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글로벌 게임 시장에 '우승열패'(나은 자는 이기고 못한 자는 패한다)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국내 게임사들의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군에 대한 투자 의견은 '중립'으로 하향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게임 시장은 전년 대비 3.9% 성장한 196.1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모바일 플랫폼 성장률이 2%대로 둔화된 반면, PC와 콘솔은 각각 3.9%, 8.2% 성장이 전망돼 멀티플랫폼 성과가 중요해졌다.


2026년, 'GTA6'발 경쟁 격화


2026년 게임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5월 26일 출시 예정인 'GTA6'다. 전작 'GTA5'가 누적 2억 1,500만 장 판매된 IP의 신작 출시로 , '코드베인2', '인왕3', '레지던트이블9' 등 글로벌 대형작들이 출시를 5월 이전으로 앞당기고 있다.

이로 인해 PC/콘솔 개발사들은 극심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됐다. 펄어비스가 2026년 3월 19일 출시 예정인 '붉은사막'과 크래프톤의 '서브노티카2' 등 국내 기대작들도 글로벌 대작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넷마블의 '일곱개의대죄: 오리진'(1월 28일 출시)은 애니메이션 기반 오픈월드 RPG로, 이들 PC/콘솔 코어 유저 대상 게임들과는 목표 유저층이 달라 직접 경쟁은 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리뷰: 실적 성장에도 주가 부진

2025년 국내 게임사들은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됐다.

2025년 커버리지 합산 매출액은 10조 7,281억원, 영업이익은 2조 2,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7%, 34.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큰 폭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데브시스터즈를 제외한 모든 종목의 주가수익률은 지수 성과를 하회했다.

이는 닌텐도, 캡콤, EA 등 주가가 20~40% 상승한 해외 주요 게임사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 2025년의 성과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시장의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년간 해외 성과가 미미하고 중국 게임사 대비 개발 경쟁력을 잃어 2026년 신작 성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생존 전략: 다작·IP 확장·수익성 개선


혹독한 환경 속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다양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인조이'가 출시 7일 만에 100만 장 판매를 기록했으며, 'PUBG'는 에스파, GD 등 글로벌 IP와의 콜라보로 실적이 반등했다.

오리지널 IP 개발에 성공한 사례도 주목받는다. 네오위즈 'P의 거짓'은 DLC를 포함해 글로벌 누적 300만 장 판매를 넘었으며, 시프트업은 '승리의여신: 니케'와 '스텔라블레이드'의 연속 흥행으로 팬덤을 형성했다.

해외 진출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중국 시장은 판호와 '미래시'(콘텐츠 노출) 문제로 흥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쿠키런: 킹덤'과 '니케'는 중국 출시 5개월 후 매출이 초기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대신 다른 지역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네오위즈 '브라운더스트2'는 유저 친화적 업데이트로 역주행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82%에 달했다.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은 미국 매출 비중이 2분기 50%를 넘어섰고, IP 인지도를 바탕으로 출시한 TCG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미국 초기 물량이 완판됐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앱수수료 절감 노력도 진행 중이다. 넷마블과 더블유게임즈는 자체결제시스템 도입을 통해 매출액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을 낮추며 이익률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K-콘텐츠, 게임 산업의 새 기회


최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흥행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게임 등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케데헌'과 콜라보를 진행했으며,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과 '케데헌' 성우가 겹치는 점을 활용해 콜라보를 암시하는 티저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데브시스터즈는 나전칠기, 분청사기 장인들과 협업하는 등 한국 전통 예술을 게임에 접목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전 '전우치전'을 배경으로 한 넥슨게임즈의 '우치: 더 웨이페어러' 와 한국의 탈을 재해석한 매드엔진의 '프로젝트 TAL' 등 한국 전통 요소를 기반으로 한 신작 개발도 진행 중이다.


최선호주: 넷마블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게임 업종 최선호주로 넷마블을 제시했다. 넷마블은 매년 5~10개의 다양한 장르 신작을 출시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게임사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혹독한 경쟁 환경에서 다작을 낼 수 있는 스튜디오 체제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고정비 효율화와 앱수수료 감소(자체결제)로 신작의 성과가 온전히 이익으로 더해지는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향후 '몬길: 스타다이브', '일곱개의대죄: 오리진' 등 크로스 플레이 신작들의 성과가 나타나면, 넷마블이 '모바일 전문 게임사'라는 꼬리표를 떼며 큰 폭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