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OC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는 1년 전인 2024년 7월 25일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 총회에서 IOC는 올림픽 e스포츠 대회 창설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당시 첫 대회는 202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비전 2030' 전략으로 e스포츠에 막대한 투자를 하던 시기였다.
약 7개월 뒤인 2025년 2월 12일, IOC는 첫 대회 개최일을 당초 2025년에서 2027년으로 2년 연기했다. IOC는 연기 발표와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의 e스포츠 월드컵 재단(EWCF)을 창립 파트너로 공식 지정하며 관계를 강화했다. 이때 사우디 수도 리야드가 2027년 첫 대회의 개최지로 확정되었으며, 대회가 연기되었지만 양 측의 관계는 진전이 있는듯 보였다.
그러나 IOC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협력은 불과 9개월 만에 끝을 맺게 됐다. 2025년 11월 3일, IOC는 최종 검토를 거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파트너십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IOC는 양 당사자가 각자의 e스포츠 목표를 별도의 경로로 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IOC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협력 관계는 시작부터 불안해 보였다. 양 측의 주도권 싸움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IOC는 오랜 시간 올림픽 대회를 개최하면서 곤고히 다져온 권위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실질적인 자금줄이기에 각자가 생각하는 입지의 차이가 있었다.
IOC는 사우디와의 파트너십 종료를 밝히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올림픽 이스포츠 대회에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IOC는 올림픽 운동의 장기적인 목표에 더 잘 맞는 대회를 가능한 한 빨리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자본 이탈을 감수하고 운영의 자율성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EWCF는 올림픽과의 결별에도 불구하고 자체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WCF는 2026년 11월에 'e스포츠 네이션스 컵'을 출범할 계획이며, 글로벌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결별로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던 IOC의 계획은 무산됐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e스포츠 월드컵과 e스포츠 네이션스 컵 등 대회를 계속 개최하면서 자체적으로 글로벌 e스포츠 영향력을 계속 키울 예정이다.