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 1위', '동접 35만명'

10월 30일 출시된 아크 레이더스에 붙은 수식어입니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출시 이후로 그간 다양한 익스트랙션 슈터가 출시되었지만, 아크 레이더스처럼 왕좌를 넘보는 흥행은 이례적입니다. 그렇다면, 아크 레이더스가 선택 받고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몰입감 넘치는 생태계 구현



우선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분위기'입니다. 장르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 중요한 것은 '생존'과 '탈출'이며 이는 가벼운 주제가 아닙니다. 모 슈터 게임처럼 플레이어가 날아다니고, 무쌍을 찍는다면 몰입감을 느끼기 힘들겠죠.

그런 부분에서 아크 레이더스는 '몰입감 넘치는 생태계'를 구현하여 유저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내가 왜 생존하고 탈출해야 하는지 설명이 명확하며, 언리얼 엔진5로 빚어낸 자연경관과 라이팅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필드를 탐험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페이스가 비교적 느린 '익스트랙션 슈터' 특성상 적과의 교전 외에도 필드를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필드를 구현하냐에 따라 몰입도가 좌우되기 때문에 이 역시 중요한데 아크 레이더스는 '탐험하고 싶은 필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익스트랙션 슈터에서 '비주얼'만큼 집중해야 하는 것이 바로 '사운드'입니다. 이는 필드를 탐색할 때, 적과 교전할 때 둘 다 적용됩니다. 필드 탐색에서는 '아크의 소리', '풀 숲이나 물가를 거니는 소리', '건물 내부 잔해를 밟는 소리', '차량 경보음' 등이 있고, 교전 중에는 '발소리', '총소리', '각종 장비의 사용 소리'가 있겠습니다.

아크 레이더스는 이러한 사운드를 '맛있게' 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게임 출시 전 '사운드 스케이프'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사운드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주기도 하였는데요. 실제로 헤드셋을 끼고 아크 레이더스를 하고 있으면 그 깊이감에 감탄하게 됩니다.


또한 '명확한 먹이 사슬' 역시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에 매료되고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아크 레이더스에서 '아크'는 엄연히 인류를 지상에서 '스페란자'라는 지하 세계까지 몰아넣은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만약 인-게임에서 사격 몇 번에 아크가 제압 당한다면 플레이어들은 금세 '아크'에 대해 '별것도 아닌 귀찮은 존재'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설명과 대비되는 형편없는 아크에 몰입감도 자연스레 떨어지겠죠.

다행스럽게도 아크 레이더스는 '초반에 대적 가능한 아크'와 '초반에 대적하면 안되는 아크'를 명확하게 구분해 놓았습니다. 초반 장비로 바스티온에게 싸움을 건다는건 상상도 할 수 없죠. 이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긴장감', '몰입감', 그리고 성장해서 저 아크를 제압해 보고 싶다는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들이 맞물려 아크 레이더스 고유의 생태계가 탄생하고 유저들을 끌어들인 것입니다.


'적응'은 쉽게, '완성'은 어렵게



성공하는 게임 콘텐츠 설계하기를 대표하는 명문이 있습니다. 바로 'Easy to Learn, Hard to Master(배움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입니다. 아크 레이더스는 이 글귀를 잘 따랐고, 이는 자연스럽게 '익스트랙션 슈터'에 낯선 유저들도 끌어들였습니다.

아크 레이더스는 '무료 로드아웃'을 지원합니다. 즉, 무일푼이면 '맨손런' 또는 '도끼런'으로 복구를 해야하는 타 익스트랙션 슈터와 다르게 아크 레이더스는 무료 로드아웃으로 복구가 가능합니다. 초반에 이 장르에 적응하지 못해 무언가를 잃는게 두렵다면 '무료 로드아웃'으로 필드를 돌아다니며 게임의 감각을 익혀볼 수도 있습니다.

