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틀그라운드의 태동 이래로 정말 많은 '배틀로얄 게임'이 시중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포트나이트', '에이펙스 레전드', '콜오브듀티: 워존',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이터널 리턴' 등 크고 작은 회사가 각자 고유한 게임 플레이 시스템을 선보이며 '배틀로얄'이라는 토양 아래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갔습니다.
모두가 재미를 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유독 한 농부는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주변 농부들은 의아했습니다. 그가 23년 경력의 베테랑 농부이고, 품종도 유명한 품종이었거든요. 한 차례의 흉작 이후, 드디어 어느 정도 열매를 맺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배틀필드 스튜디오'와 '배틀필드6: 레드섹' 이야기입니다.
일단 무료라 부담없다

배틀필드6: 레드섹은 '무료'입니다. 요즘 AAA게임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AAA퀄리티 게임을 무료로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크게 다가옵니다. '파이어스톰'이 난항을 겪은 이유에는 '떨어지는 재미'도 있었겠지만 유료인 배틀필드V를 구매해야만 할 수 있는 게임이었기에 '파이어스톰'에 관심이 있어도 진입이 쉽지 않았단 것도 사실입니다.
경쟁작인 콜오브듀티가 유료인 본편과 무료인 워존(배틀로얄)을 병행으로 운영하여 수익적인 측면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유료였던 배틀로얄들도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무료로 전환하고 있기에 배틀필드6: 레드섹 역시 무료 서비스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무료는 OK, 그럼 나름의 강점은?


가격적 부담이 해소되었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점'입니다. 요즘 게임의 용량은 기본적으로 80기가 이상을 상회하기 때문에 SSD에 잔류하기 위한 자리 싸움이 치열합니다. 더군다나 포화 상태를 이루고 있는 배틀로얄 장르라면 더더욱 대체재가 많습니다. 즉, '내가 잔류해야 하는 이유'를 플레이어에게 잘 설명해야하는데, 다행스럽게도 '배틀필드6 레드섹'은 잘 다듬어진 본편을 기반으로 하여 나름대로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 배틀필드6 기반으로 진행되는 '건플레이', '수려한 비주얼'과 '시원한 파괴효과'까지
배틀필드6: 레드섹은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하는 '린든 요새'에서 교전이 펼쳐집니다. 맵에 강하하여 전반적인 디테일을 살펴보면 발전된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의 탄탄함을 느끼기 충분합니다. 건플레이도 배틀필드6의 그것을 따르기에 '교전의 맛'도 경쾌합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파괴 효과'입니다. 배틀그라운드가 C4 등을 도입하며 '건물 파괴'를 부분적으로 선보이긴 했지만, 레드섹은 그 이상을 선보입니다. 사진처럼 팬스를 부숴버린다거나, 건물 자체를 철거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배틀로얄 모드에서 건물 농성이 자주 벌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접근은 어떠한 층을 가지고 있는 건물도 결코 안전할 수 없음을 새롭게 선보입니다. 지금까지의 배틀로얄 중에 이런 식으로 오브젝트를 부숴버릴 수 있는 게임이 없었기에 나름의 차별점도 제시합니다.

◎ 다양한 병과로 시너지 내는 배틀로얄
또 다른 레드섹만의 차별점으로는 '병과 플레이'가 있습니다. 능력이 포함된 히어로 슈터인 에이펙스 레전드를 제외하고는 배틀로얄에서 역할 분배가 크지 않은 편인데, 레드섹은 각 병과별로 능력이 다르고, 서로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달라 협동 플레이에서 재미를 더했습니다. 의도적으로 탄약 수급이 타이트하다던가, 전장에서의 탑승 장비 등장은 각기 다른 역할의 분대원들이 생각나게 하는 설계였습니다.



◎ 임무를 완료하여 로드아웃의 '스노우볼'을 굴리는 것이 중요
레드섹은 교전 외에도 각각의 '임무'를 수행하여 로드아웃의 화력을 강화시킬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미 경쟁작인 콜오브듀티: 워존이 이러한 임무 시스템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킬스트릭'과 '커스텀 무장(본인이 개조를 완료한 완전체 무장)'을 불러올 수 있게 해놓긴 했지만, 레드섹은 화력적인 측면에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바로 배틀필드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탱크'와 같은 탑승 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교전에서 조금은 약세더라도 임무를 잘만 고르면 화력 측면에서 스노우볼을 굴려 '탱크'에 탑승하고 우승각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 하는 동안 장비 간 밸런스도 나름 준수하다고 생각되어졌습니다. 탱크라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런처를 들 수도 있고, 임무를 진행하면 탱크의 카운터를 칠 수 있는 '포격 요청' 등도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얼마나 적재적소에 가지고 있는 화력을 쏟아 붓느냐가 중요해 보였습니다.


◎ '소생 시키기'와 '전장 재배치'로 피로감 해소
에이펙스 레전드의 '비컨 부활' 도입 이후 배틀로얄 게임이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하여 피로감을 해소하는 것이 트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레드섹도 이에 맞춰 시스템을 설계해 놨습니다. 다른 배틀 로얄보다 두 번째 기회가 더 유한 것이 바로 배틀필드 고유의 '소생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해놨기 때문입니다. 팀원과 함께할 경우 확인 사살을 당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살릴 수 있기에 목숨에 대한 피로도가 조금은 덜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배틀필드6: 레드섹은 혁신적인 배틀로얄은 아닐지 몰라도 배틀로얄에서 고전하던 배틀필드에게 활로를 열어준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스팀 동접자 17만명을 기록 중에 있고, 앞으로의 업데이트를 기대하는 이들도 많은 상태입니다. 다만, 경쟁작인 콜오브듀티가 그러햇듯이, 배틀필드: 레드섹이 주요 무대가 되는 것은 아닌지 배틀필드6 코어 팬층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는 상태입니다. 스팀 평가가 복합적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찌 됐던 초석은 올렸습니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그려나갈지 유저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