에 진입, 바람길을 타고 중간구역을 건너야 한다

보스 패턴은 이번에 시연한 파티 던전이 아래에서 두 번째 정도 난이도의 던전이었기 때문에 MMORPG에 숙련된 유저라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보스 아울도르는 일반 공격 외에도 회오리 바람을 광역으로 날리거나 날개로 강타하는 패턴이 있는데, 그때 바닥을 보고 범위 밖으로 나가는 것만 인지하고 있으면 1페이즈는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다. 만일 그 공격을 못 보고 맞으면 바로 공중 속박에 걸리게 되는데, 이때 긴급 회피가 없으면 바로 보스가 공중에 띄워진 대상을 낚아서 큰 피해를 입힌다. 따라서 간단한 패턴이라고 해서 방심하지 말고 꾸준히 잘 피해주는 것이 공략이었다.

체력이 절반 정도 깎이면 두 번째 페이즈로 넘어가는데, 이때는 갑자기 아울도르가 공중으로 솟구치면서 일정 시간 후에 지정된 대상에게 낙하 공격을 퍼붓는다. 이때 다른 파티원이 같이 모여서 딜을 분산해주는 것이 공략이지만, 시연은 1인 던전 사양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방어 스킬로 최대한 버티거나 긴급회피로 어떻게 칼 타이밍을 잡아서 피해보는 시도를 해야 했다.

아울도르가 공중에 솟구치는 것과 동시에 사방에 회오리가 소환되는데, 이 회오리에 맞아도 공중 속박이라 긴급 회피가 쿨타임이면 바로 보스 패턴에 직격을 당했다. 또 외곽에 형성된 바람 장벽에 닿으면 바로 사망이기 때문에 바람 장벽과 회오리를 둘 다 피하면서 보스 패턴 전까지 파티원이 모이는 것이 실제 공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막보 아울도르는 중간중간 구슬을 드롭하는데, 이 구슬을 종류별로 모으면 피해량이 증가한다

▲ 날갯짓이나 회오리에 맞는 순간 바로 에어본+공중 속박이라 긴급 탈출 없으면 바로 추가타 확정이다

▲ 외곽에 바람 장벽을 날리면서 솟구치는 패턴, 장판과 경계면의 바람을 조심하며 공격을 피해야 한다

보스 외에 던전 구성은 크게 다를 것은 없었으나, 아이온2에서 내세운 '바람길'은 이번 던전에서도 체험할 수 있었다. 활강을 하면 바람길을 타고 알아서 정해진 장소까지 자동으로 고속으로 비행하는 기능으로, 실제 드넓은 필드의 경관이 아닌 던전의 일부 제한된 구역만 감상할 수 있어서 다소 아쉬웠다. 그럴 만큼 아이온2는 그래픽과 월드 구현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만큼, 과연 정식 출시 때 어떤 월드를 보여줄지 내심 기대가 됐다고 할까.

이외에도 모바일을 고려한 일부 기능이 PC에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동 전투는 없지만 물약 및 각종 강화 주문서는 자동 사용 기능을 온오프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량의 HP를 바로 회복하는 물약은 수동으로만 사용이 가능했고, 탈것은 시연에서는 막혀있었기 때문에 체험해보지는 못했다.

아이온2의 이번 시연은 극히 일부 단면만 드러난 만큼, 현 단계에서 아이온2가 어떻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MMORPG라는 장르가 원체 규모가 크니 30분이라는 시간 안에는 극히 일부분만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시연을 통해 아이온2의 전투 템포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다. 클래식 MMORPG의 구성을 확고히 다진 전투는 살짝 가벼운 느낌은 있었지만, 이를 한층 더 빠르고 역동적으로 다듬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엔씨 전성기로 꼽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이런 기세가 정식 출시까지 쭉 이어질지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내심 기대하고 싶어졌다. 적어도 아이온2만큼은, 그 옛날 엔씨 MMORPG 전성기를 이끈 타이틀의 후속작다운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리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