또, 아크 레이더스에서는 쓰러졌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익스트랙션 슈터는 탈출지에서 쓰러지면 '죽었구나' 하며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아크 레이더스에서는 쓰러져도 취할 수 있는 액션이 여럿 있습니다. 적의 눈을 피해 숨어있다가 탈출 엘리베이터에 들어간다거나, 감정 표현을 사용하여 "돈 슛", "팀 업"을 외치며 상대방에게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자연스럽게 죽더라도 '재미'를 줄 뿐더러, '죽음'에서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 줍니다.


그렇다고 호락호락 한 것도 아닙니다. 상위 지역으로 갈수록 상대방의 화력도 강해지고, 교전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위 티어로 갈수록 특수한 능력의 장비를 사용하거나, 획기적인 장비 사용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상당히 중요해집니다. 즉, 아크 레이더스는 '찍먹'을 고려해보는 유저도, 이 게임에 완전히 푹빠져 '마스터'를 꿈꾸는 유저도 전부 만족시킬 수 있게 시스템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 자원 회수 펫 '꼬꼬' 키우기와 같이 적재적소에 입문 유저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요소를 배치해 놨다


뛰어난 비주얼, 그럼에도 준수한 최적화



위에서 언급했듯이 '아크 레이더스'는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되었습니다. AAA게임을 즐겨 한다면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된 게임이 최적화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아크 레이더스는 언리얼 특유의 뛰어난 비주얼을 선사하면서 '준수한 최적화'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준수한 최적화'란 'FPS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60프레임이 보장되는가', '교전에 치명적인 방해를 주는 멈춤이나 마이크로 스터터링이 없는가'입니다.

실제로 4K 디스플레이, RTX5080, 7800X3D, 램32기가 조합에서 DLSS4 품질로 두고, 에픽+높음 세팅을 했을 때 100프레임 이상을 뽑아주고 끊김도 없어 부드러운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 정도 사양이면 당연히 저런 퍼포먼스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 기만이다" 생각 하실 수 있는데 요즘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된 게임을 해보신 분이라면 '저 정도면 양반이지'라며 공감해 주실거라 생각되어집니다.

이런 하이엔드 스펙이 아니여도 유튜브 등지에서는 RTX3050과 같은 연식이 된 그래픽 카드로 아크 레이더스를 테스트하는 영상이 여럿 있습니다. 실제로 테스트를 마친 유튜버들의 반응도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된 것 치고는 괜찮다"는 반응을 보여줍니다.


치터에 대한 '안전 장치' 마련


▲ 치터에 의해 잃어버린 아이템을 복구시켜준 메일은 커뮤니티에 큰 호응을 얻었다.

치터에 대해 나름의 '안전 장치'를 만들어 놓은 것도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핵 프로그램 사용자', 즉 치터를 온전히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아크 레이더스는 치터를 계속해서 잡되, 치터에 의해 사망했더라도 아이템을 반환해주는 방식을 채택하여 '좌절'과 '허무함'을 최소하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잡았습니다. 타 FPS와 비교했을 때 '익스트랙션 슈터'에서 죽음은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데 이런 장치를 통해 어느 정도 현실적인 타협안을 생각해 낸 것입니다.


집결은 했고, 저항만 남았다



아크 레이더스는 '완성도 높은 초기 출시'로 35만명의 레이더들을 집결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타 익스트랙션 슈터와 어떻게 경쟁하고 저항하며 살아남을지에 대해 고민할 시간입니다. 커뮤니티에 이목이 집중되었을 때 아크 레이더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2025 로드맵을 공개하며 향후에 어떤 콘텐츠가 추가될지 선보이며 기대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초기 반응은 굉장히 좋았으나 운영 도중에 힘을 잃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굵직한 작품을 남긴 베테랑 개발사도, 갓 태어난 소규모 개발사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부디, 아크 레이더스가 초심을 잃지 않고, 퀄리티있는 운영으로 익스트랙션 슈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또 다른 게임이 되기를 한 명의 게이머로서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